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한재석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봄씨어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한재석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봄씨어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스크린으로는 2011년 ‘히트’ 이후 약 6년 만에 컴백이다. 1994년 MBC ‘마지막 연인’을 통해 데뷔해 조각 같은 외모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던 한재석은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조금은 강렬한 외모를 가졌고, 주로 여주인공을 묵묵히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로 인지가 됐다.

실제로 만난 한재석은 연기 경력 20년이 넘는 배우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겸손했다. 스스로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채찍질했다. 영화를 쉽게 선택할 수 없었던 것 역시 자신의 한계 때문이라고 덤덤하게 고백했다. 오늘보다 내일 더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20년차 배우 한재석은 영화 제목처럼 ‘원스텝’을 시작했다.

10. 국내 영화로는 2011히트이후 약 6년 만의 컴백이다. ‘원스텝을 선택한 이유는?
한재석: 음악영화라는 게 좋았다. 한국영화 중에 음악영화가 많지 않다. 내가 원래 음악을 좋아해 호감이 있었다. 물론 작곡가 역이라 노래를 부르는 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촬영을 하다 보니 노래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릴 때 했던 영화들은 다 실패했다. 내가 조금 더 성장하고 성숙한 뒤에 영화를 만나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영화 출연이 조금 늦어진 것도 있다.

10. 지금은 스스로 성숙했다고 믿는지?
한재석: 글쎄. 주변에서 그렇게 말을 해줘야 할 텐데 말이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더 진지해졌다는 걸 느낀다. 책임감도 생기고.

10. ‘원스텝’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했다. 악기도 다루고 OST에도 참여했는데.
한재석: 시놉시스에 따라 피아노를 다루는 연기를 준비했는데 촬영 당일에 급하게 기타로 변경됐다. 어렸을 때 한 달 정도 기타를 배운 적이 있어서 익숙한 악기였다. 잘 하진 못해도, 비춰지는 것만 신경 쓰며 연기했다. OST는 처음 하는 작업이라 두렵더라. 첫 녹음 후에 노래를 들었는데, 충격적이었다. 난 분명 음정을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다 틀리더라.

10. 산다라박과 호흡을 맞췄다. 가수인 그에게 도움을 받기도?
한재석: 다행히 내가 불러야 하는 곡이 산다라박과의 듀엣곡이었다. 묻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안심이었는데, 솔로곡도 있었다. 하…(웃음) 산다라박은 ‘오빠 잘한다’며 응원을 해줬는데, 사실 무슨 말인지 잘 들리지도 않았다.

10. ‘원스텝은 산다라박의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도 화제다. 함께 호흡한 산다라박은 어떤 배우였나?
한재석: 나 역시 부족해서 뭐라고 얘기하긴 그렇지만, 산다라박은 굉장히 열정적이었다. 처음이라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더 채우려고 열심히 임하더라. 프로다웠다. ‘연기돌’들이 많다. 자기 분야를 넓히고 싶고, 갈증이 있다면 도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배우들도 음원을 발매하지 않나. 사실 2NE1 음악을 너무 좋아했다. 특히 ‘파이어’. 운전하면서 막 춤도 추고 그랬었다.

10. 천재 작곡가 역이었다. 캐릭터 구축이 쉽진 않았을 것 같은데.
한재석: 사실 시작은 음악가였다. 그런데 음악가는 노래를 많이 해야 하는 거다. 그래서 작곡가로 바뀌었다. 지일은 허세기가 다분한 인물이었다. 그런 설정을 해봤다. 작곡가로서 잘나갔던 과거와 슬럼프에 빠진 현재를 다르게 그려내기 보다는 속내를 감추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방향으로 톤을 잡았다.

10. 슬럼프를 겪는 인물을 연기했다. 실제로 슬럼프를 느낀 적도 있나?
한재석: 공백기가 있었으니 당연히 슬럼프다. 하지만 내 입으로 슬럼프라고 얘기하진 않는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기간이였다고 믿는다. 연기적으로 조바심이 없다면 거짓말일 거다. 하지만 지금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을 차근히 수행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배우 한재석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봄씨어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한재석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봄씨어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그간 키다리 아저씨이미지로 비춰진 경향이 있다. 연기적 갈증이 있을 것 같은데.
한재석: 배우로서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번 ‘원스텝’의 지일을 선택한 것 역시 그 이유다. 분명 키다리 아저씨 같은 이미지도 있지만, 초반엔 상업적 이득을 위해 달리는 인물이다. 결국 순수성을 찾아가는 그런 모습이 전작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기회가 온다면 아주 나쁜 악역을 소화해보고 싶다.

10. 재도약을 꿈꾼다. 원동력이 있다면?
한재석: 아무래도 결혼. 결혼 후에 많이 밝아졌다. 평소에도 밝다는 얘긴 들었지만, 결혼 이후엔 심하게 밝아졌다. 특히 아이가 생긴 후엔 많이 웃게 됐다. 성격도 유해졌다. 이번에 복귀를 할 때도 아내(박솔미)의 도움이 컸다.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집에서 대본도 함께 읽고 얘기를 많이 나눈다. 특히 이번 영화를 위해선 악기를 다루는 것을 도와줬다. 내가 노래를 한다니 걱정을 하더라. 내 노래 실력을 아니까.(웃음)

10. 남편, 아빠로서 한재석은 어떤 모습일까?
한재석: 아내가 주도권을 100% 쥐고 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노는 건 나의 또 하나의 업이라고 생각한다. 도깨비 놀이도 하고 늑대 놀이도 한다. 내가 엉엉 짓고 숨고 그러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10. 영화 제목이 원스텝이다. 한 걸음 나아간다는 의미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한재석은 어떤 배우가 될까.
한재석: 종착역은 없다. 계속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보다 내일, 내일보다 1년 뒤, 3년 뒤엔 조금 더 나은 모습의 배우이고 싶다.

배우 한재석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봄씨어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한재석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봄씨어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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