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김준성 감독(이하 김준성) : 긴장이 된다. 감회가 새롭다. 항상 꿈꿔왔던 일이다. 내가 만든 영화와 대중들이 만나는 것 자체가 설렌다.
10. 자각몽이라 독특한 시도가 돋보인다.
김준성 :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소재이다. 젊은 감독으로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베테랑 감독들이 선보일 수 있는 부분과 다른 지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10. 특별히 부성애를 녹인 이유가 있는지.
김준성 : 자각몽을 콘셉트로 잡고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신인 감독인 나에게 주어질 수 있는 여건은 한계가 있다. 우리 영화와 비교되는 ‘인셉션’만큼 어마어마한 예산이 주어진 것도 아니었으니까. 또 ‘인셉션’은 지적이고 좋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어려운걸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을 계획을 세웠다. 자각몽을 소재로 가져가되 보편적인 감성을 녹이고 싶었다.
10. 루시드 드림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
김준성 : 티베트 수녀들은 루시드 드림을 통해 훈련을 한다고 한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밑바닥이 돼있기 때문이다. 물론 루시드 드림을 하는 것 밑바닥에는 도피적인 감정들이 있다. 현실의 고단함을 잊고 꿈속에서 만큼은 내가 원하는 걸 다 이를 수 있지 않나. 루시드 드림의 여러 가지 속성들이 매력적이었다.
10. 실제로 루시드 드림을 꾸기도 한다고.
김준성 : 영화를 준비할 때 많이 경험했다. 영화 속에서 리얼리티 체크(루시드 드림 내에서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는 시계인데, 나는 루시드 드림이라고 싶으면 하늘을 날아본다. 그게 내 리얼리티 체크다. 기분이 굉장히 좋다.
10. 고수·설경구·강혜정·박유천 등 캐스팅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김준성 :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유명스타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설)경구 선배가 먼저 시나리오를 봤는데, 루시드 드림을 통해 단서를 찾는 게 신선하다고 말해줬다. 대호 역할은 판타지적인 걸 소화하면서도 부성애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고수 선배를 떠올렸고, 흔쾌히 러브콜에 임해줬다. 단기간에 10kg 이상을 증감했는데, 호흡 곤란이 왔을 정도라고 힘들었다고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반성했다. 티를 안내서 정말 몰랐다. 밥 한 끼 안 먹고 해바라기씨랑 물, 소금으로만 버텼다. 작품에 대한 애착을 보여줘서 감사했다. 그런데도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지 정말 신기했다.
10. 강혜정은 현장에서 뚝심 있게 연출하는 모습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김준성 : 버벅거리기도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신인으로서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루시드 드림과 관련된 책도 만들었다. 이야기가 원했던 계획대로 흘러가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했다.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지점이 있다고 느꼈는지 잘 따라와 주셨다.
10. 영화 개봉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불안하지는 않았는지.
김준성 :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시간이 언제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잘 모르겠다. 좋은 시기에 대중들을 만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10. 특별히 후반 작업이 오래 걸린 이유가 있는지.
김준성 :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기 때문에 적은 예산과 인원들로 고퀄리티의 CG를 뽑아내야 했기 때문에 작업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CG작업이 길어지니까 후시녹음이나 음악 작업 등도 밀리게 됐다. 스태프들도 다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교체가 되기도 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다.
10. 연출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김준성 : 드라마적인 감정을 해치고 싶지 않았다. 아마 고수 선배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아이를 잃고 찾으려는 그 감정을 쭉 유치한 채 갔으니까. 조연들도 너무 튀지 않고 대호와의 접점에 맞췄다. 대호의 감정을 유지하고 보여주는 걸 가장 중요시했다. 루시드 드림을 통해 범인의 단서를 찾아가기 때문에 시각적인 느낌들도 어떻게 표현해야지 관객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다.
