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코펜하겐’ 무대에 오른 남명렬, 서상원, 이영숙/사진제공=청맥
‘코펜하겐’ 무대에 오른 남명렬, 서상원, 이영숙/사진제공=청맥
20세기 과학자들의 양심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룬 연극 ‘코펜하겐’이 오는 7월 31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코펜하겐’은 20세기 물리학을 꽃피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그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과학자들이 가지는 철학적인 갈등과 고뇌를 무대 위에 펼쳐냄으로써, 1998년 영국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약 30여 국가의 언어로 공연되고 있다.

극은 핵분열, 원자탄의 제조과정 그리고 불확정성원리와 상보성의 원리 등 널리 알려진 물리학의 개념들을 주요 소재로 한다.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그 등 실존 인물들을 극 중 캐릭터로 설정한 ‘코펜하겐’은 어렵고 난해한 과학이 아니라 생명과학, 로봇공학 등 우리 사회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과학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또 극중 보어와 하이젠베르그가 서로의 과학이론을 두고 충돌하는 과정을 보다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예시와 상황을 대입해 설명,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논리를 두고 서로 충돌하고 갈등하는 과정을 인생에 빗대어 표현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작품이 가진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집중하면서,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이론이 인간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를 가진다.

윤우영 연출은 “‘코펜하겐’은 보통 사람들에게 어렵게만 생각될 수 있는 작품이지만, 그 안에서 천재 물리학자들의 숨은 뒷이야기를 함께 듣고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그 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묵직한 깨달음을 전하고 싶었다. 6년 만에 다시 올리는 작품이었고 공연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매 공연마다 객석에서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시는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다. 끝까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마지막 공연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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