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김새론 / 사진=텐아시아 DB
김새론 / 사진=텐아시아 DB


‘3김(金)’시대가 열렸다.

더 이상 아역배우가 아니다. 어엿한 여주인공이다. 배우 김새론, 김소현, 김유정은 요즘 방송가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선한’ 얼굴이다. 현재 JTBC ‘마녀보감’에 출연 중인 김새론은 단 2회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이후 김소현, 김유정은 각각 tvN ‘싸우자 귀신아’,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안방극장에 얼굴을 내비친다.

▶ 어떤 작품에 출연하나?

김새론은 지난 13일 첫 방송된 ‘마녀보감’(극본 양혁문, 연출 조현탁)에서 비운의 공주 연희 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흑무녀의 흑주술로 태어난 연희는 저주를 받아 태어나자마자 버림받고 마녀가 된다. 김새론은 밝고 사랑스럽지만 홀로 갇혀 사는 외로움와 그리움을 섬세한 연기로 소화해냈다. 무엇보다 14살 연상의 윤시윤과도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앞으로 두 사람이 그려나갈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소현은 오는 7월 방송되는 ‘싸우자 귀신아’(극본 김지선)를 통해 여고생 귀신 김현지로 분한다. 김현지는 19년 짧은 인생을 평생 공부만 하다 수능 전날 사고로 죽은 귀신이다. 수능을 치르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함께 퇴마를 하자는 박봉팔(옥택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남다른 오지랖으로 귀신들의 온갖 사연을 들어주며 저세상으로 돌려보낸다. 김소현은 특유의 발랄함으로 엉뚱한 매력의 귀신을 제대로 소화해낼 예정이다.

김유정은 오는 8월 1일 첫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연출 김성윤)을 통해 엉겁결에 환관이 된 남장여자 홍라온 역할을 맡았다. 김유정은 효명세자, 이영 역의 박보검과 로맨스 호흡을 맞춘다. 홍라온은 사랑스러운 뺀질이로 생활력 강하고 처세의 달인이다. 예쁜 한복이 아닌 내관복을 입게 된 김유정의 모습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김소현 / 사진=텐아시아 DB
김소현 / 사진=텐아시아 DB
▶ 제 나이 찾아가는 배역들

드라마 여주인공의 나이가 왜 이렇게 어려진걸까? JTBC 송원섭 CP는 “‘마녀보감’ 연희는 17세에서 성장이 멈췄다. 17세까지는 정상적으로 성장했지만 그 뒤에는 변하지 않는 설정이다. 소녀의 모습을 계속 지니고 있다”면서 “때문에 처음부터 어린 배우들을 물망에 놓고 캐스팅 작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사극이나 기타 드라마에서 20대가 10대 역할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이가 있기 때문에 어색해 보이는 것이 분명 있었다”면서 “제 역할에 맡는 나이대의 배우를 캐스팅하게 되면서 10대 여배우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측 관계자 역시 “홍라온 역할만 두고 봤을 때 김유정의 나이대가 연기하는 것이 맞다”며 “그 역할에 가장 잘 맞는 배우를 찾다보니 이러한 캐스팅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배우 기획사의 홍보팀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등학생 역할도 성인 연기자들이 맡아서 연기를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이왕이면 나이가 어린 역할은 어린 배우들이 하는 것이 대중들에게 더 와 닿는다. 표현할 수 있는 부분도 훨씬 많아진다. 그래서 요즘은 나이와 상관없이 10대 배우들에게도 주연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정 / 사진=텐아시아 DB
김유정 / 사진=텐아시아 DB
▶ 인지도 그리고 연기력까지

무엇보다 김새론, 김소현, 김유정은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라는 점에서 방송가에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영화 ‘여행자’로 데뷔한 김새론은 바로 다음해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의 상대역으로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력을 향상시키며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7년 ‘행복한 여자’로 데뷔한 김소현은 이후 ‘해를 품은 달’과 ‘옥탑방 왕세자’에서 얌전해 보이지만 사실 욕심 많은 악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첫 주연을 맡은 OCN ‘리셋’과 KBS2 ‘후아유-학교 2015’, ‘페이지 터너’ 등에서 러브라인부터 1인 2역, 시각장애인 연기 등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하며 어린 나이에 ‘믿고 보는 배우’ 자리를 공고히 했다.

지난 2003년 CF로 데뷔한 김유정은 KBS2 ‘구미호:여우누이뎐’과 MBC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대중들의 눈길을 끌었다. ‘해를 품은 달’에서 김유정은 여진구와 애절한 러브라인을 이루며 성인 연기자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여러 방송을 통해 ‘잘 자란 아역’으로 관심의 대상이 됐다.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진은 “홍라온은 능청스러움부터 뺀질거림, 사랑스러움까지 모두 가진 인물이다. 김유정이 그간 보여준 탄탄한 연기력으로 홍라온의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한 방송관계자는 “20대 여배우 기근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가가 인지도도 있고, 연기력도 바탕이 된 ‘3김’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아역배우 출신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더불어 이들의 연기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 역시 많아졌기 때문에 활약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 아역배우들은 성인 연기자 못지않게 연기를 잘한다. 때문에 아역배우와 성인배우의 경계도 점차 흐려지고 있다”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역할에 가장 잘 맞는 배우를 구하다 보니 연기력이 바탕이 된 참신한 얼굴에 주목을 하게 됐다. ‘3김’이 여기에 딱 떨어지기 때문에 방송가에서 환영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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