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연극 ‘미친키스’ 이상이(왼쪽), 조동혁 / 사진제공=프로스랩
연극 ‘미친키스’ 이상이(왼쪽), 조동혁 / 사진제공=프로스랩
“예전엔 격정적이고 과격한 사랑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아니다. 트렌드에 맞게 극을 순화하는 작업을 했고, 주인공의 에너지도 톤 다운 했습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티오엠(TOM) 1관에서는 연극 ‘미친키스'(연출 조광화)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배우들은 주요 장면 시연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작품을 소개했다.

‘미친키스’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안과 허무함, 외로움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1998년 초연된 이 작품은 조광화 연출이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올해는 조동혁·이상이·김두희·전경수·손병호·정수영·이나경·김로사·심새인 등이 무대에 오른다.

극중 주인공 장정 역을 맡은 조동혁과 이상이는 출연 이유로 조광화 연출을 꼽았다.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조동혁은 “조광화 연출의 연락을 받고 흔쾌히 결정했다. 7년 전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7년 만에 연락을 주셨다”고 웃었다. 아울러 “연습이 부족했는데 가까스로 첫 공연을 올렸다. 지금도 가르침을 받으며 배우고 있다”며 “계속 발전해서 좋은 장정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친키스’로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이상이는 “작품이 말하는 허무함과 외로움에 공감했다. 무엇보다 조광화 연출과 작업을 하고 싶었다”며 “스타일과 호흡을 맞춰가며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스토리로 이야기하기 보다, 그 안에 존재하는 불안감에 대해 그려내듯 읊는 형식이다. 아코디언의 춤곡 같은 경쾌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선율은 인물들의 희로애락과 극의 드라마를 더욱 부각시켜 몰입도를 높인다.

조광화 연출은 10년 만에 ‘미친키스’를 다시 무대에 올리며 이미지와 분위기에 중점을 뒀다.

조 연출은 “사회적인 분위기와 흐름이 바뀌었다.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과거엔 지독하고 과격한 사랑이 감동을 선사했는데 요즘엔 농도 짙은 에너지를 피한다. 때문에 ‘미친키스’에서도 히스나 악사의 역할을 부각했다. 에너지를 톤 다운 했다”고 설명했다.

조광화 연출은 “배우들의 존재감은 자연스럽게 살리고 이미지와 스타일, 분위기에 방점을 찍었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감정, 내면에 집중하는 작품인 만큼 ‘미친키스’는 인물들이 감정을 교류하고 관계하는데 집중했다. 장면마다 등장하는 접촉 역시 중요한 의미인 셈이다. 인간의 내밀한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몸짓과 안무도 적절히 이용한다.

‘미친키스’는 오는 5월 21일까지 대학로 TOM극장 1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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