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박주희: 다섯 번째 앨범이다. 프로듀서 ‘한 박자 쉬고’와 같이 작업한 ‘왜 가니’가 타이틀 곡이다. 내가 ‘자기야’부터 댄스 트로트를 계속했는데, 이번 곡도 트로트와 댄스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이는 곡이다.
10. ‘왜 가니’ 작사에 직접 참여했다고 하던데?
박주희: 복잡하고 미묘한 여자의 심정을 담았다. (웃음) 작사를 해야겠다는 마음 먹고 가사를 쓴 것이 아니다. 프로듀서가 멜로디 좋은 곡이 있는데 가이드 녹음을 한 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녹음을 시작했다. 그런데 가이드 녹음이란 게 보통 흥얼거리고 생각나는 대로 얘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때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언제쯤 오시렵니까? 아직 여기 있어요’라고 말했는데, 생각보다 노래에 너무 잘 어울리더라. 그때부터 프로듀서들과 노는 느낌으로 계속 내뱉었던 것이 가사가 됐다.
10. 3년 동안 신곡이 없었던 이유는 뭐였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지?
박주희: 4집 ‘오빠야’ 발표 이후 꾸준히 공연을 하면서 신곡을 찾았다. 그런데 ‘이거다’ 싶은 게 없었다. 그런데 ‘왜 가니’는 녹음부터가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게 가사가 되니까 웃기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싶고. (웃음) 그런데 주변에 노래를 들려주고 모니터를 해보니 반응이 정말 좋았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장르인 트로트와 전혀 다른 장르인 댄스가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어떻게 이런 조화를 만들었느냐며 음악 전문가들한테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기대했던 피드백을 받으니까 뿌듯하더라.
10. 댄스곡 느낌도 나니까 안무에도 신경을 좀 썼겠다.
박주희: 코러스에 추는 춤이 굉장히 재미있게 나왔다. 댄스그룹 ‘놀자’라는 팀의 리더 ‘야르’가 안무를 맡았는데, 신나고 재밌는 춤을 만들었다. ‘짜라짜짜’란 코러스 부분에서 손을 이용한 춤이 있는데 관객들도 굉장히 좋아하시더라.
10. 반응이 좋아서일까. 오늘도 굉장히 기분이 좋아 보인다. (웃음)
박주희: 트로트는 고속도로 메들리 시장이 가장 큰 시장이다. 홍보할 수 있는 매체가 많지 않아 음원을 알릴 기회가 많지 않다, 트로트에는 음원을 발매한다는 개념이 없거든. 그런데 7월 1일, 음원을 발매하자마자 고속도로 메들리 테이프를 발매하시는 관계자들한테 “우리만 그 곡을 사용할 수 있게 당장 우리하고만 계약하자”고 전화가 왔다. 그분들은 히트할 것 같으니까 바로 계약하자며 전화를 하셨던 거다.
10. 음원이 출시된 지 보름 밖에 안 지났는데, 휴게소 시장이 반응할 정도면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
박주희: ‘자기야’를 부를 때보다 더 빠르다. 트로트는 정말 오랫동안 해야 반응이 온다. 적어도 1~2년은 기다려야 한다. 아직도 어르신들은 ‘동백 아가씨’를 부르는 걸 생각하면 된다. 트로트 가수들은 신곡 알리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이번 신곡이 방송국 심의도 끝나기 전에 반응이 오는 것은 처음이다. 순전히 음원만 발매됐는데, 반응이 온다는 건 이제 트로트 세대들도 음원에 반응하고 있다, 젊어졌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10. 성진우가 최근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트로트 가수들이 설 무대가 많이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었다. 같은 트로트 가수로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을 것 같다.
박주희: 10년 전과 비교하면 프로그램이 5분의 1로 줄었다. 정말 노래를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 신곡이 나와도 틀어줄 곳이 없다. 신인 트로트 가수들은 정말 너무너무 힘들 거다. 내가 신인일 때는 이름을 알리는데 3년 걸렸다면, 지금은 3년 넘게 노력해도 이름조차 알리기가 쉽지 않다.
10. 그러다보면 막다른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 들지 않나?
박주희: 아니다. 현장을 가면 현실과 괴리가 너무 크다. 지방 행사에 가면 아이돌도 오고, 포크송 하시는 분들도 오는데 트로트 가수가 현장 반응이 제일 좋다. 관객 입장에서 아이돌은 선망의 대상이지만, 트로트 가수들은 내가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부른다. 체험하는 즐거움이 있는 거지. 현장에선 이렇게나 반응이 뜨거운데 방송은 없다는 게 속상할 때가 좀 있다. 트로트가 인기가 없고, 대중이 원하지 않는 장르라면 현실을 받아들이겠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현실은 답답하지만 현장 가면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힘이 됐다.