10.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면? 자각몽, 공유몽, 리얼리티 체크 등 극 속 용어를 미리 파악하는 게 관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
김준성 : 물론 그런 정보들이 있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다. 그런데 그걸 모르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꿈에 대한 연구를 깊게 파는 건 아니다. 그 소재와 사건을 가지고 극 중 인물의 감정을 쌓으려고 했다. 아이를 잃어버린 상황이 가슴 아프다. 꿈같은 이야기가 벌어졌으면 하는 희망이 있는데, 그런 대호의 절박한 감정이 자각몽과 공유몽 등으로 펼쳐진다. 마지막에는 따뜻한 감정도 느끼실 거라고 생각한다.
10. 차기작 ‘서울’ 이야기도 벌써 공개됐다. 하정우가 물망에 올랐다고.
김준성 : 아직 시나리오 각색 중인 상태다. 배우도 좋은 감정으로 검토 중인 걸로 알고 있다. 구체화된 게 아니라서 아직은 조심스럽다.
10. ‘서울’은 88 서울올림픽 개최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알려졌는데, 그간 본 적 없던 소재이다.
김준성 : 젊은 감독으로서 도전해야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깊이를 탐구하는 건 나보다 더 뛰어나고 역량 있는 감독님이 하는 게 맞다. 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루시드 드림’도 그런 시도였다.
10. 충무로가 주목하고 기대하는 유망주 감독답다.(웃음)
김준성 : 사실 한국에서는 SF 장르가 땅에 안 닿아있는, 비현실적으로만 여겨지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소재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어떻게 풀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다. 선구자가 되고 싶다는 건 아니다.(웃음) 장르적인 다양성의 보장은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나 말고도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다. 여러 길들이 열렸으면 좋겠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도전이 제 몫이죠.”10. ‘루시드 드림’이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이제 막 충무로에 발을 내디딘 신인 감독의 두 눈은 ‘도전’이라는 단어를 내뱉으며 번쩍였다. 영화 ‘루시드 드림’으로 첫 상업영화를 선보인 김준성 감독은 젊은 패기와 도전정신으로 뭉쳐있었다. 직접 기획부터, 각본, 연출까지 도맡은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꿈속에서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자각하는 현상)을 소재로 꿈을 통해 범인의 단서를 추적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현장에서 대범함이 느껴졌다”는 배우들의 말처럼 김준성 감독은 뚝심 있게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담대함과 추진력을 지니고 있었다.
‘루시드 드림’은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소재를 다루지만 아이를 잃어 버린 대호(고수)가 아이가 살아있다는 ‘믿음’으로 내달리는 진한 부성애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김준성 감독은 믿음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2015년 6월 크랭크업한 ‘루시드 드림’은 후반 작업 등의 이유로 개봉일이 계속 밀렸고,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불안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좋은 시기에 대중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믿었다”고 웃어보였다.
김준성 감독(이하 김준성) : 긴장이 된다. 감회가 새롭다. 항상 꿈꿔왔던 일이다. 내가 만든 영화와 대중들이 만나는 것 자체가 설렌다.
10. 자각몽이라 독특한 시도가 돋보인다.
김준성 :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소재이다. 젊은 감독으로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베테랑 감독들이 선보일 수 있는 부분과 다른 지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10. 특별히 부성애를 녹인 이유가 있는지.
김준성 : 자각몽을 콘셉트로 잡고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신인 감독인 나에게 주어질 수 있는 여건은 한계가 있다. 우리 영화와 비교되는 ‘인셉션’만큼 어마어마한 예산이 주어진 것도 아니었으니까. 또 ‘인셉션’은 지적이고 좋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어려운걸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을 계획을 세웠다. 자각몽을 소재로 가져가되 보편적인 감성을 녹이고 싶었다.
10. 루시드 드림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
김준성 : 티베트 수녀들은 루시드 드림을 통해 훈련을 한다고 한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밑바닥이 돼있기 때문이다. 물론 루시드 드림을 하는 것 밑바닥에는 도피적인 감정들이 있다. 현실의 고단함을 잊고 꿈속에서 만큼은 내가 원하는 걸 다 이를 수 있지 않나. 루시드 드림의 여러 가지 속성들이 매력적이었다.
