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가수 오예리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가수 오예리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쏟아져 나오는 신곡의 홍수 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뮤지션의 군계일학 같은 노래를 발견한다면 그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다. ‘이대 나온 여자’ 오예리의 새 싱글 ‘This Is Love(feat. 장현승)’이 바로 그런 노래다.

오예리는 2009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군계무학’으로 대상을 수상한 후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돼 음악 활동을 시작한 뮤지션이다. 그는 소속사로부터 독립한 후 음악적 역량을 더 활짝 펼친 케이스다. ‘내 마음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는 싱글 ‘Queen’ 속의 자유로움과 상상력이 그를 입증한다. ‘This Is Love’가 세상에 나오게 된 데에도 큐브 소속 당시부터 친분을 쌓게 된 장현승과의 ‘카톡’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실 ‘This Is Love’는 5년 전에 쓴 곡이에요. 언젠가는 꼭 선보이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 현승이에게 피쳐링과 그 부분만 작곡을 부탁했어요. 현승이가 새벽에 메신저 보이스파일로 보내줬는데, 첫 번째 라인을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어요.”

오예리는 장현승이 곡을 듣지도 않고 컬래버레이션 참여를 수락해 준 의리파 친구라며, “노래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적 센스까지 타고난 매력적인 보컬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전했다. 오예리는 이어 장현승의 피쳐링이 곡과 잘 어우러진 것 또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라 ‘This Is Love’ 속 오예리와 장현승의 조화는 환상적이다. 경쾌한 박자로 흘러가는 멜로디 속에서 오예리의 보컬을 장현승 특유의 미성이 이어가며 곡에 세련됨을 더했다. 편곡을 담당한 엑스유닛과의 만남도 신의 한 수였다. 엑스유닛은 임창정의 ’또 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을 연이어 히트시킨 프로듀싱 팀이다. 오예리는 “‘This Is Love’에도 너무나 멋진 색을 입혀줬다. 작업 자체도 너무 즐거워서 앞으로도 함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his Is Love’는 ’너 없는 곳에선 널 잊어버리기도 해 / 하지만 전화 끝에 사랑고백은 꼭 해‘, ’널 기다리는 카페에 홀로 앉아 / 자꾸만 눈이 마주치는 그 남자 / 그러다 카페 문이 열리고 네가 등장‘이라는 일상적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의 단면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곡이다.

직접 곡을 작사한 오예리는 “대중 문화에서 보여지는 노래나 드라마 등을 보면 사랑에 대해 지나치게 환상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사실 사랑은 ’너 없으면 죽을 것처럼 목숨 걸 것‘도 아니고 별 것 아닌데. 그래서 인간의 사랑이 가진 불완전함과 한계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가사가 좀 어두워요. 하지만 이 세상 자체가 어둡지 않나요. 우리는 그것에 애써 거품을 더하고 자기 최면을 걸면서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This Is Love’에서는 이처럼 밝지 않은 가사지만 내적 댄스를 유발하는 신나는 편곡으로 대조를 주고 싶었어요. 결과는 대만족이에요. 제 노래를 몇백번 들었는데도 질리지가 않네요.”

가수 오예리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가수 오예리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오예리에게는 ‘이대 나온 여자’라는 팀명만큼 이색적인 커리어가 있다. 바로 아이돌 전문 영어 강사다. 호주에서 라디오 DJ로 활동했었던 만큼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던 그는 큐브 소속 당시 아티스트들의 영어 선생님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나도 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정식으로 이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가르쳐보니 노래만 했던 친구들이라 좀 더 쉬운 교육법으로 접근해야했고,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큐브 소속인 장현승부터 CLC, 펜타곤, 전소연부터 시작해 타 소속사들한테도 러브콜을 받아 김세정, 구구단, SF9, 곧 데뷔를 앞두고 있는 그룹 허니스트 등을 제자로 두고 있다고.

“장현승은 뼛속까지 흑인이에요.(웃음) 음악적 감각만 탁월할 뿐만 아니라 언어적 감각도 좋더라고요.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안다고 해야할까요. 또 펜타곤의 키노는 저한테 언젠가 음악 작업도 같이 해보자고 얘기했어요. 종종 자기가 만든 곡들을 들려주곤 하는데 정말 음악적으로도 함께 일해보고 싶을 만큼 훌륭한 뮤지션이더라고요. 그럴 때면 언어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성장하는 것이 느껴져서 뿌듯해요.”

데뷔 때부터 영어를 가르친 아이돌들이 크게 성장하고 인기도 얻는 걸 보면 감회가 남다르다는 오예리는 앞으로도 영어 강사와 뮤지션으로서의 생활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노래를 통해 꾸밈없이 솔직한 얘기들을 하고 싶다. 내 음악적 계획은 사실 굉장히 단순하다(웃음). 그래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보는 것”라고 말하는 오예리의 눈에는 자유로움이 가득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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