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완벽한 아내’ 첫 방송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완벽한 아내’ 첫 방송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아줌마의 이야기에 미스터리와 코미디가 가미됐다. 이 상상불가 조합을 ‘완벽한 아내’가 만들어냈다.

지난 27일 KBS2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김정민)가 첫 선을 보였다. 이름과 달리 복 없는 심재복(고소영)의 고군분투기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어딘지 스산한 분위기가 극의 몰입을 높였다.

극 초반, 심재복은 비가 내리는 밤 어딘가로 급히 향했다. 목적지에서 심재복은 살해를 당한 듯 보이는 한 여자를 마주했다.

스릴은 오래 가지 않았다. 곧 로펌에서 일하는 수습사원 심재복이 이혼 상담 의뢰인(이유리)을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 남편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심재복은 의뢰인이 이혼 대신 남편의 돈으로 새 삶을 찾길 바란다며 진심 어린 조언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음에 드는 전셋집이 구해지지 않아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 역시 코믹했다. 우연히 한 저택에 들어가게 된 심재복은 “내가 잘못 찾았다”며 지레 겁을 먹었다. 하지만 집주인 이은희(조여정)은 과한 친절을 베풀며 이웃이 되자고 제안했다.

전셋집 말고도 걱정할 거리가 많았다. 정규직으로 전환을 꿈꿨지만, 심재복은 돌봐야 할 가정이 있는 아줌마라는 이유로 최종에서 탈락했다. 여기에 남편 구정희(윤상현)의 바람 현장까지 목격했다.

이날 방송은 코믹과 미스터리를 오가는 전개가 펼쳐졌다. 심재복이 정규직 불발 후 변호사 강봉구(성준)에게 “깝치냐”고 막말하는 모습은 안방극장을 웃겼고, 홀로 선 구정희를 멀리서 지켜보는 의문의 어둠은 궁금증을 모았다. 이은희의 존재 역시 의문점을 남겼다.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지만 어딘지 인위적인 모습이 의아함을 유발한 것.

여기에 구정희의 내연녀 정나미(임세미) 역시 달력을 보며 초조해했고, 그런 그에게 묘령의 여인 최덕분(남기애)이 찾아와 돈을 건네는 모습이 그려지며 이야기가 새 국면에 닿을 것임을 암시했다.

극은 첫 방송임에도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캐릭터 소개보다 인물들이 맞닥뜨리는 사건을 스피드하게 전개시키며 몰입을 높인 것. 여기에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관계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줌마미코(아줌마+미스터리+코미디)’라는 복합장르가 탄생한 역사적 순간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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