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SBS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 에서 열연한 배우 이지훈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SBS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 에서 열연한 배우 이지훈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푸른 바다의 전설’은 판타지였다. 드라마라는 것 자체도 따지고 보면 비현실적인 콘텐츠지만, 인어에 전생과 현재를 오가며 판타지를 이끌어 온 배우가 생각하는 판타지는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판타지를 ‘이루어지기 굉장히 힘든 꿈이지만 생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을 때 당신의 것은 무엇이냐고 물으니, 배우 이지훈은 뜻밖에도 알 파치노를 말했다. 알고 보니 ‘푸른 바다의 전설’을 건너는 이지훈의 내면에는 파도가 거세질 때마다 그가 수없이 떠올린 알 파치노가 있었다.

10. 허치현은 모든 것에서 ‘2인자’였다. ‘2인자’를 연기하는 기분은 어땠나.
이지훈 : 제가 느꼈던 허치현이 ‘2인자’라는 형태에 꼭 들어맞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사랑받고 싶다’라는 마음이 굉장히 강한 캐릭터라고 느꼈다. 그래서 치현이를 연기하는 내내 참 딱하다고 느꼈었다. 누가 사랑받고 싶지 외면받고 싶어 하겠나. 그런 모습이 제 어린 시절 모습과 겹쳐보이기도 했다.

10. 자신이 맡고 있는 캐릭터의 끝이 자살이라는 걸 알았을 때 어땠나.
이지훈 : 치현이가 화장실에 잡혀가는 것까지만 나와있는 대본을 받았는데, 왠지 자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렇게 예상은 했지만 충격적이었다. 제가 생각하는 드라마 속 자살은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속 조인성 선배의 결말 이후로는 없는 데 말이다. 그래서 더 신선했고 짜릿하기도 했다. 신이 끝나고 나서는 황신혜 누나랑 20분 정도 더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배가 고파왔다. 신혜 누나는 촬영이 마저 있어서 “누나, 전 그럼 짬뽕을 먹으러 갈게요”하고 파주에 있는 짬뽕 맛집에 갔던 생각이 난다.(웃음)

10. 바쁜 촬영이 없을 때는 무엇을 하나.
이지훈 : 강아지랑 시간을 보낸다. 처음 제 돈으로 부양받은 토이 푸들인데, 이제 세 살이 됐다. 굉장히 애교 많은 공주님이라 많이 예뻐해 준다.(웃음) 친구들이랑 일주일에 한 번 축구도 하고 영화도 본다. 보통 집 밖에 나가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인데 자라 매장에 가서 두 시간 정도 꼼꼼하게 둘러보고 오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 러브 자라!(웃음)

10. 아까 촬영할 때 보니까 일본어도 할 줄 아는 것 같더라.
이지훈 : 예전에 6개월 정도 짧게 일본어를 배웠었다. 지금은 ‘오하요’‘미나상’ 정도 할 줄 안다.(웃음) 예전에 제 매니저가 영어를 굉장히 잘해서 해외에 예쁜 미녀 분들이랑 소통하는 것 보니까 부러웠던 기억이 있어서 요즘엔 영어를 배우고 싶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시는 이병헌 선배도 멋있고.

SBS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 에서 열연한 배우 이지훈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SBS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 에서 열연한 배우 이지훈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해보고 싶고 욕심나는 캐릭터나 장르가 있다면.
이지훈 : 장애가 있는 역할은 정말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해야 한다. 내공을 많이 쌓아서 언젠가 표현해보고 싶다. 20대 때의 연애 경험을 토대로 30대의 로맨스로 풀어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또 변호사. 판사님 앞에서 누군가를 변호한다는 일은 참 멋진 것 같다.

10. 올해 서른이다. 20대의 이지훈을 되돌이켜 생각해본다면.
이지훈 : 굴곡이 많은 20대였다. 게다가 스스로 분위기를 타는 성격이라 좋은 일이 있으면 아이처럼 굴기도 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집에서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기도 했다. 그래도 ‘그 힘든 일이 없었다면 난 어쩌면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이 됐을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시련 덕분에 남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10. 마지막으로 당신의 판타지는 무엇인가.
이지훈 : 알 파치노가 숨을 가두기 전에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연기로는 전세계에서 톱인 것 같아서 함께 연기를 해보면서 배우고 싶다. 그래서 언젠가는 내 연기를 알 파치노가 볼 수도 있겠다고, 그러니까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할 때도 있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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