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백퍼센트 / 사진제공=티오피 미디어
백퍼센트 / 사진제공=티오피 미디어
백퍼센트가 22일 내놓은 신보의 타이틀은 ‘스케치북(SKETCHBOOK)’. 무엇이든 그릴 수 있도록 하얗게 비워놓은 공간을 뜻한다.

비단 앨범뿐 아니라 백퍼센트의 매력도 스케치북과 같다. 서로 다른 그림체를 가진 다섯 명의 캐릭터들이 모였고, 백퍼센트라는 스케치북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더 아름다운, 유쾌한, 그리고 커다란 그림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10. 앨범 타이틀 ‘스케치북’의 의미는?
혁진: 스케치북은 무엇이든 그릴 수 있지 않나. 백퍼센트가 물감과 붓이 돼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을 맞이하는 순간까지의 감정들을 5단계로 그린 앨범이다. 타이틀곡도 물론 좋지만, 수록곡들도 전부 다 좋다. 각자 이야기하는 게 다 다르다.

10. 트랙이 총 5개다. 멤버 한 명 씩 가장 좋아하는 곡과 그 곡의 느낌을 색깔로 소개해 볼까?
찬용: 타이틀곡 ‘어디 있니’는 떠나간 연인을 애타게 부르며 찾는 곡이다. 멜로디는 밝지만 가사는 슬프다. 보컬 멤버들의 고음이 더욱 애절하게 들린다. 저는 하늘색, 회색이 조금 섞인 하늘색의 느낌이다. 비 오기 전의 하늘처럼.
혁진: 2번 트랙 ‘어느 날’은 사랑의 첫 단계다. 고백하러 가는 풋풋한 마음을 담았다. 베이비 핑크에 가깝지 않을까?
종환: 3번 트랙은 ‘해몽’이다. 여자친구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 꿈을 꾸고 ‘이게 현실인가? 꿈인가?’ 헷갈려하는, 귀여운 노래다. 색깔은 빨간색. (백퍼센트: 빨간색이라고?) 그렇다. 사과의 빨간색 말이다. 가사도 멜로디도 귀엽고, 아기 같은 또 살짝 바보 같기도 한 느낌이다. 그래서 사과가 생각났다. (혁진: 나는 LED처럼 여러 색이 반짝이는 느낌이었다)
록현: 4번 트랙 ‘고저스(GORGEOUS)’는 자신감 넘치는 곡이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용기 내 고백하는 마음을 담았다. 초록색이 어울린다. 진한 초록 페인트처럼 광택이 나는 느낌?
민우: 마지막 트랙은 ‘어제의 나를 만나다’이다. 록현이와 혁진이가 부른 유닛곡이다. 이별한 남자가 느끼는 공허함이나 쓸쓸함을 노래했다. 울부짖는 느낌은 아니고 탁 내려놓는 느낌이랄까. 성숙한 슬픔이 느껴져서 저는 실크 소재의 보랏빛을 떠올렸다.

백퍼센트 ‘스케치북’ 트랙/ 사진제공=티오피미디어
백퍼센트 ‘스케치북’ 트랙/ 사진제공=티오피미디어
10. 최근 가장 행복했던 ‘어느 날’은?
민우: 일본 데뷔 싱글을 발매한 첫 날 팬들과의 이벤트가 있었다. 그날 밤에 오리콘 데일리 차트가 발표됐다. 공연을 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부르시더라. 갔더니 데일리 차트 7위에 저희가 올랐다는 거다. 듣는 순간 기쁘기도 하고 안도감도 들어서 행복했다.
혁진: 멤버들 다 너무너무 기뻐했다. 민우 형은 눈물도 보였다.
민우: 감동을 느낄 때 눈물을 잘 흘린다.(웃음)

10. 일본 데뷔까지 치렀으니, 올해 양국에서 바쁘게 활동하겠다.
록현: 일단 3월에 빌보드 재팬 공연 무대에 서게 됐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저희가 오를 수 있다는 게 영광이다. 코다 쿠미 등 일본의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많이 참여하셨던 무대다. 아직도 저희가 그 공연에 함께한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웃음)

10. 최근 기억나는 꿈을 ‘해몽’해 보자.
찬용: 저 있다. 얼마 전에 꿈에서 종환이 형과 싸웠다. 일어나서 형한테 말했더니 ‘찬용아, 형은 너를 사랑하는데 왜 그런 꿈을 꾸었니?’ 하더라.(일동 웃음)
종환: 이틀 전 일이다.
혁진: 꿈에서 신기한 일이 있었다. 분명 꿈이었는데 제 눈이 카메라 같았다. 내가 나오지 않고 옥상, 전봇대 등이 걸쳐있는 하늘만 계속 나오더라.
록현: 눈 뜨고 잔 거 아니야?(일동 웃음)
혁진: 이제 백퍼센트가 하늘처럼 높이 올라간다는 의미 아니겠나!(웃음)

