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죽여주는 여자’에서는 죽음이 구원이 된다. 이런 모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윤여정: 대본 첫 리딩하고 재우 역을 맡은 배우 전무송이 그러더라. 소영은 천사라고. 나도 감독도 이 죽이는 장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소영이 벌써 오래 전에 죽고 싶었던 여자지만,혼자 죽지 못해서 꾸역꾸역 삶을 연명하는 여자라고 봤다. 그래서 첫 번째로 죽이게 되는 노인에 대해 너무나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누군가를 죽이는 게 아니라, 벌써 오래 전에 죽고 싶어했던 나를 죽이는 심정으로 죽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이재용 감독은 울고불고 하는 것을 싫어하는 쿨한 감독이지만(웃음), 나는 아무리 그래도 처음으로 사람을 죽여봤고 어떤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을 텐데 당연히 우는 것 밖에 소영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울겠다고 했더니 이 감독도 내버려 두더라.
10. 실제로 박카스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나.
윤여정: 멀리서만 봤다. 그분들을 리서치한다는 것 자체도 마음을 열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한다. 범법자로 되어있는데 그렇지 않겠나. 스태프들이 멀리서 바라보면서 조사했다고 한다.
10. 웃고 갈 수 있는 장면들이 굉장히 많았다. 혹시 애드리브가 있었나.
윤여정: 대사들이 다 이 감독이 평소에 쓰는 말들이다. 이 감독은 음식점에서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어법이냐, 대한민국 말이 어쩌다 이렇게 됐냐, 계산을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도와준다고 한다며 정말 그렇게 짜증을 낸다.(웃음) 나는 TV 출신이라 그런지 작가나 감독이 애초에 써주지 않은 대사를 막 하지는 못한다. 자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10. 지금까지도 연기 활동을 해나가는 것 자체도 대단하다. 체력 관리를 따로 하는지.
윤여정: 어떡하지, 아무것도 안 해서.(웃음) 최근 2년 동안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운동을 했었다. 헬스는 아니고 내 나이에 맞는 운동으로. 요즘에는 두 달째 못하고 있다.
10. 쉽지 않은 역할을 해냈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무언가 소망하는 것도 있을 것 같다.
윤여정: 어차피 죽는 것, 모두가 아름답게 죽을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빈곤으로 내몰리는 할머니들은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하루 아침에 세상이 뒤집어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씩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내가 이 영화에 출연한 보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
10. 여전히 유쾌하시다. 지금까지도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유머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윤여정: 젊은 세대랑 소통하겠다고 애쓰는 건 없다. 다만 환갑 넘어서부터 작심한 것이 있다. ‘내가 즐겁게 살리라’다. 하루하루 즐겁게 살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웃겨주는 사람이 좋다.
10. 예정하고 있는 차기작은.
윤여정: 없다.
10.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볼 수 있나.
윤여정: 나는 레드카펫 밟는 게 싫어서 잘 안가는 편이다. 그리고 여배우들이 괜히 어깨를 심하게 노출하고 나오는 것도 신문에서 국회의원 싸움 보는 것처럼 보기 싫다. 연기자는 작품으로 승부해야지 어깨 노출 사진으로 승부하면 되겠나.
10. 노배우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윤여정: 독보적이랄 것 까지는 없고(웃음), 아직까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나를 써주는 사람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10. ‘죽여주는 여자’에서는 죽음이 구원이 된다. 이런 모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윤여정: 대본 첫 리딩하고 재우 역을 맡은 배우 전무송이 그러더라. 소영은 천사라고. 나도 감독도 이 죽이는 장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소영이 벌써 오래 전에 죽고 싶었던 여자지만,혼자 죽지 못해서 꾸역꾸역 삶을 연명하는 여자라고 봤다. 그래서 첫 번째로 죽이게 되는 노인에 대해 너무나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누군가를 죽이는 게 아니라, 벌써 오래 전에 죽고 싶어했던 나를 죽이는 심정으로 죽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이재용 감독은 울고불고 하는 것을 싫어하는 쿨한 감독이지만(웃음), 나는 아무리 그래도 처음으로 사람을 죽여봤고 어떤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을 텐데 당연히 우는 것 밖에 소영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울겠다고 했더니 이 감독도 내버려 두더라.
10. 실제로 박카스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나.
윤여정: 멀리서만 봤다. 그분들을 리서치한다는 것 자체도 마음을 열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한다. 범법자로 되어있는데 그렇지 않겠나. 스태프들이 멀리서 바라보면서 조사했다고 한다.
10. 웃고 갈 수 있는 장면들이 굉장히 많았다. 혹시 애드리브가 있었나.
윤여정: 대사들이 다 이 감독이 평소에 쓰는 말들이다. 이 감독은 음식점에서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어법이냐, 대한민국 말이 어쩌다 이렇게 됐냐, 계산을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도와준다고 한다며 정말 그렇게 짜증을 낸다.(웃음) 나는 TV 출신이라 그런지 작가나 감독이 애초에 써주지 않은 대사를 막 하지는 못한다. 자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윤여정: 어떡하지, 아무것도 안 해서.(웃음) 최근 2년 동안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운동을 했었다. 헬스는 아니고 내 나이에 맞는 운동으로. 요즘에는 두 달째 못하고 있다.
10. 쉽지 않은 역할을 해냈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무언가 소망하는 것도 있을 것 같다.
윤여정: 어차피 죽는 것, 모두가 아름답게 죽을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빈곤으로 내몰리는 할머니들은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하루 아침에 세상이 뒤집어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씩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내가 이 영화에 출연한 보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
10. 여전히 유쾌하시다. 지금까지도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유머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윤여정: 젊은 세대랑 소통하겠다고 애쓰는 건 없다. 다만 환갑 넘어서부터 작심한 것이 있다. ‘내가 즐겁게 살리라’다. 하루하루 즐겁게 살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웃겨주는 사람이 좋다.
10. 예정하고 있는 차기작은.
윤여정: 없다.
10.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볼 수 있나.
윤여정: 나는 레드카펫 밟는 게 싫어서 잘 안가는 편이다. 그리고 여배우들이 괜히 어깨를 심하게 노출하고 나오는 것도 신문에서 국회의원 싸움 보는 것처럼 보기 싫다. 연기자는 작품으로 승부해야지 어깨 노출 사진으로 승부하면 되겠나.
10. 노배우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윤여정: 독보적이랄 것 까지는 없고(웃음), 아직까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나를 써주는 사람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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