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배우 백철민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백철민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JTBC 금토극 ‘솔로몬의 위증’은 배우·연출·시청자가 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작품이다. 학생들의 똑 부러지는 교내 재판에 놀라워하고, 하루빨리 ‘진실’에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것. 극중 악역을 담당한 배우 백철민도 이 부분에서 매력과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그동안 시도한 적 없는 내용이다. 무겁긴 하지만 알면 알수록 미스터리하면서도 흥미롭고 신선한 작품이라 매번 촬영이 설레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백철민이 연기한 최우혁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망나니 캐릭터다. 사건의 배경인 정국고에서 온갖 말썽을 일으키는 폭군으로 그려져 극 초반 타살 의혹이 번진 자살 사건의 피의자로 의심받았고, 급기야 고발장까지 날아들면서 교내 재판에 피고 신분으로 참석했다. 백철민은 사사건건 동급생들과 부딪히고 항상 화를 내야했던 최우혁 캐릭터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실 처음부터 최우혁 역할에 끌렸어요. 사건의 중심인물로 비중 있게 다뤄지는 점도 좋았고, 학창시절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불량 학생들에 대한 추억을 연기에 녹여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항상 속에 분노가 있는 캐릭터라 처음엔 몰입이 어려웠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혼자서 화를 내는 경우는 없더라고요. 누군가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고, 거기에 반응하는 걸 보면서 점점 이해가 됐어요.”

배우 백철민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백철민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백철민은 자신이 괴롭히던 친구의 죽음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세상 두려운 게 없는 최우혁의 당당함을 제대로 표현해냈다. ‘솔로몬의 위증’ 속 최우혁은 현실판 ‘무서운 고딩’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의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은 시청자들로부터 최우혁에 대한 분노를 이끌어냈고, 이는 작품의 몰입도로 이어졌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교내 재판’ 촬영을 꼽았다. 자신의 대사가 없더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탓에 대기 시간도 길고, 무엇보다 하루 종일 촬영이 진행돼 체력적으로 부침이 느껴졌다는 것. 특히 그는 재판 도중 우유팩을 맞는 장면을 언급하더니 “액체를 멀리하게 됐다”며 웃었다. 교내 재판 장면이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에서 그려져야 하는 만큼 우유를 맞고, 닦고, 말리는 과정을 4번 반복했다고. 그 다음으로는 액션신을 꼽았다.

“아무래도 최우혁이 ‘정국고 폭군’이라 작은 액션신이 많았어요. 주로 액션 감독님의 도움을 받았는데 항상 계신 게 아니다보니 저희끼리 해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액션 합을 맞추다가 부상도 많이 당했죠. 촬영 없는 날 집에 누워있는데 부모님이 상처를 보시고는 속상해하시더라고요. 이후로 그런 부분에서 걱정을 많이 하셔서 마음이 안 좋았어요.”

배우 백철민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백철민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힘든 촬영 속 가족들의 응원과 조언은 가장 좋은 약이었다. 한참 자신의 연기를 의심할 시기, 꾸준한 격려와 더불어 가장 아픈 지적을 해준 이들이 ‘가족’이라고 밝힌 그는 자신보다 먼저 연기자를 꿈꾸다 현재 연극배우로 활동 중인 누나의 조언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보통 동료 연기자들은 좋은 말만 해주거든요. 저도 그런 편이고요.(웃음) 그런데 가족들은 가차 없어요. 처음에 영주(이소우 역)를 때리는 장면에서는 좀 시원시원하게 때리지 그랬냐고 하더라고요. 저는 굉장히 빠르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는데 화면상으로 볼 땐 와 닿지 않았나 봐요. 액션을 더 크고 빠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계기였죠. 한 번은 제가 화내는 장면을 보던 누나가 턱 좀 그만 내밀으라고 지적했어요. 제가 화내는 연기에 몰입하다 보니까 점점 턱 빠진 사람처럼 표정을 짓더라고요. 한 4회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누나 말 듣고 바로 고쳤죠.(웃음)”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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