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정민의 행보가 흥미롭다. 고려대학교에 입학했다가 배우를 꿈꾸며 자퇴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다.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저예산, 독립, 상업영화와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탄탄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렸다. 그러나 그는 “도피 유학을 생각”했을 정도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그에게 다수의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안겨준 영화 ‘동주’ 촬영 때였다. 그러나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은 연기”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이후 다시 전투 모드다. tvN ‘안투라지’에 출연했고,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에 섰다. 지난해에는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을 출간했다. 올해 영화 ‘염력’(감독 연상호),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 그리고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까지, 눈코 뜰 새가 없다.

10. ‘그것만이 내 세상’ 촬영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박정민 : 본격 촬영은 6월 달부터 들어간다. 피아노도 배우고 있고, 준비하면서 최성현 감독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감독님과의 대화가 좋은 건, 서로가 영화를 너무나도 사랑한다는 밑바탕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지금 당장은 행복하다. 친구처럼 잘 지내면서 얘기를 하고 있다.

10.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형제 호흡을 맞출 이병헌과는 만났는지?
박정민 : 아직 정식으로 만나 뵙지는 못했다. 이병헌 선배가 지금 영화 촬영 중이다. 이병헌 선배와는 영화 시상식에서만 세 번 마주쳤다. 시상식에서 안면을 텄다. 볼 때마다 ‘우린 여기서만 보네’라고 악수를 청했는데, 그때 내가 그 이야기를 실제로 듣는 건지 분간이 잘 안 됐다. 완전 존경하는 선배님이라서 더 얼떨떨한 느낌이었다.

10.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은 확정인 건가?
박정민 : 감독님이 불러주셨다. ‘파수꾼’ 이후 오랜만에 작업을 하게 됐다. 데뷔작 감독님이다. 나에게는 은인이고 또 내가 정말 좋아하는 형이다. 7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 함께 영화를 찍게 됐다. ‘파수꾼’을 찍을 때는 내가 제로베이스의 상태였기 때문에 계속해서 체득을 해나갔다. 촬영을 할 때 감독님과 내가 서로의 눈빛만 봐도 무엇을 얘기하는지 알정도로 얘기를 많이 했었다. 지금은 나도 내 나름의 생각하는 방식이 쌓였을 텐데 감독님과 나의 간극이 얼마나 있을지도 궁금하다.

10.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에서 호흡을 맞춘 류현경과는 절친한 사이로 유명하다.
박정민 : 데뷔 당시부터 알았고, 활동 하면서 점점 더 친해졌다. 이번에 작품을 찍으면서 많이 배웠다.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하는 사람은 별로 못 봤다. 진짜처럼 보이려고 끝까지 파고든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카메라 앞에서는 힘을 다 풀고 연기하는데 감동했다. 치열하게 준비하지만 촬영하는 순간 그걸 탁 푸는 모습에 박수를 쳤다.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더 킹’에도 잠깐 출연했었다. 어떻게 성사됐나.
박정민 :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한재림 감독님과 친분이 있어서 도움이 된다면 뭐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재림 감독님이 작은 역할이라면서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난 당연히 하겠다고 말했고. 현장이 너무 즐거웠다. 4회차 밖에 없었는데, 너무 가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선배들이랑 연기하고 감독님이 영화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나에게는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었다.

10. 쉴 때는 주로 뭘 하는지.
박정민 : 가만히 있는 편이다. 누워서 리모컨만 만진다. 여행도 좋아하는데, 주어진 시간이 딱 정해졌을 때만 가는 편이다. 그걸 제외하고는 집에서 안 나오는 날이 더 많다.

10. 글도 기고하고 있지 않나.(박정민은 매달 매거진에 ‘언희’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고 있다)
박정민 : 마감 때가 다가오면 ‘이제 마감날이구나’라는 생각으로 일어나서 글을 쓴다. 배우가 마감 얘기를 하니까 이상하다.(웃음)

10. 여러 가지 하고 있는 일이 많아서 그런가? 굉장히 성실할 것 같은데.
박정민 : 나는 정말 엄청 게으르다. 일이 없을 때는 24시간도 누워만 있을 수 있다. 나를 깨우는 건 자학이다. 내가 나를 쥐어뜯고 짜내야 한다. ‘하기 싫은데’라고 생각했다가 ‘안 되지’, ‘일어나야지’, ‘어쩔 건데’라는 생각으로 일어난다.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현재 박정민을 응원해주는 팬들이 많다.
박정민 : 난 그게 너무 신기하다.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나의 뭘 보고 좋아해주는 잘 모르겠다. 내가 얼굴이 잘생긴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극장이나 공연장에 찾아봐주는 분들이 있어서 내가 그분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건 하려고 한다.

10. 무엇을 해주는 편인가?
박정민 :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한다. 팬들은 말 한마디 하고 싶고 안면도 트길 원하는데, 그건 내가 충분히 해드릴 수 있는 거다. 이름도 외우려고 하는 편이다.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오는 분들인데 그런 기쁨은 드리고 싶다. 만약에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지면 또 다른 이벤트를 하고 싶다. 내 옆에 있어준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대중들 앞에 서는 사람들에게 팬이란 참 소중한 존재다.

10. 박정민은 어떤 배우를 꿈꾸고 있나.
박정민 : 내가 존경하는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다. 송강호·최민식·곽도원·황정민 등 충무로를 이끌어가는 선배님들처럼 연기도 잘하고 오랫동안 재미있게 연기하고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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