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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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트리어트 데이'(감독 피터 버그)가 지난 1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방송인 김제동, 오동진 평론가와 함께한 메가토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패트리어트 데이’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 발생 후 다음 폭탄이 터지기 전, 우리가 알지 못했던 100시간의 진실을 다룬 숨 막히는 추격 실화다.

◆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진짜 영웅들의 이야기

이번 ‘패트리어트 데이’ 메가토크는 오동진 평론가 진행 아래 김제동과 관객이 함께 영화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장을 가졌다. 김제동은 ‘패트리어트 데이’에 던맹으로 나오는 중국 유학생을 보고 자신이 영화에 출연한 줄 알았다고 전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게 정말 진짜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떼며, 자신의 목숨이 걸린 가장 위험한 순간, 가장 힘든 용기를 발휘한 던맹이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며 그의 용기에 감탄했다. 또한 김제동은 “보통의 영화나 우리 사회에서 보면 어떤 일이 해결되면 한 사람의 공으로 몰고 가는데, ‘패트리어트 데이’는 그러지 않아서 좋았다. 이 영화가 알려주는 것은 ‘한 사람은 한 가지를 좀 많이 알 수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은 모든 것을 안다’라는 점이다. 모든 사람이 존중 받는 시민으로 대우받고, 높은 자리에 있는 한 사람만이 아니라, 현장의 지휘자, 전문가에게 많은 권한이 주어지는 모습들이 부러웠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 우리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패트리어트 데이’

오동진 평론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1분, 1분의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 기록이 있었기 때문에 ‘패트리어트 데이’가 영화화될 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문서화 된다는 것은 사회가 진화하고, 위험들을 면밀하게 준비하고 항상 대기시켜놓는 것, 이후에 똑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대한민국)에게 부족했던 부분이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세월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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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평론가는 “’패트리어트 데이’에서 명장면을 뽑으라면 바로 한 아이의 사체 옆에 하루 넘게 그 아이를 지키고 있었던 경찰관의 모습이다. 이 장면이 나의 가슴을 치더라. 이런 모습이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면이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고 꼽으며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존중하고 예우를 갖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몇 번이고 강조했다. 김제동은 “이 사회에서 희생자에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다. 시민 한 명, 한 명에게 예우를 지키는 게 진짜 멋진 국가의 모습이 아닐까? 공권력이 개인을 존중하고 개인이 공권력에게 존경을 표하는 바로 그런 것이 국가다”라고 대답했다.

◆ 진상이 밝혀져야 애도할 수 있다!

오동진 평론가는 “’패트리어트 데이’는 빠른 시간 안에 사건을 해결했고, 비극적인 참사였지만 보스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세월호와 관련해서 영화를 만든다고 하는 것은 현재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에게는 정리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패트리어트 데이’가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짧은 시간 안에 원인이 규명되고, 시민들이 사건을 극복하고 희망에 대한 정서적인 연대를 함께 느꼈기 때문이다”며 꼬집어 말하기도 했다. 김제동은 “우리에게는 애도의 과정이 주어지지 않았다. 애도의 첫 번째 조건은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고,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혀 관객들의 박수와 뜨거운 공감을 이끌어 냈다.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이르러서는 메가토크의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 세월호 영화화 논란에 대한 관객 질문에 오동진 평론가는 “애들을 가지고 돈을 벌겠다는 것은 아닐까라는 그런 마음과 의심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논쟁을 넘어서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일이다”며 다시 한 번 소신 있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한 질문에 김제동은 “마지막에 야구장 장면에서 야구선수 오티지가 레드삭스를 보스턴이라고 소개를 하고 시민들이 모두 함께 박수를 치고 서로 고맙다고 인사하는 모습들이 기억에 남았다. 그 모습이 굉장한 애도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테러가 일어났던 마라톤에 다시 참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우리에겐 이런 애도의 과정이 필요하다. 다시 연결 지어서 말하자면 우리에겐 애도의 과정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오지 못한 9명이 아직도 그 안에 있다는 것. 이번 3주기는 국가가 아이들에게 부모들에게 적절한 예를 취해주면 좋겠다. 애도의 과정을 함께 하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박수를 얻었다.

‘패트리어트 데이’는 오는 6일 개봉.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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