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아이돌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제가 저 나이에는 못 했을 것 같은데, 아주 똑똑한 친구들이에요. 아이디어와 자신감이 넘치고, 무대를 즐길 줄 아는 능력도 갖췄죠. 덕분에 신선한 기운을 많이 받습니다.”

뮤지컬 배우 카이의 말이다. 그가 말하는 ‘친구들’은 뮤지컬 ‘삼총사’를 통해 같은 역할을 맡은 남성 아이돌그룹 비원에이포(B1A4) 산들, 신우 그리고 제국의아이들 박형식이다.

이처럼 ‘아이돌’의 뮤지컬 무대 진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최근에는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물론 아이돌그룹에 몸담고 있으면서 드라마나 영화, 예능까지 다방면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요즘이지만, 뮤지컬이란 다소 생경한 장르까지 파고들면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복수의 가요 관계자들은 “가수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것은 물론, 연기력과 순발력 등 다양한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뮤지컬”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사실 과거에는 아이돌의 뮤지컬계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다. 단순 ‘티켓 팔이’를 위한 목적으로만 봤다면, 지금은 탄탄한 실력을 겸비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나 예능에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 아이돌그룹의 멤버는 사실 솔로나 유닛 활동이 아니면 설자리가 마땅치 않다. 이 같은 상황에 뮤지컬은 사막의 오아시스같이 떠오른 셈이다.

노래 실력은 물론이고, 연기와 예능적인 순발력 그리고 국내외 공연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뮤지컬 무대이기 때문이다.

아이돌그룹의 뮤지컬 도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을 펼치며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도 당당히 꿰찬 이들도 적지 않다.

1대 아이돌로, 현재는 ‘뮤지컬 배우’로 더 입지를 굳힌 핑클 출신 옥주현부터 S.E.S 바다를 비롯해 그 뒤를 JYJ 김준수, 비스트 양요섭, 슈퍼주니어 규현, 소녀시대 서현, 샤이니 키 등이 이으며 또 다른 무대인 뮤지컬을 통해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따가운 시선 탓에 아이돌그룹 출신들은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덕분에 관객들에게 박수받고, 뮤지컬 배우들에게도 인정받을 정도의 위치에 올라섰다.

이처럼 아이돌들은 그룹으로는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끼와 재능을 뮤지컬이란 새로운 장르를 통해 발산하고 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텐아시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