10. 기억에 남는 공연 있나?
박주희: 가수들을 쉽게 볼 수 없는 곳에 사는 분들이 계신 곳에 갔을 때,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특히 섬 같은 곳에 공연을 가면, 마을 사람들 모두 공연장에 와 있다. 그런 곳에서 노래를 하면 다들 좋아하고, 노래도 같이 따라 불러주신다. 그러다보면 나도 신나서 무대 아래로 내려간다. 관객들과 함께 무대를 즐기는 재미가 있다. 나중엔 내 손에 용돈도 쥐어주시면서 노래 한 곡만 더 해달라고 말씀하신다. 노래 잘하는 손녀딸 보는 느낌이신 거다. 그럼 일단 받은 다음에, 아이들한테 가서 용돈 줄 테니 내가 노래 부르면 춤추라고 시킨다. (웃음) 그런 곳에 가면 가수라기 보단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따뜻한 분들이다.
10. 지난해에는 목은정 디자이너의 오스카 시상식 갈라파티 패션쇼 ‘한국의 색에 동요되다 in 오스카’에 올랐다고 들었다. 목은정 디자이너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박주희: 모 잡지 화보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목은정 디자이너의 한복을 입었다. 현장에 계셔서 ‘오빠야’ 앨범을 선물로 드렸다. 그 앨범에 ‘사랑의 아리랑’이란 곡이 있는데, 목은정 디자이너가 의상을 입혀보시면서 그 노래를 듣더니 “노래 정말 좋다. 나중에 내 옷 입고 이 노래 불러주면 안 되겠냐”고 말씀하셨다. 나중에 진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게 됐고, 그때부터 인연이 시작된 거다.
10. 진짜 특별한 경험이었겠다.
박주희: 선생님이 빅토리아 시크릿처럼 가수의 라이브에 맞춰 모델들이 워킹하는 모습을 오래 전부터 꿈꿨다고 하시더라. 내가 나와 같이 실현한 거다. (웃음) 목은정 디자이너의 한복을 알리는 쇼고, ‘사랑의 아리랑’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로 선정된 아리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노래지 않느냐. 외국인들 앞에서 우리 문화를 알린 것 같아 자긍심이 느껴졌다. 같이 갔던 우리나라 모델들도 굉장히 뿌듯해 했다.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10. 무대 위에 오를 때랑 런웨이에 오를 때 느낌이 또 다르지 않나?
박주희: 물론이다. 가수로 무대에 올랐을 때 반응이랑, 패션쇼에서 오를 때의 느낌이 완전 다르다. 패션쇼는 내가 아니라 의상을 보기 위해 온 분들이라 내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뚫어지게 나를 쳐다본다. 또, 패션쇼는 나보다 옷을 보여드리는 게 더 먼저니까 그걸 또 신경 안 쓸 수 없다. 옷마다 특징이 있는데 그런 걸 잊지 말고 강조해야 해서, 두 배로 집중하게 된다.
10. ‘자기야’가 벌써 11년 전에 발표한 노래더라.
박주희: 다들 ‘자기야’가 나온 지 10년이 넘었다고 하면 놀란다. 아직도 최신 노래 같은 느낌인가 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자기야’는 시대를 초월한 음악인 것 같다. 트로트란 그런 것 같다.
10. 그런데 트로트는 가수보다 노래가 유명한 경우가 훨씬 많은 듯하다. 그런 점에서 아쉬운 마음은 없나?
박주희: ‘자기야’를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 노래로 날 알리는 것도 좋지만, 내가 노래를 불러서 행복하고, 내 노래로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람들이 “박주희가 부른 노래가 뭐지”라고 말하는 것보다 “‘자기야’ 노래 알아? 그 노래 좋아”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복인 것 같다. 이 이상은 욕심인 것 같다. ‘자기야’가 그야말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노래지 않느냐. 마이크를 객석에 넘겼을 때, 모두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10 . ‘왜 가니’는 얼마나 사랑을 받길 바라나?
박주희: 전 국민이 신나고 즐겁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 스트레스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왜 가니’를 듣고 기분 좋아지고 신났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의 행복에 박주희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 그게 노래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요즘 진인사대천명이란 말에 꽂혔다. 인기곡은 내가 판단하는 것 아니라 대중이 판단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즐기다 보면 나머지는 저절로 되지 않을까.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많은 노래들이 한때 인기를 얻고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간다. 그러나 트로트는 시간이 흐를수록 대중의 사랑이 누적되고, 자기만의 빛을 발산하다. 한 소절만 들어도 즐거웠던 기억이 소환되고, 순식간에 흥이 차오르며,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마법의 음악이 바로 트로트다.10. 3년 만에 새 앨범이다. 어떤 노래들이 있는지 소개해 달라.
