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김진홍 KBS 예능국장이 텐아시아와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진홍 KBS 예능국장이 텐아시아와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올해 KBS 예능은 반드시 승리할 겁니다. 전쟁에서 2등은 죽는 거예요. 구성원들과 함께 1등을 위해 노력할 겁니다.”

대한민국의 웃음을 책임지는 KBS 예능국의 수장 김진홍 예능총괄(국장)의 목소리는 결의에 찼다. 그는 정유년 KBS 예능이 정상을 달리는 해로 삼겠다며 2017년 KBS 예능국의 키를 잡았다.

김진홍 국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KBS에서 텐아시아와 올해 KBS 예능국의 비전을 전하는 신년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국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후배들과 같이 호흡하고, 그들이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며 “사심 없는 리더가 돼 모든 구성원들에게 동일한 기회를 주고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김 국장은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이전까지 없었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초 새로 국장에 부임한 후 ‘위기탈출 넘버원’, ‘인간의 조건’, ‘출발 드림팀’ 등 최소 4년 이상 방송된 장수 예능을 폐지했다. 그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변화에 성공하지 못한 프로그램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국장은 “새로운 인물이 들어오는 것이 변화다. 새로운 인물이 자기 색을 입히고 정착시키면 새 콘텐츠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 국장은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를 예로 들며 새로운 얼굴의 등장이 곧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로그램이 뜨려면 코너가 떠야 하고, 코너가 뜨려면 개인이 떠야 한다”며 “이수지·이현정이 최근 ‘개콘’을 끌고 있으며, 유민상이 진화를 거듭하며 후배들을 뒤에서 밀어주고 있다. 참 보물 같은 친구들이다”고 칭찬했다. 이어 김 국장은 “앞으로도 ‘개콘’은 꾸준히 신인 개그맨들을 대거 투입하고, 그렇게 등장한 새로운 얼굴이 새 ‘개콘’을 만드는 시스템을 유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 유민상(위쪽부터 시계방향)·이현정·이수지 / 사진제공=KBS
‘개그콘서트’ 유민상(위쪽부터 시계방향)·이현정·이수지 / 사진제공=KBS
지난해 MBC와 SBS는 각각 엠빅티비(MBig TV), 모비딕이라는 모바일 콘텐츠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를 통해 ‘꽃미남 브로맨스’와 ‘양세형의 숏터뷰’ 등 짧은 시간동안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예능들을 제작해 TV를 떠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KBS는 타사와 차별화되고 KBS만의 색깔이 드러난 모바일 채널이 아직까지 없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KBS도 콘텐츠 사업국에서 모바일 채널 론칭을 준비 중이다”고 답했다.

김 국장은 “‘뮤비뱅크 스타더스트’처럼 기존에 있는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박 2일’을 예로 들며 “이틀간 수십 대의 카메라가 500시간 가까이 촬영하는데 여기서 편집된 497시간의 내용 중 재미있는 것들을 모바일 예능으로 풀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KBS 2개 채널에서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은 설 특집 방송 포함 총 33개다. 약 20개의 예능을 제작하는 MBC·SBS에 비해 월등히 많다. KBS 예능국에 약 90명 가까이 PD들이 있으나 언제나 손이 부족한 이유다. 김 국장은 “자금력이나 인력이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KBS는 꾸준히 우수한 인력들이 들어온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자랑했다.

김진홍 KBS 예능국장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진홍 KBS 예능국장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 국장은 “KBS 예능은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장안의 화제였지만, 우리의 욕심 때문에 계속 밀어붙이다 결국 쓴맛을 봤다. 시즌제로 갔어야 했다”고 돌이키며 “이런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올해 약 10개의 프로그램을 론칭할 계획이다. 언제든 KBS 예능은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이번 설 특집 파일럿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KBS 예능을 한 단계 진화시킬 준비가 돼 있는 PD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잘하는 PD도 중요하지만 열망 있는 PD를 키워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들을 키워야 신선한 예능이 만들어집니다. 방송계에 절대적인 진리는 없습니다.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고, 깨져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진리와 고정관념을 변화시킬 수 있는 PD와 예능을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고,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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