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박효신은 팬텀 그 자체였다. 흉측한 얼굴을 가리기 위한 가면을 쓴 채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고, 또 아름다움을 향한 갈망으로 크리스틴에게 집착하며 오열도 했다. 그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평생을 홀로 어둠 속에 살고 있는 그 남자, 팬텀을 박효신은 제대로 표현해냈다.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가면을 썼고, 한층 풍부해진 성량과 감성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6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된 뮤지컬 ‘팬텀(PHANTOM)’은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어사는 슬픈 운명을 가진 팬텀과 오페라 극장 디바로 떠오른 크리스틴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박효신이 맡은 역은 주인공 에릭. 그는 오페라의 유령 혹은 팬텀이라 불리며,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처참한 얼굴을 지닌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캐릭터로, 시종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간다.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고, 또 아름다움을 좇으며 사는 팬텀의 아픔을 박효신은 모자라지도, 또 넘치지도 않게 잘 빚어냈다. 덕분에 관객은 팬텀에게 금세 공감하며, 작품에 빠져드는 것도 순식간이다.
강렬하고 세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긴장만을 강요하진 않는다. 박효신은 크리스틴을 만나 다시 활기를 찾고 사랑에 빠진 팬텀의 순수함과 천진함도 충분히 녹여내며 웃음도 유발한다. 관객 역시 긴장이 풀어지는 순간이다.
가면을 쓴 팬텀은 크리스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의 곁에서 훔쳐보는데, 관객의 시선이 다소 닿기 힘든 꼭대기에 앉아서도 박효신의 연기는 계속됐다. 크리스틴의 노래를 듣고 반한 백작에게 질투를 느껴 손으로 가슴을 치거나, 분노를 터뜨리듯 손바닥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모습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박효신의 세심함이 느껴진다. 동시에 그의 장난기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무대에 오른 박효신에겐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렸다. 막힘없이 긴 호흡을 뱉어내고 공연장 전체를 울리는 저음에 속이 뻥 뚫리도록 우렁찬 발성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박효신은 완벽한 뮤지컬 배우였고 또 팬텀 그 자체였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지난달 26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된 뮤지컬 ‘팬텀(PHANTOM)’은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어사는 슬픈 운명을 가진 팬텀과 오페라 극장 디바로 떠오른 크리스틴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박효신이 맡은 역은 주인공 에릭. 그는 오페라의 유령 혹은 팬텀이라 불리며,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처참한 얼굴을 지닌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캐릭터로, 시종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간다.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고, 또 아름다움을 좇으며 사는 팬텀의 아픔을 박효신은 모자라지도, 또 넘치지도 않게 잘 빚어냈다. 덕분에 관객은 팬텀에게 금세 공감하며, 작품에 빠져드는 것도 순식간이다.
가면을 쓴 팬텀은 크리스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의 곁에서 훔쳐보는데, 관객의 시선이 다소 닿기 힘든 꼭대기에 앉아서도 박효신의 연기는 계속됐다. 크리스틴의 노래를 듣고 반한 백작에게 질투를 느껴 손으로 가슴을 치거나, 분노를 터뜨리듯 손바닥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모습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박효신의 세심함이 느껴진다. 동시에 그의 장난기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무대에 오른 박효신에겐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렸다. 막힘없이 긴 호흡을 뱉어내고 공연장 전체를 울리는 저음에 속이 뻥 뚫리도록 우렁찬 발성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박효신은 완벽한 뮤지컬 배우였고 또 팬텀 그 자체였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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