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4부작짜리 단막극’이라는 미비한 첫 발을 내디뎠던 ‘백희가 돌아왔다’가 대중들의 호평 속에 창대하게 마무리됐다.
지난 6일 첫 전파를 탄 KBS2 ‘백희가 돌아왔다(이하 백희)’는 방송 직후 한국판 ‘맘마미아’라는 극찬을 받으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백희’는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매력을 발산하며 매 회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애정이 컸던 만큼 ‘백희’의 종영에 대한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만만치 않다. 단막극을 대하드라마로 만들어달라는 이례적인 요청이 쇄도할 정도. ‘백희’가 단막극이라는 악조건에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았다.
▶ 울렸다가 웃겼다가. ‘단짠’ 폭발하는 스토리
‘백희’는 끈끈한 개연성 속에 웃음과 감동을 모두 녹여냈다.
옥희(진지희)의 아빠 후보로 나선 아재 3인방 우범룡(김성오), 차종명(최대철), 홍두식(인교진)은 옥희를 위해 전용 운전기사를 자처하고,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것도 모자라 기꺼이 ‘삥’을 뜯기는 등 단 내 나는 부성애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백희와 옥희 모녀의 관계 역시 훈훈했다. 물론, 백희는 옥희에 “나를 벌주려고 태어난 애 같다”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고, 옥희 역시 지지 않고 “누가 물어보면 엄마 없다고 한다”라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들의 이면에는 물보다 진한 애정이 숨어있었다. 백희는 옥희를 도둑으로 의심한 슈퍼 가게에 찾아가 법적 조항을 들어 문을 닫게 만들었고, 옥희에게 막말하는 남편 신기준(최필립)에 분노를 표했다. 이후 옥희 역시 자신 때문에 진학도, 꿈도 포기했던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했다.
백희와 범룡의 가슴 절절한 과거는 짠 내가 폭발한 대목이다. 특히 18년 동안 오해 때문에 범룡을 미워했던 백희는 “이제 어떻게 하냐”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범룡 역시 백희가 이혼을 한 이후에도 자신의 처지가 부끄러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가 하면, 두 모녀를 위해 돈을 벌러 떠나겠다는 결심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모두 결국 꽃길을 걸었다. 이제야 ‘그날’의 진실에 종명과 두식은 고개를 들 수 없었지만, 두 사람은 새로운 행복을 찾았다. 범룡과 백희 모녀 역시 소소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족이 됐다.
‘단짠’매력과 더불어 억지스럽지 않은 인물들의 화해와 성장의 과정은 ‘백희’의 성공 포인트가 됐다.
▶ 숨 쉴 틈 없는 전개
‘백희’는 숨이 짧은 단막극인 만큼 빠르게 전개됐다. 이는 대중에게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했다.
4회로 방송된 ‘백희’ 속에는 백희의 화려했던 과거와 가슴 아픈 로맨스, 옥희의 아빠 찾기, 빨간 양말 캠코더를 둘러싼 미스터리 등 수많은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게다가 어떤 에피소드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얽히고설킨 인물들이 화해를 하는 모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의 “화장실을 갈 틈이 없다”는 반응이 십분 이해가 될 정도다.
대작이 그러하듯 숨 막힐 정도의 화려한 전개는 아니었지만, ‘백희’는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인물들의 대사와 감동적인 스토리, 인물들이 점차 마음을 열고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 볼거리 화려한 과거 회상 장면, 여기에 장면마다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비지엠까지 쉴 틈 없이 쏟아냈다. 게다가 “‘어남우’(어차피 남편은 우범룡)가 아니냐”는 일부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딸 옥희를 향한 다른 아빠 후보들의 끊임없는 애정은 옥희의 ‘아빠 찾기’에 유쾌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최종회에서 캠코더 사건의 범인 신기준(최필립)을 처단하기 위해 18년 만에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뭉친 ‘베키파’ 멤버들의 활약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들었다.
▶ 입체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
‘백희’는 배우들을 재발견할 수 있는 장이 됐다.
‘백희’에는 소위 드라마의 성공 척도로 볼 수 있는 한류 스타나 아이돌 주연 배우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백희’의 배우들은 강렬한 캐릭터를 만나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강예원은 천하무적 백희를 연기, 자신을 향한 삿대질에 사이다를 날리며 통쾌한 매력을 선보였다. 또 인교진은 누런 앞니를 드러내고 세상 진지한 홍두식을 연기하며 ‘재발견’의 핵심 인물이 됐다. 맛깔난 사투리뿐 아니라 곱게 빗어 올린 헤어스타일까지 자신의 것인 양 소화하는 그에게서 그간 젠틀했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성오 역시 악역의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김성오는 백희를 위해서 하늘의 별도 따올 순수 청년 범룡을 연기했다. 그는 과거 백희를 위해 밀당 없는 로맨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돌아온 백희에게도 변함없는 애정을 쏟아 섬월도를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빵꾸똥꾸야”를 외치던 진지희는 옥희를 통해 성인 배우들과 대적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지닌 여배우로 발돋움했다. 단역, 조연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던 최대철은 사랑 앞에서 작아지는 백희의 동네 오빠 종명으로 제대로 얼굴을 알렸다.
