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김주혁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주혁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주혁은 어느덧 20년째 연기를 하는 베테랑 배우가 됐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김주혁은 “요즘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며 해맑게 웃었다. 그에게 생각의 변화를 심어준 건 의외로 예능이었다. 내려놓는 법을 알게 됐다는 김주혁의 앞으로 20년이 더욱 기대된다.

10. 이전 비밀은 없다에서도 서늘한 연기를 했다. 최근 들어 연기에 변화를 주는 것 같다.
김주혁: 배우로서 색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다. 역할의 비중에 상관없이 흥미가 있다면 무슨 역이든 상관없다. 요즘 연기하는 게 재미있다.

10. 변화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김주혁: 정확한 계기는 모르겠다. 하지만 ‘1박2일’이 큰 도움이 됐던 건 확실하다. 날 여유 있게 만들어줬다. 예능을 하면서 나를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사실 처음 회사에서 ‘1박2일’ 출연 얘기를 꺼냈을 때 ‘내가 왜 해야 하냐’며 불만을 토로했었다. 그런데도 예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론 하길 정말 잘했다. 배우 인생에 큰 도움이 됐으니까.

10. ‘12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졌기에?
김주혁: 이 전엔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이것도 해야지 저것도 해야지’라고 했었다면 지금은 ‘이것도 빼야지 저것도 빼야지’ 한다. 다 뺐을 때 진정한 내가 남더라. 연습할 땐 많은 것을 내 안에 집어넣었다가 현장에선 모든 걸 버리고 상대방에게만 집중한다. 그런 자연스러운 연기가 대중들에게 더 잘 전달된다는 생각이 든 거다. 더 고민하고 공부해서 큰 배우가 되고자 한다. 얼마 전에 단편 영화도 찍었다. 그런 작업을 계속 하려고 한다. 신인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10. 배우 이미지 때문에 예능 출연을 꺼리는 이들도 있지 않나.
김주혁: 그건 아니다. 이미지가 두려우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 안주하는 삶은 재미가 없다. 후배들에게도 예능 출연 제안이 오면 무조건 해보라고 추천한다.

10. ‘12에선 구탱이형으로 활약했다. 몸 개그까지 선사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주혁: ‘1박2일’에서 나는 과묵한 편이었다.(웃음) 나는 평소에 농담도 좋아하고 장난도 잘 친다. ‘구탱이형’은 내가 좋아하는 수식어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구탱이 삼촌’이나 ‘구탱이 아저씨’로 불리지 않을까.

10. 지난해 김종민이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동고동락한 멤버로서 기분이 어땠나?
김주혁: 100%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1등만 취급한다. 하지만 밑을 받쳐주는 이가 없으면 1등은 설 수가 없다. 종민이는 그렇게 남을 받쳐주는 친구다. 이런 버팀목이 대상을 받는 건 당연하다. 이런 사회가 됐다는 것이 기쁘다. 내가 ‘1박2일’ 당시 맏형이긴 했지만, 종민이에게 ‘진짜 맏형은 너다’라고 했었다.

배우 김주혁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주혁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10. 어느덧 연기 20년차다.
김주혁: 주변 사람들에게 ‘10년 일하지 않고선 그 분야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라고 말한다. 10년이면 다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20년차가 되니 또 새로운 걸 많이 느낀다.

10. 연기 인생을 살며 후회한 적은 없나?
김주혁: 많았다. 공부를 안했던 걸 후회한다. 이런 생각이 들면 앞으로 공부를 하면 될텐데, 집에 가면 누워서 영화를 본다.(웃음) 나이가 들수록 뇌가 꽉 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멋이 없더라. 말 한마디를 해도 자기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크더라. 여행을 다니고 싶은 마음이 커서 영어공부도 하고 싶다.

10. 기존에 패션에 관심이 많지 않았나?
김주혁: 그 관심을 조금 줄이려고 한다. 소비구조를 바꿔야 내 삶이 멋있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쇼핑중독자다. 바보멍텅구리처럼 소비를 했더라. 느끼곤 있는데 쉽게 고쳐지진 않는다.

10. ‘구암 허준이후 드라마는 쉬고 있다. 드라마 생각은 없나?
김주혁: 무섭다. 몇 달 동안 잠도 못 자고 찍어야 한다. 그런데 잠보다는 대사를 외우는 데 급급한 상황이 싫다. 고민하면서 더 잘 하고 싶은데 그게 힘든 상황. 요즘엔 사전제작 드라마도 많이 나오더라, 장르가 신선하다면 도전해볼 순 있겠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