10. 이번엔 옆자리에 앉은 멤버의 ‘고저스(gorgeous, 아주 멋진)’ 부분을 꼽아보자.
혁진: 민우 형이 ‘어디 있니’ 뮤직비디오에서 연기를 했는데, 백퍼센트 멤버라서 잊고 있었던 민우 형의 배우로서의 모습을 발견했다. 되게 멋있었다.
민우: 얼마나 하찮게 본 거야?(웃음) 록현이의 멋진 부분은 늘 스스로를 관리하는 절제미? 항상 노력하는 친구다. 몸에 노력이 배어있고 그 노력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데 익숙한 친구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노력으로 무엇인가를 얻는 모습이 멋있다. 어릴 때부터 봤지만 정말 정직한 친구다. 마음에 들었어?
록현: 마음에 들었어.(웃음) 찬용이는 책임감이 굉장히 강한 친구다. 이번에 전곡 랩 메이킹을 다 했는데, 그 짧은 시간에 다섯 곡의 랩을 세 번씩 수정했다.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을 텐데도 늘 혼자 연습실에 먼저 나오고 또 마지막까지 남아서 랩 메이킹을 했다. 그렇게 완성한 파트를 녹음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멋있었다.
찬용: 종환이 형은 춤출 때 아주 멋지다. (혁진: 이번 활동은 춤이 없잖아!) 춤출 때 남자답다고 해야 할까, 그런 파워풀한 매력이 있고 또 동작마다 몸을 예쁘게 다룰 줄 안다. 그런데 또 기타 칠 때는 교회 오빠 같은 부드러움이 있다. 남자다운 면과 부드러운 면을 동시에 갖췄다.
종환: 혁진이는 역시 노래할 때가 제일 멋있다. 또 정이 많다. 평소에 사소한 부분에서 혁진이가 나를 생각해 이렇게 배려해주는구나, 느낄 때가 많다.

10.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이 멤버에게 바라는 점은?
찬용: 제가 먼저 하겠다.(일동 웃음) 록현이 형은 메신저 좀 잘 읽어. 사실 혁진이도 비슷한데 두 사람이 메신저를 잘 안 읽는다. 단체 채팅방에서 항상 답이 늦다. 밥 시키려면 메뉴를 고라야 하는데 혼자 말을 안 해서 전화를 한다.
록현: 휴대전화에 신경을 많이 안 쓴다. 진작 전화를 주지 그랬어.(웃음)
민우: 그래놓고 자기 할 말 있으면 채팅방에서 혼자 엄청 신나하잖아.
록현: 아무튼 앞으로 노력해보겠다.(웃음) 민우 형에게 바라는 점은, 이번 ‘스케치북’ 활동을 하고 또 일본 활동도 이어질테니 팀을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것. 지금처럼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사실 항상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바라는 점이 없다. 아, 그리고 혁진이와 약속한 것이 있다. 숙소를 깨끗하게 써주기 바란다.(일동 웃음)
민우: 최근에 타이틀곡 ‘어디 있니’로 시를 지은 적이 있다. ‘혁진아, 약속시간 다 됐는데 어디 있니’가 한 구절이었다.(일동 웃음) 혁진 타임이 있다. 늘 10~20분 늦는다. 그에 따른 이유가 있는데, 자기 생활 습관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혁진: 신기하다. 10분 일찍 나가면 꼭 지하철이 3분 더 느리게 오고, 지갑을 두고 나오고. 지각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가 지나치게 느리다면 종환이 형은 지나치게 빠르다. 조금만 느슨했으면 좋겠다. 이동할 때 ‘빨리 나가자’고 재촉하면 제 심장이 막 쿵쾅쿵쾅 뛴다. 저는 너무 벅차다. (찬용: 나머지 멤버들이 두 사람의 중간이다. 저희처럼만 하면 늦지도 않고 이르지도 않다)
종환: 저는 멤버들 전부에게 하고 싶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재미있게 활동했으면 좋겠다.
록현: 저는 찬용이에게 한 마디 하겠다. 우리 열심히 숙소를 치워보자. 저희 둘이 나름대로 깔끔한 편이다.
종환: 그렇다면 혁진아, 그럼 우리는 열심히 어질러보자.(일동 웃음)

10. 백퍼센트가 이루고 싶은 것들을 말해보자.
민우: 수치적인 목표는 사실 의미가 없더라. 긴 공백기를 가지면서 백퍼센트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저희끼리도 많이 이야기했다. 단기간의 순위에 연연하기보다,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을 모아 해나가는 게 꿈이다. 그 과정을 즐기면서 하고 싶다.
혁진: 저는 노래방에 백퍼센트 수록곡도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다.(일동 웃음) 저희 노래가 고음이 상당하지 않나. 남자 분들이 고음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많이들 불러주시고 애창곡 차트에 올라갔으면 좋겠다.(웃음)

10. 마지막으로, 이번 활동 각오를 말해 달라.
종환: 날씨가 되게 춥지 않나. 여러분의 마음을 백퍼센트만의 따뜻한 색깔로 입혀드리겠다.
민우: 사랑해주시는 팬 분들 항상 감사하고, 앞으로도 함께 우리의 ‘스케치북’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예쁘게 채워나가고 싶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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