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올 가을은 ‘언니들’이 확실하게 책임진다. 데뷔 20년을 넘긴 관록의 여배우들이 돌아왔다. 먼저 김하늘이 21일 방송된 KBS2 수목극 ‘공항 가는 길’로 첫 포문을 열었다. 송윤아는 23일 방송된 tvN 금토극 ‘THE K2’(더 케이투)로 최지우는 26일 전파를 탄 MBC 월화극 ‘캐리어를 끄는 여자’로 나란히 안방극장에 상륙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은 성숙한 연기력의 주인공들인 만큼 연기 변신이 돋보였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법정물로서는 이례적으로 변호사나 판검사가 아닌 사무장이 극의 중심을 이끈다. 최지우가 맡은 차금주는 한때 서울 서초동 일대를 주름잡았던 사무장이었으나 음모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추락했다. 동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은 퓨전사극 장르로, 멋진 남성들을 통해 여심을 공략했다면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차금주의 성장스토리로 그 곁을 달리하며 강점을 발휘했다. 1회 6.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2회 8.4%로 뛰어 동시간대 시청률 2위에 안착했다.
KBS2 ‘겨울연가’(2002)와 ‘천국의 계단’(2003) 등 가냘프고 청초한 이미지로 각인됐던 최지우는 방송을 통해 직접 발로 뛰면서 사건을 해결 과정에 집중하며 그간의 이미지와는 차별화를 뒀다. 첫 회부터 죄수복을 입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차금주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배용준·권상우·이상윤은 물론 예능에 함께 출연한 이서진까지, 상대배우와 늘 빛나는 케미스트리를 자랑해온 최지우인 만큼 주진모와 차진 호흡 역시 돋보였다. 주진모가 “묵은지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한 것처럼 두 사람의 농익은 연기력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SBS ‘신사의 품격’(2012)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하늘은 한층 깊어진 감성을 드러냈다. ‘공항 가는 길’은 “멜로가 허락한 최고의 감성을 만나다”라는 카피 아래 기혼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불륜 미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연 ‘공항 가는 길’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밝히지 못하는 아픔을 서로에게 털어놓고 따뜻하게 위로하며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연출을 맡은 김철규 PD는 “사람과 사람 간의 애매모호한 관계를 담았다”고 말했다. 동시간대 첫 방송된 MBC ‘쇼핑왕 루이’를 제치고 1, 2회 각각 7.4%, 7.5%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유부남녀의 애매모호한 관계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건 김하늘의 연기력이었다. 그가 맡은 최수아는 경력 12년의 프로페셔널한 승무원이자 딸을 사랑하는 엄마다. 그는 조기유학을 떠난 딸 수아의 룸메이트인 애니가 죽음을 맞자 그의 아빠인 서도우(이상윤)에게 위로를 안기고, 묘한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 김하늘은 순간순간 드러나는 외로움과 쓸쓸함 등 독보적인 분위기와 감성으로 극을 이끌어갔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를 통해 쌓아온 가녀리고 청순 가득한 모습에 모성애까지 더하며 연기 인생 2막을 열었다.
두 얼굴의 여자였다. 온화한 미소를 짓다가도 권위 있는 말투와 눈빛으로 상대방을 제압했다. 송윤아가 ‘THE K2’를 통해 SBS ‘미스터 큐’(1998) 이후 18년 만에 악녀로 돌아왔다. 유력 대선 후보 장세하(조성하)의 아내이자 재벌 가문의 맏딸 최유진 역으로 권력에 대한 야망으로 뒤틀린 인물이다. 최유진과 장세하는 철저한 쇼윈도 부부였다. 계약 관계로 장세하를 대통령 자리에 앉히기 위해 불법과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전쟁 용병 출신 김제하(지창욱)를 만나고, 그를 죽이려 계획했다가 역으로 그를 경호원으로 고용하게 된다.
2014년 6년 만의 복귀작인 MBC ‘마마’를 통해 모성애 가득한 연기로 그 저력을 입증했던 송윤아는 연기는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그는 가면을 쓴 대권주자의 아내로 소름끼치는 연기력을 발휘했다. 시청자들의 귀에 정확히 박히는 발음과 큰 몸짓 없이 표정만으로 카리스마를 뽐내며 극의 몰입도를 올렸다. 향후 송윤아는 지창욱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장세하의 숨겨진 딸 고안나 역의 윤아와 팽팽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통해 또 다른 재미를 안길 예정이다. ‘THE K2’는 전작인 ‘굿와이프’ 이후 3주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1회 시청률 3.8%(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 2회 4.0%를 기록하며 순항을 알렸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미 안방극장에서 여러 차례 검증을 받은 익숙한 여배우들의 도전을 시청자들이 호감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높아진 시청세대와 더불어 이들의 활약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법정물로서는 이례적으로 변호사나 판검사가 아닌 사무장이 극의 중심을 이끈다. 최지우가 맡은 차금주는 한때 서울 서초동 일대를 주름잡았던 사무장이었으나 음모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추락했다. 동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은 퓨전사극 장르로, 멋진 남성들을 통해 여심을 공략했다면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차금주의 성장스토리로 그 곁을 달리하며 강점을 발휘했다. 1회 6.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2회 8.4%로 뛰어 동시간대 시청률 2위에 안착했다.
KBS2 ‘겨울연가’(2002)와 ‘천국의 계단’(2003) 등 가냘프고 청초한 이미지로 각인됐던 최지우는 방송을 통해 직접 발로 뛰면서 사건을 해결 과정에 집중하며 그간의 이미지와는 차별화를 뒀다. 첫 회부터 죄수복을 입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차금주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배용준·권상우·이상윤은 물론 예능에 함께 출연한 이서진까지, 상대배우와 늘 빛나는 케미스트리를 자랑해온 최지우인 만큼 주진모와 차진 호흡 역시 돋보였다. 주진모가 “묵은지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한 것처럼 두 사람의 농익은 연기력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유부남녀의 애매모호한 관계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건 김하늘의 연기력이었다. 그가 맡은 최수아는 경력 12년의 프로페셔널한 승무원이자 딸을 사랑하는 엄마다. 그는 조기유학을 떠난 딸 수아의 룸메이트인 애니가 죽음을 맞자 그의 아빠인 서도우(이상윤)에게 위로를 안기고, 묘한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 김하늘은 순간순간 드러나는 외로움과 쓸쓸함 등 독보적인 분위기와 감성으로 극을 이끌어갔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를 통해 쌓아온 가녀리고 청순 가득한 모습에 모성애까지 더하며 연기 인생 2막을 열었다.
2014년 6년 만의 복귀작인 MBC ‘마마’를 통해 모성애 가득한 연기로 그 저력을 입증했던 송윤아는 연기는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그는 가면을 쓴 대권주자의 아내로 소름끼치는 연기력을 발휘했다. 시청자들의 귀에 정확히 박히는 발음과 큰 몸짓 없이 표정만으로 카리스마를 뽐내며 극의 몰입도를 올렸다. 향후 송윤아는 지창욱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장세하의 숨겨진 딸 고안나 역의 윤아와 팽팽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통해 또 다른 재미를 안길 예정이다. ‘THE K2’는 전작인 ‘굿와이프’ 이후 3주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1회 시청률 3.8%(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 2회 4.0%를 기록하며 순항을 알렸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미 안방극장에서 여러 차례 검증을 받은 익숙한 여배우들의 도전을 시청자들이 호감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높아진 시청세대와 더불어 이들의 활약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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