2001년 ‘럭키’로 데뷔해, 국민애창곡 ‘자기야’를 부른 박주희도 이런 트로트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그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데 자신의 노래가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트로트 가수다. 여기에 가수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고, 같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이 트로트의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신곡 ‘왜 가니’로 돌아온 박주희를 만나 트로트만큼이나 흥겹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다.
박주희: 다섯 번째 앨범이다. 프로듀서 ‘한 박자 쉬고’와 같이 작업한 ‘왜 가니’가 타이틀 곡이다. 내가 ‘자기야’부터 댄스 트로트를 계속했는데, 이번 곡도 트로트와 댄스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이는 곡이다.
10. ‘왜 가니’ 작사에 직접 참여했다고 하던데?
박주희: 복잡하고 미묘한 여자의 심정을 담았다. (웃음) 작사를 해야겠다는 마음 먹고 가사를 쓴 것이 아니다. 프로듀서가 멜로디 좋은 곡이 있는데 가이드 녹음을 한 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녹음을 시작했다. 그런데 가이드 녹음이란 게 보통 흥얼거리고 생각나는 대로 얘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때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언제쯤 오시렵니까? 아직 여기 있어요’라고 말했는데, 생각보다 노래에 너무 잘 어울리더라. 그때부터 프로듀서들과 노는 느낌으로 계속 내뱉었던 것이 가사가 됐다.
10. 3년 동안 신곡이 없었던 이유는 뭐였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지?
박주희: 4집 ‘오빠야’ 발표 이후 꾸준히 공연을 하면서 신곡을 찾았다. 그런데 ‘이거다’ 싶은 게 없었다. 그런데 ‘왜 가니’는 녹음부터가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게 가사가 되니까 웃기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싶고. (웃음) 그런데 주변에 노래를 들려주고 모니터를 해보니 반응이 정말 좋았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장르인 트로트와 전혀 다른 장르인 댄스가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어떻게 이런 조화를 만들었느냐며 음악 전문가들한테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기대했던 피드백을 받으니까 뿌듯하더라.
10. 댄스곡 느낌도 나니까 안무에도 신경을 좀 썼겠다.
박주희: 코러스에 추는 춤이 굉장히 재미있게 나왔다. 댄스그룹 ‘놀자’라는 팀의 리더 ‘야르’가 안무를 맡았는데, 신나고 재밌는 춤을 만들었다. ‘짜라짜짜’란 코러스 부분에서 손을 이용한 춤이 있는데 관객들도 굉장히 좋아하시더라.
10. 반응이 좋아서일까. 오늘도 굉장히 기분이 좋아 보인다. (웃음)
박주희: 트로트는 고속도로 메들리 시장이 가장 큰 시장이다. 홍보할 수 있는 매체가 많지 않아 음원을 알릴 기회가 많지 않다, 트로트에는 음원을 발매한다는 개념이 없거든. 그런데 7월 1일, 음원을 발매하자마자 고속도로 메들리 테이프를 발매하시는 관계자들한테 “우리만 그 곡을 사용할 수 있게 당장 우리하고만 계약하자”고 전화가 왔다. 그분들은 히트할 것 같으니까 바로 계약하자며 전화를 하셨던 거다.
박주희: ‘자기야’를 부를 때보다 더 빠르다. 트로트는 정말 오랫동안 해야 반응이 온다. 적어도 1~2년은 기다려야 한다. 아직도 어르신들은 ‘동백 아가씨’를 부르는 걸 생각하면 된다. 트로트 가수들은 신곡 알리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이번 신곡이 방송국 심의도 끝나기 전에 반응이 오는 것은 처음이다. 순전히 음원만 발매됐는데, 반응이 온다는 건 이제 트로트 세대들도 음원에 반응하고 있다, 젊어졌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10. 성진우가 최근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트로트 가수들이 설 무대가 많이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었다. 같은 트로트 가수로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을 것 같다.
박주희: 10년 전과 비교하면 프로그램이 5분의 1로 줄었다. 정말 노래를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 신곡이 나와도 틀어줄 곳이 없다. 신인 트로트 가수들은 정말 너무너무 힘들 거다. 내가 신인일 때는 이름을 알리는데 3년 걸렸다면, 지금은 3년 넘게 노력해도 이름조차 알리기가 쉽지 않다.
10. 그러다보면 막다른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 들지 않나?
