세 뮤지션이 사랑을 세 가지 방법으로 노래했다. 이번 달, 놓치기 아쉬운 사랑 노래를 인디 신에서 엄선했다.
헤르쯔 아날로그 ‘타인의 계절’ / 사진제공=파스텔뮤직
◆ 싱글 앨범 : 헤르쯔 아날로그, ‘타인의 계절’
한 박자 늦은 사랑은 그만큼 더 애절하다. 헤르쯔 아날로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한 박자 먼저 떠나가 버린 사랑에 대하여, 한 박자 늦게 찾아온 사랑에 대하여 노래한다. 전자는 ‘minimal cold’, 후자는 ‘minimal warm’이다. 헤르쯔 아날로그는 자신의 담백한 목소리와 그 안에 담긴 서정적인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편곡을 최소화했다. 결과론적으로 훌륭한 선택이었다. 특히 어른 남자의 섹시함이 묻어나는 ‘minimal warm’은 이 남자의 귀여운 투정을 계속해서 듣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이별 후의 감정을 ‘아름다운 TV 쇼’ 같다는 반어적 표현으로 묘사해 큰 사랑을 받은 짙은의 ‘TV Show’도 그만의 느릿한 감성으로 리메이크해 음미하는 즐거움을 더했다.
오예리 ‘This Is Love’ / 사진제공-오예리
◆ 디지털 싱글 : 라이프 앤 타임, ‘Chart’
2009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한 곡의 세련된 읍소, ‘군계무학’으로 대상을 수상했던 ‘이대 나온 여자’ 오예리가 기습적인 싱글을 공개했다. 기존과는 또 다르게 세련된 느낌에 오예리의 목소리와 매끄럽게 어우러지는 장현승의 피처링을 더해서. ‘널 기다리는 카페에 혼자 앉아 있지만, 자꾸만 다른 이와 눈이 마주친다. 그에게 말을 걸어볼까 하는 순간, 네가 등장한다’라는 노래 속 에피소드는 사랑의 단면을 영리하게 보여준다. 오예리와 장현승은 예의 그 매력적인 목소리로 눈빛 한번 손짓 한번에 남남에서 남녀가, 또 그 반대가 되는 것이 사랑 아니겠냐며 사랑을 정의하려는 딜레마에 빠진 이들에게 되묻는다.
스탠딩 에그 ‘First Love’ / 사진제공=본엔터테인먼트
◆ 싱글 앨범 : 스탠딩 에그, ‘First Love’
봄의 달콤 쌉싸래함을 가장 잘 포착하는 뮤지션은 아마도 스탠딩 에그일 것이다. 적어도 스탠딩 에그가 최근 발매한 ‘First Love’는 그것을 입증한다. 1번 트랙 ‘네 생각 나더라’에서는 두 남녀의 설레는 발걸음을 담은 듯한 경쾌한 멜로디가 먼저 귀를 사로잡는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네 생각이 나더라며 고백하는 에그 2호의 목소리는 언 심장을 녹인다. 그렇게 봄 햇살처럼 보드라운 노래 다음은 첫사랑을 추억하는 노래 ‘First Love’다. 절제된 음색으로 봄과 함께 찾아왔었다 떠나간 첫사랑을 노래하는 ‘First Love’는 ‘고백’, ‘그래, 너’ 등을 이어 스탠딩 에그의 걸작이 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