김준성 : 영화를 준비할 때 많이 경험했다. 영화 속에서 리얼리티 체크(루시드 드림 내에서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는 시계인데, 나는 루시드 드림이라고 싶으면 하늘을 날아본다. 그게 내 리얼리티 체크다. 기분이 굉장히 좋다.
10. 고수·설경구·강혜정·박유천 등 캐스팅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김준성 :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유명스타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설)경구 선배가 먼저 시나리오를 봤는데, 루시드 드림을 통해 단서를 찾는 게 신선하다고 말해줬다. 대호 역할은 판타지적인 걸 소화하면서도 부성애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고수 선배를 떠올렸고, 흔쾌히 러브콜에 임해줬다. 단기간에 10kg 이상을 증감했는데, 호흡 곤란이 왔을 정도라고 힘들었다고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반성했다. 티를 안내서 정말 몰랐다. 밥 한 끼 안 먹고 해바라기씨랑 물, 소금으로만 버텼다. 작품에 대한 애착을 보여줘서 감사했다. 그런데도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지 정말 신기했다.
10. 강혜정은 현장에서 뚝심 있게 연출하는 모습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김준성 : 버벅거리기도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신인으로서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루시드 드림과 관련된 책도 만들었다. 이야기가 원했던 계획대로 흘러가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했다.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지점이 있다고 느꼈는지 잘 따라와 주셨다.
10. 영화 개봉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불안하지는 않았는지.
김준성 :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시간이 언제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잘 모르겠다. 좋은 시기에 대중들을 만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김준성 :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기 때문에 적은 예산과 인원들로 고퀄리티의 CG를 뽑아내야 했기 때문에 작업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CG작업이 길어지니까 후시녹음이나 음악 작업 등도 밀리게 됐다. 스태프들도 다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교체가 되기도 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다.
10. 연출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김준성 : 드라마적인 감정을 해치고 싶지 않았다. 아마 고수 선배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아이를 잃고 찾으려는 그 감정을 쭉 유치한 채 갔으니까. 조연들도 너무 튀지 않고 대호와의 접점에 맞췄다. 대호의 감정을 유지하고 보여주는 걸 가장 중요시했다. 루시드 드림을 통해 범인의 단서를 찾아가기 때문에 시각적인 느낌들도 어떻게 표현해야지 관객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다.
10.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면? 자각몽, 공유몽, 리얼리티 체크 등 극 속 용어를 미리 파악하는 게 관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
김준성 : 물론 그런 정보들이 있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다. 그런데 그걸 모르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꿈에 대한 연구를 깊게 파는 건 아니다. 그 소재와 사건을 가지고 극 중 인물의 감정을 쌓으려고 했다. 아이를 잃어버린 상황이 가슴 아프다. 꿈같은 이야기가 벌어졌으면 하는 희망이 있는데, 그런 대호의 절박한 감정이 자각몽과 공유몽 등으로 펼쳐진다. 마지막에는 따뜻한 감정도 느끼실 거라고 생각한다.
김준성 : 아직 시나리오 각색 중인 상태다. 배우도 좋은 감정으로 검토 중인 걸로 알고 있다. 구체화된 게 아니라서 아직은 조심스럽다.
10. ‘서울’은 88 서울올림픽 개최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알려졌는데, 그간 본 적 없던 소재이다.
김준성 : 젊은 감독으로서 도전해야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깊이를 탐구하는 건 나보다 더 뛰어나고 역량 있는 감독님이 하는 게 맞다. 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루시드 드림’도 그런 시도였다.
10. 충무로가 주목하고 기대하는 유망주 감독답다.(웃음)
김준성 : 사실 한국에서는 SF 장르가 땅에 안 닿아있는, 비현실적으로만 여겨지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소재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어떻게 풀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다. 선구자가 되고 싶다는 건 아니다.(웃음) 장르적인 다양성의 보장은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나 말고도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다. 여러 길들이 열렸으면 좋겠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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