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판도라’ / 사진제공=MBN ‘판도라’
‘판도라’ / 사진제공=MBN ‘판도라’
종합편성채널 MBN이 시사 정치토크쇼 ‘판도라’를 선보였다. 상대는 JTBC ‘썰전’이다. 목요일 심야 시간대를 꽉 잡고 있는 ‘썰전’을 상대로 ‘판도라’는 어떻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을까.

지난 16일 첫 방송된 MBN ‘판도라’는 정계 원로와 각 분야의 정치 고수들이 한데 모여 한국 정치의 민낯을 해부하고 정치판의 숨겨진 비밀인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라디오 DJ로 익숙한 40년차 방송인 배철수가 진행을 맡고, 차명진 전 의원·정청래 전 의원·박찬종 변호사·조주희 기자 등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패널들이 출연했다.

이날 ‘판도라’는 토론의 양 축을 담당하는 정청래·차명진 전 의원의 팽팽한 신경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최근 화제인 더불어민주당 경선 판도를 소신 있게 예측했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날짜를 3월 9일로 예언하는 등 재치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차명진 전 의원은 직접 준비한 ‘판도라의 노트’에 담긴 방대한 자료로 정청래 전 의원과 맞섰다. 특히 그는 차명진 전 의원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측근의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고영태 국정농단설’을 주장, 정청래 전 의원과 팽팽한 의견차로 긴장감을 주기도 했다.

ABC뉴스 서울지국장 조주희 기자는 이날 미국 정계 소식과 함께 유행어를 소개하는 등 신선한 시각으로 타 정치토크쇼와 다른 재미를 안겼다. 이 외에도 화두에 오른 주제와 관련된 영상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지루함을 없앴다.

진행자 배철수의 역할도 컸다. 그간 라디오를 통해 세상을 향한 날선 비판과 따뜻한 위로를 전해온 그는 상황에 맞는 예리함을 발휘해 패널들의 치열한 공방 속 균형 있게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또 오프닝을 통해 빵을 훔쳐 재판대에 오른 노인의 이야기를, 엔딩에선 진실과 정직함에 멀어진 현실을 꼬집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빌리 조엘의 ‘어네스티(Honesty)’를 들려줘 눈길을 끌었다.

‘썰전’과 동시간대 편성된 만큼 여러 가지 부분에서 차별화를 노렸지만 시청자의 관심은 아쉬웠다. 17일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판도라’ 첫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1.858%를 기록했다. 반면 ‘썰전’은 7.195%를 기록, ‘판도라’보다 약 6%포인트 가까이 앞서는 수치를 나타냈다.

이제 막 출발을 알린 ‘판도라’가 새로운 점을 내세워 정치토크쇼 원조격인 ‘썰전’을 상대로 시청자들을 더 끌어 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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