박주희: 아니다. 현장을 가면 현실과 괴리가 너무 크다. 지방 행사에 가면 아이돌도 오고, 포크송 하시는 분들도 오는데 트로트 가수가 현장 반응이 제일 좋다. 관객 입장에서 아이돌은 선망의 대상이지만, 트로트 가수들은 내가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부른다. 체험하는 즐거움이 있는 거지. 현장에선 이렇게나 반응이 뜨거운데 방송은 없다는 게 속상할 때가 좀 있다. 트로트가 인기가 없고, 대중이 원하지 않는 장르라면 현실을 받아들이겠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현실은 답답하지만 현장 가면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힘이 됐다.
10. 기억에 남는 공연 있나?
박주희: 가수들을 쉽게 볼 수 없는 곳에 사는 분들이 계신 곳에 갔을 때,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특히 섬 같은 곳에 공연을 가면, 마을 사람들 모두 공연장에 와 있다. 그런 곳에서 노래를 하면 다들 좋아하고, 노래도 같이 따라 불러주신다. 그러다보면 나도 신나서 무대 아래로 내려간다. 관객들과 함께 무대를 즐기는 재미가 있다. 나중엔 내 손에 용돈도 쥐어주시면서 노래 한 곡만 더 해달라고 말씀하신다. 노래 잘하는 손녀딸 보는 느낌이신 거다. 그럼 일단 받은 다음에, 아이들한테 가서 용돈 줄 테니 내가 노래 부르면 춤추라고 시킨다. (웃음) 그런 곳에 가면 가수라기 보단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따뜻한 분들이다.
박주희: 모 잡지 화보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목은정 디자이너의 한복을 입었다. 현장에 계셔서 ‘오빠야’ 앨범을 선물로 드렸다. 그 앨범에 ‘사랑의 아리랑’이란 곡이 있는데, 목은정 디자이너가 의상을 입혀보시면서 그 노래를 듣더니 “노래 정말 좋다. 나중에 내 옷 입고 이 노래 불러주면 안 되겠냐”고 말씀하셨다. 나중에 진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게 됐고, 그때부터 인연이 시작된 거다.
10. 진짜 특별한 경험이었겠다.
박주희: 선생님이 빅토리아 시크릿처럼 가수의 라이브에 맞춰 모델들이 워킹하는 모습을 오래 전부터 꿈꿨다고 하시더라. 내가 나와 같이 실현한 거다. (웃음) 목은정 디자이너의 한복을 알리는 쇼고, ‘사랑의 아리랑’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로 선정된 아리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노래지 않느냐. 외국인들 앞에서 우리 문화를 알린 것 같아 자긍심이 느껴졌다. 같이 갔던 우리나라 모델들도 굉장히 뿌듯해 했다.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10. 무대 위에 오를 때랑 런웨이에 오를 때 느낌이 또 다르지 않나?
박주희: 물론이다. 가수로 무대에 올랐을 때 반응이랑, 패션쇼에서 오를 때의 느낌이 완전 다르다. 패션쇼는 내가 아니라 의상을 보기 위해 온 분들이라 내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뚫어지게 나를 쳐다본다. 또, 패션쇼는 나보다 옷을 보여드리는 게 더 먼저니까 그걸 또 신경 안 쓸 수 없다. 옷마다 특징이 있는데 그런 걸 잊지 말고 강조해야 해서, 두 배로 집중하게 된다.
10. ‘자기야’가 벌써 11년 전에 발표한 노래더라.
박주희: 다들 ‘자기야’가 나온 지 10년이 넘었다고 하면 놀란다. 아직도 최신 노래 같은 느낌인가 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자기야’는 시대를 초월한 음악인 것 같다. 트로트란 그런 것 같다.
10. 그런데 트로트는 가수보다 노래가 유명한 경우가 훨씬 많은 듯하다. 그런 점에서 아쉬운 마음은 없나?
박주희: ‘자기야’를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 노래로 날 알리는 것도 좋지만, 내가 노래를 불러서 행복하고, 내 노래로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람들이 “박주희가 부른 노래가 뭐지”라고 말하는 것보다 “‘자기야’ 노래 알아? 그 노래 좋아”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복인 것 같다. 이 이상은 욕심인 것 같다. ‘자기야’가 그야말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노래지 않느냐. 마이크를 객석에 넘겼을 때, 모두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10 . ‘왜 가니’는 얼마나 사랑을 받길 바라나?
박주희: 전 국민이 신나고 즐겁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 스트레스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왜 가니’를 듣고 기분 좋아지고 신났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의 행복에 박주희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 그게 노래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요즘 진인사대천명이란 말에 꽂혔다. 인기곡은 내가 판단하는 것 아니라 대중이 판단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즐기다 보면 나머지는 저절로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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