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유연석 /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유연석 /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배우 유연석에게 SBS ‘낭만닥터 김사부’는 tvN ‘응답하라 1994’ 이후 3년 만의 흥행작이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낭만닥터 김사부’는 평균 시청률 20.4%(닐슨, 전국기준), 최고 시청률 27.6%로 대기록을 세우고 막을 내렸다. 이를 두고 대중은 “드디어 ‘응답의 저주’가 풀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연석은 ‘응답하라 1994’ 이후 ‘그날의 분위기’·‘해어화’ 등 영화 여러 편과 ‘맨도롱 또?’ 등 안방극장 활약으로 다작했으나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최근 텐아시아와 만난 그는 같은 말이 나오자 “‘응답의 저주’란 말을 대체 누가 만든 거냐”며 웃었다. ‘응답하라 1994’ 이전 무려 10년간 무명생활을 한 그는 3년이란 시간이 크게 조급하지 않았다.

“어떤 배우든 기대했던 결과에 못 미치는 경우는 많잖아요. 특히 ‘응답하라’ 시리즈는 신인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 작품이다 보니까 그런 얘기들이 더 나온 것 아닐까요? 저는 ‘응답하라 1994’ 이후에 제가 하고 싶었던 작품들을 해나갔던 것뿐이에요. 물론 흥행이 고팠던 적도 있지만, 무조건 흥행을 좇아 작품을 고른다고 다 잘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결과를 떠나 후회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유연석은 MBC ‘종합병원2’ 이후 8년 만에 의학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 도전했다. 유연석이 맡은 강동주 역은 일명 ‘흙수저’ 출신 노력파 인물로, 성공에 눈 먼 의사에서 ‘진짜’ 의사가 되어가는 성장기를 그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함께 멜로 호흡을 맞춘 서현진(윤서정 역)과는 ‘보리차 커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낭만닥터 김사부’ 팀은 뭘 해도 될 팀”이라고 자부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수치로 증명된 흥행파워는 제작진·스태프·배우들의 절묘한 합이 이룬 결과였다.

유연석 /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유연석 /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유연석은 “여러가지 면에서 팀워크가 잘 맞았다”며 “강은경 작가님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대본을, 유인식 PD님과 이길복 촬영감독님은 오랜 호흡으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주셨다. 여기에 앞서 흥행한 의학드라마 ‘닥터스’의 스태프들까지 참여했고 배우들의 호연까지 어우러져 그 시너지가 대단했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실제로 ‘낭만닥터 김사부’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와 이길복 촬영 감독은 ‘영혼의 한 쌍’이라 불리는 슈퍼 콤비다. ‘불량주부’(2005)부터 ‘자이언트’(2010)·‘샐러리맨 초한지’(2012)·‘너희들은 포위됐다’(2014)·‘미세스캅’(2015)에 이르기까지 10년 넘게 여러 히트작을 함께 해왔다. 강은경 작가 역시 유연석과 ‘구가의서’(2013)에서 함께한 바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서로의 것을 맛깔나게 살려내며 윈-윈 하는 데 성공했다.

유연석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유연석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라는 호평을 들으며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졌다.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는 베스트 커플상과 우수 연기상을 수상해 그야말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유연석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당시의 기쁨을 자양분삼아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열정을 더 키웠다.

유연석 /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유연석 /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저는 아직 못 해본 연기가 많아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들에 대한 갈망이 있어요.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액션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어떤 것이든 두려움은 없어요. ‘낭만닥터 김사부’ 때처럼 좋은 팀워크를 가진 팀을 만난다면 귀신이든 동물이든, 뭐든 자신 있습니다.”

유연석 역시 한때 강동주처럼 출세에 목말랐고 긴 무명 시간만큼 흥행이 간절했다. 그러나 강동주가 돌담병원에서 행복을 찾았듯, 유연석의 두 번째 전성기는 그가 욕심을 내려놓고 여유를 가졌을 때 찾아왔다. 강동주와 함께 성장한 유연석은 앞으로 흥행이 아닌 ‘낭만’을 좇는 배우가 목표다.

“조급함 없이 나이를 먹듯 세월에 묻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낭만닥터 김사부’는 제가 왜 배우를 시작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에요. 사람이 남는 작품을 할 생각입니다. 저주도 풀렸으니 흥행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그게 배우의 낭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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