거기에 끝까지 찌질 했던 ‘캠코더남’ 기준과 말은 험하게 해도 남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황장미(김현숙)까지, ‘중허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모두 백희를 중심으로 실타래처럼 얽혀 있으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드러낸 덕분에 “이 멤버 그대로 ‘백희 시즌2’를 제작하라”는 팬들의 성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지난 6일 첫 전파를 탄 KBS2 ‘백희가 돌아왔다(이하 백희)’는 방송 직후 한국판 ‘맘마미아’라는 극찬을 받으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백희’는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매력을 발산하며 매 회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애정이 컸던 만큼 ‘백희’의 종영에 대한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만만치 않다. 단막극을 대하드라마로 만들어달라는 이례적인 요청이 쇄도할 정도. ‘백희’가 단막극이라는 악조건에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았다.
▶ 울렸다가 웃겼다가. ‘단짠’ 폭발하는 스토리
‘백희’는 끈끈한 개연성 속에 웃음과 감동을 모두 녹여냈다.
옥희(진지희)의 아빠 후보로 나선 아재 3인방 우범룡(김성오), 차종명(최대철), 홍두식(인교진)은 옥희를 위해 전용 운전기사를 자처하고,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것도 모자라 기꺼이 ‘삥’을 뜯기는 등 단 내 나는 부성애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백희와 옥희 모녀의 관계 역시 훈훈했다. 물론, 백희는 옥희에 “나를 벌주려고 태어난 애 같다”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고, 옥희 역시 지지 않고 “누가 물어보면 엄마 없다고 한다”라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들의 이면에는 물보다 진한 애정이 숨어있었다. 백희는 옥희를 도둑으로 의심한 슈퍼 가게에 찾아가 법적 조항을 들어 문을 닫게 만들었고, 옥희에게 막말하는 남편 신기준(최필립)에 분노를 표했다. 이후 옥희 역시 자신 때문에 진학도, 꿈도 포기했던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했다.
백희와 범룡의 가슴 절절한 과거는 짠 내가 폭발한 대목이다. 특히 18년 동안 오해 때문에 범룡을 미워했던 백희는 “이제 어떻게 하냐”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범룡 역시 백희가 이혼을 한 이후에도 자신의 처지가 부끄러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가 하면, 두 모녀를 위해 돈을 벌러 떠나겠다는 결심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모두 결국 꽃길을 걸었다. 이제야 ‘그날’의 진실에 종명과 두식은 고개를 들 수 없었지만, 두 사람은 새로운 행복을 찾았다. 범룡과 백희 모녀 역시 소소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족이 됐다.
‘단짠’매력과 더불어 억지스럽지 않은 인물들의 화해와 성장의 과정은 ‘백희’의 성공 포인트가 됐다.
▶ 숨 쉴 틈 없는 전개
‘백희’는 숨이 짧은 단막극인 만큼 빠르게 전개됐다. 이는 대중에게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했다.
4회로 방송된 ‘백희’ 속에는 백희의 화려했던 과거와 가슴 아픈 로맨스, 옥희의 아빠 찾기, 빨간 양말 캠코더를 둘러싼 미스터리 등 수많은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게다가 어떤 에피소드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얽히고설킨 인물들이 화해를 하는 모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의 “화장실을 갈 틈이 없다”는 반응이 십분 이해가 될 정도다.
대작이 그러하듯 숨 막힐 정도의 화려한 전개는 아니었지만, ‘백희’는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인물들의 대사와 감동적인 스토리, 인물들이 점차 마음을 열고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 볼거리 화려한 과거 회상 장면, 여기에 장면마다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비지엠까지 쉴 틈 없이 쏟아냈다. 게다가 “‘어남우’(어차피 남편은 우범룡)가 아니냐”는 일부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딸 옥희를 향한 다른 아빠 후보들의 끊임없는 애정은 옥희의 ‘아빠 찾기’에 유쾌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최종회에서 캠코더 사건의 범인 신기준(최필립)을 처단하기 위해 18년 만에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뭉친 ‘베키파’ 멤버들의 활약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들었다.
▶ 입체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
‘백희’는 배우들을 재발견할 수 있는 장이 됐다.
‘백희’에는 소위 드라마의 성공 척도로 볼 수 있는 한류 스타나 아이돌 주연 배우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백희’의 배우들은 강렬한 캐릭터를 만나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강예원은 천하무적 백희를 연기, 자신을 향한 삿대질에 사이다를 날리며 통쾌한 매력을 선보였다. 또 인교진은 누런 앞니를 드러내고 세상 진지한 홍두식을 연기하며 ‘재발견’의 핵심 인물이 됐다. 맛깔난 사투리뿐 아니라 곱게 빗어 올린 헤어스타일까지 자신의 것인 양 소화하는 그에게서 그간 젠틀했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성오 역시 악역의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김성오는 백희를 위해서 하늘의 별도 따올 순수 청년 범룡을 연기했다. 그는 과거 백희를 위해 밀당 없는 로맨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돌아온 백희에게도 변함없는 애정을 쏟아 섬월도를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빵꾸똥꾸야”를 외치던 진지희는 옥희를 통해 성인 배우들과 대적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지닌 여배우로 발돋움했다. 단역, 조연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던 최대철은 사랑 앞에서 작아지는 백희의 동네 오빠 종명으로 제대로 얼굴을 알렸다.
거기에 끝까지 찌질 했던 ‘캠코더남’ 기준과 말은 험하게 해도 남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황장미(김현숙)까지, ‘중허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모두 백희를 중심으로 실타래처럼 얽혀 있으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드러낸 덕분에 “이 멤버 그대로 ‘백희 시즌2’를 제작하라”는 팬들의 성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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