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래퍼 첫방②] 스윙스의 재발견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스윙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음악이 뭔지도 모르는 친구들을 상대로 무엇을 평가하느냐고? 저는 ‘고등래퍼’에 출연해 저와 그리고 청소년 래퍼들을 의심한 적이 없습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얼마나 음악을 접했는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래퍼 스윙스가 Mnet 새 힙합 예능 ‘고등래퍼’ 멘토로 참여하며 밝힌 각오다. 10일 첫 방송된 ‘고등래퍼’는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10대 청소년들이 최근 소통의 창구로 힙합을 쓰는 가운데, 힙합의 긍정적인 면을 알리고 또 청소년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기획됐다. 이를 위해 서출구&기리보이, 딥플로우, 매드클라운, 스윙스, 양동근, 제시 등이 뭉쳐 멘토 군단을 완성했다.

이 가운데 많은 청소년 래퍼들의 기대를 모은 멘토가 있으니, 바로 스윙스다. 스윙스는 소속사 저스트 뮤직을 이끄는 프로듀서 겸 래퍼. 앞서 ‘쇼미더머니’ 프로듀서로도 출연해 촌철살인 독설가 이미지를 구축했다.

‘고등래퍼’ 캡처 / 사진제공=Mnet

그 독한 스윙스도 청소년 래퍼들을 만나니 달라졌다. 시종일관 ‘아빠 미소’를 지은 채였다. 실수를 하거나 아쉬운 모습을 보인 참가자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해줬지만, 동시에 참가자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경인 서부 지역대표 선발전에서였다. 인하사대부고 2학년 김진수가 랩을 하던 도중 가사를 잊었다. 잠시 당황했으나, 침착하게 다시 랩을 이어갔다. 무대가 끝난 뒤 스윙스는 “힙합하는 사람들, 가사 많이 틀린다”며 “그럴 때 그 기에 눌리면 안 된다. 말이라도 지어내서 랩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옆에 매드클라운 형이 ‘나는 가사를 틀려도 잘 됐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사람이잖나”라며 너스레를 떨어 긴장을 풀어주기도.

이에 김진수는 “스윙스가 ‘형으로서 한마디 하겠다. 무조건 돼’라고 말하셨던 영상을 봤다. 그게 마음에 크게 와 닿아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진심을 전했다. 스윙스는 흐뭇한 미소로 그에게 손짓했다. 스윙스는 이내 가까이 다가온 김진수를 품에 안고 직접 “잘 될 거야”라고 격려했다. 강한 래퍼 아닌,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형이자 오빠로서 따뜻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스윙스는 또 서울 강동 지역대표 선발전 TOP3에 든 참가자 장용준의 실력을 높이 사 “회사가 있냐. 없으면 나와 따로 이야기 하자”며 즉석에서 스카웃 제안을 건네기도 했다. 프로듀서로서의 결단력도 보여준 것.

스윙스는 ‘고등래퍼’를 통해 2년여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이에 대해 “동물이든 사람이든 각기 좋아하는 것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 예컨대 호랑이와 상어는 사냥을 해야 한다. 저는 움직이고 소통하고 작품 활동하는 것이 일이다. 지난 2년간 행복하지 않았다.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고등래퍼’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고등래퍼’를 통해 살아 숨 쉬는 기분이다. 너무 좋다”고 전한 만큼, 앞으로 ‘고등래퍼’들 그리고 스윙스의 찰떡궁합이 기대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