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종 흥행운 선택과 집중의 결과 인터뷰①

[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에서 열연한 배우 양세종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신인 배우 양세종은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속 병원장 아들 도인범 역할을 통해 처음 시청자들과 마주했다. 한석규를 비롯해 유연석·서현진 등 여러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양세종은 그 어려운 일을 시행착오 없이 단번에 해냈다. “오직 대본에만 집중”이라는 마인드로 작품에 몰입하고 긴장과 공포, 신인이라면 누구나 가질 걱정까지 잊은 채 연기에 몰두한 결과였다. 인터뷰 중에도 ‘집중’이란 단어가 여러번 등장했다. 그는 아쉬움 가득 종방연 때조차 고기 굽는 것에만 열중했다고. 참 똑부러지면서도 독특한 캐릭터였다.

‘낭만닥터 김사부’ 종영 이후 텐아시아를 찾은 양세종은 영락없는 데뷔 2년차 신인이었다. 작은 칭찬에도 수줍어하며 겸손을 떨었다. 특히 그는 ‘라이징 스타’라는 수식어에 대해 “원래 칭찬을 부정하는 편”이라며 “그런 말을 인정하기 어렵다. 정말 기분 좋고 감사한 일이지만, 연기에 몰입할 땐 방해 요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스스로 모토로 삼은 문장이 ‘주어진 것을 잘 행하자’였어요. ‘낭만닥터 김사부’도 그렇고, ‘사임당’ 때도 대본이 주어졌을 때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지만 생각해서 다른 생각은 잘 안했어요. 잘하고 못하고는 스스로 평가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판단하실 부분이죠. 조언은 잘 받아들이는 편인데 칭찬은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극의 중심이 된 김사부 역을 연기한 한석규는 사실 갓 데뷔한 신인 배우들은 만나기조차 어려운 대선배다. 양세종은 운이 좋게 인생의 첫 작품을 한석규와 함께했다. 한석규로부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도 많이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을 묻는 질문에 그는 “‘세종이 너는 짧게 가지 말고 멀리 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 내가 왜 배우가 됐고,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하는 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다”라고 답했다.

“한석규 선배님과 촬영장에 있었던 매순간이 너무나 행복했어요. 이런 자리에 제가 함께 있다는 자체만으로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존경하는 선배님께 조언을 받는 게 정말 좋았죠. 촬영이 일찍 끝나도 다음 날 촬영 준비로 잠 못 자는 일이 많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빨리 촬영장에 가고 싶었어요. 일단 촬영장에 가면 잠이 확 깨고 에너지가 살더라고요.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에요.”

극중 도인범은 윤서정(서현진)을 사이에 두고 강동주(유연석)와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함께 수술실에 들어가는 일이 많았던 두 사람은 주먹다짐부터 훈훈한 우정이 싹트는 순간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미운정 고운정을 쌓았다. 이에 실제 배우들 간에 쌓인 정도 남달랐다. 양세종은 유연석에게 매일 같이 사랑 고백을 했다.

“종영을 앞두고 유연석 선배님께 ‘사랑합니다’라고 매일같이 고백했어요.(웃음) 선배님도 평소 워낙 위트 있고 장난기도 많은 편이셔서 ‘나도 사랑해’라고 항상 받아주시고요.”

윤서정에겐 남동생, 강동주에겐 친구 같았던 도인범이 유독 언성을 높인 상대가 있었다. 바로 서은수가 연기한 우연화 캐릭터가 그 주인공. 후배 의사인 우연화에게 유별나게 화를 내는 탓에 우연화를 짝사랑했던 남간호사 박은탁(김민재)과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도인범 만의 애정 표현이라 생각한 시청자들이 많았지만, 이는 의도와 달랐다.

“제 연기가 문제였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대본에 충실했어요. (웃음) 초반 강동주와 사이가 안 좋을 당시엔 ‘왜 내 말이 아니라 강동주 말을 듣지?’ 하는 열등감에 화를 냈던 거고요. 이후엔 철저히 후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꾸중이었어요.”

그는 당시 자신의 연기를 회상하던 중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 “구은탁에게 화를 내던 장면”이라고 답했다. 그는 “더 무표정한 얼굴로 화를 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너무 속에 있는 감정을 들춰낸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양세종 “흥행운? 선택과 집중의 결과” (인터뷰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