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배우 김태리가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김태리가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연극영화과가 아닌 신문방송학과를 나왔다. 또래 배우들에 비해 배우를 조금 늦게 준비한 셈이다.
김태리: 대학에 들어가서 신입 단원을 모으기 위한 연극을 처음 봤었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극반에 들어가 직접 연극을 했는데, 예상대로 재미있더라. (웃음) 그냥 연극을 계속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물 흘러가듯이 여기까지 정말 자연스럽게 흘러온 것 같다. 좋은 연극반에 들어갔고, 좋은 극단을 만났고, 또 좋은 소속사를 만났다. 운과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 ‘아가씨’ 오디션도 아마 1차에 봤으면 바로 떨어졌을 거다. 감독님이 고르고 고르시다가 지치셨을 때쯤 내가 오디션을 본 거라서… (웃음)

10. 극단 생활은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나?
김태리: 연기적인 부분 외에는 힘든 건 없었다. 연극을 준비하면서 내가 맡은 부분을 제대로 못 해내는 것이 속상했을 뿐, 극단에서 지내거나 단원으로 있는 것이 힘들진 않았다. 내가 잡일도 굉장히 잘하고, 먼저 하겠다고 나서는 편이 선배들이 많이 예뻐해 주셨다.

10. ‘아가씨’ 현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섰을 것 같다.
김태리: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했다. 선배들도 나를 신인 배우 김태리가 아닌 동료 배우, 상대역으로 동등하게 봐주셨다.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태도나 배우로서의 마음가짐 등 딱히 하나를 꼬집기 힘들 정도로 정말 배운 것이 많다. 이것들을 다음 작품에서 얼마나 써먹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배우 김태리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 한경 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김태리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 한경 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아가씨’를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
김태리: 쉬는 시간마다 촬영장을 참 많이 ‘뽈뽈’ 돌아다녔다. (웃음) 그러다 어디 한 곳에 앉아서 열심히 촬영을 준비하던 스태프 바라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기분이 참 뭉클했었다. 이 영화를 위해 정말 많은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공을 들여 세트를 만들고, 소품을 준비하고, 조명을 만지는 그 모습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모른다.

10. 김태리가 느끼는 연기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태리: 순간적으로 “이건 이렇게 하면 어떨까?”하고 창의적인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연기하다가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굉장히 짜릿하다. 또, 연극과 영화가 각각 다른 즐거움이 있다. 연극은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영화는 순발력 있게 새로운 연기가 탁하고 나올 때, 그때 느끼는 즐거움이 무척이나 크다. 배우들 간에 호흡을 맞추는 재미도 있다.

10. ‘아가씨’로 칸에도 다녀오고, 무대 인사나 인터뷰 등 홍보도 열심히 하는 중이다. 피곤하지 않나? 재충전이 필요할 때인 것 같은데.
김태리: 이미 재충전의 시간은 가졌다. 올해 초에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은 어서 빨리 연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웃음)

배우 김태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김태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김태리: 그냥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사실 내가 어떤 연기를 하든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건 좋게 보이고, 어색한 건 어색하게 보인다.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내가 어떤 평가를 받든, 계속해서 배우를 할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특별히 어떤 역할을 하고 싶고, 어떤 이미지를 쌓을 것이라는 계획 같은 건 세우지 않았다. 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이뤄지리란 보장도 없고, 내가 그걸 감당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저 내가 맡은 역할을 그때그때 잘 해내는 것이 목표다.

10. ‘아가씨’는 김태리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김태리: 내 연기 인생에서 이제 막 첫 번째 계단에 올라온 거다. ‘아가씨’는 평범한 옷을 입는 김태리에게 누군가 다가와 좋은 신발을 신겨주고, 예쁜 귀걸이를 걸어주고, 멋진 외투를 입혀준 것으로 생각한다. 나를 그럴 듯하게 꾸며준 거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서 ‘김태리 다시 보니 별거 없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만약 그런 얘기를 진짜로 듣게 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을 거다. 그때 내가 가진 능력을 객관적으로 말해준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혹평을 듣는 것도 배움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그다음에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 되니까. 얼른 남들이 입혀주고, 신겨줬던 걸 스스로 할 수 있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배우 김태리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미소를 짓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김태리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미소를 짓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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