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바야흐로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가 시작됐다. 지난해 발표된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세계 음악시장 매출액에서 온라인 판매액이 CD와 레코드 판매액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온라인 시장 내에서도 유료 다운로드 매출은 점점 감소하는 데 반해 월정액 스트리밍의 매출 규모는 매 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음악 시장 재편은 부정할 수도, 거스를 수도 없는 흐름이 됐다.
▲ 인디 음악, 위기인가 기회인가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는 음원 가격 하락을 불렀다. 월정액 서비스가 지배적인 국내 시장의 경우 상황은 더욱 안 좋았다.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 대표는 지난해 열린 ‘2015 국제 콘텐츠 콘퍼런스’에서 “국내 음악 시장에서 음원 한 곡 당 가격은 60원 선에서 결정된다. 이는 해외 가격의 8~15%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바른음원협동조합의 신대철 이사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월정액 스트리밍의 가격은 약 7원 정도의 A4용지 한 장 가격에 육박했고, 단품 다운로드 가격은 700원(할인가) 하는 신라면 가격에 도달했다”고 언급하며 “여전히 지옥”이라고 비판했다. 음원 수익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는 구조. 인디 뮤지션들에게는 더욱 절망적인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위기 안에도 기회의 실마리는 있다. 음원 가격이 낮아졌다는 것은 음악에 대한 진입 장벽 또한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인디 음악 입문도 전보다 쉬워졌다. 고건혁 대표는 “수입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적게 팔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가격이 낮으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인디 음악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CD를 잘 파는 밴드도 약 2~3,000장밖에 못 팔았다. 그런데 이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팀의 음반도 3만 명 정도는 스트리밍을 한다. CD 시절 보다 음악이 퍼질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것”이고 말했다.
▲ 최신음악 페이지가 보여주지 않는 것들
“음악이 퍼질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신진 뮤지션에게도 유효한 말일까.
지난 달 12일 발매된 밴드 낙타사막별의 정규 1집 ‘낙타사막별’은 네이버 뮤직 이주의 발견에 선정되며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이 앨범의 발매 소식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8개 주요 음원사이트 중 절반 이상의 사이트가 최신음악 페이지에 낙타사막별의 앨범을 누락시켰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멜론과 업계 2, 3위의 지니, 엠넷닷컴도 여기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위 사이트들에서 낙타사막별의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모두 가능하다. 다만 노출이 되지 않을 뿐이다. 심지어 가장 공평해야 할 최신 음악 페이지에서조차 말이다.
멜론 관계자는 “최신 음악 페이지 지면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모든 음반을 게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의성과 인지도에 따라 결정한다.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니와 엠넷닷컴 역시 비슷하다. 시기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인지도가 높은 아티스트의 앨범이 중요 앨범으로 선정되고, 그 순위에 따라 페이지에 등장하는 것.
낙타사막별이 소속된 르 프렌치 코드의 한 관계자는 “물론 노출이 된다면야 좋겠지만, 음반이 알려지는 건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다만 인디 뮤지션 혹은 소규모 레이블이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쉽긴 하다”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스트리밍 시장 역시 K팝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K팝의 1/3 수준으로라도 인디 음악을 노출할 수 있는 채널이나 지원이 있다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 음원사이트, 인디와 친해지기
한계를 보완하려는 노력도 물론 있다. 멜론의 경우 ‘인디스트리트’ 코너를 통해 인디 음악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한다. 아울러 마케팅 플랫폼 파트너센터를 구축해 아티스트와 이용자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을 지원한다. 파트너센터에 등록한 아티스트는 멜론이 제공한 정보를 기반으로 자신의 팬을 찾아 스르로를 홍보할 수 있게 됐다. 관계자는 “당 사는 파트너센터를 통해 지난 10년 간 축적해 온 빅데이터를 아티스트(기획사)에게 개방, 이용자들의 특성이나 콘텐츠 소비 패턴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아티스트는 이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공연 소식을 알리거나 라이브 영상을 게재하는 등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때문에 비교적 인지도가 낮거나 자본력이 취약한 인디 뮤지션들도 파트너센터를 활용해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니 뮤직은 K-인디 차트를 운영해 가장 인기 있는 신보를 소개한다. 또 매거진 내 인디투고 페이지를 개설해 인디 뮤지션과의 심층 인터뷰를 제공하고 있으며 공연 초대, CD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엠넷닷컴은 M긱스를 통해 뮤지션들에게 라이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해당 공연의 영상은 홈페이지 내 M긱스 페이지에 게재돼 보다 많은 음악팬들에게 노출된다. 관계자는 “인디 음악뿐만 아니라 록, 월드 뮤직 발라드 등 다양한 음악을 모두 아우르려고 한다. 참여 뮤지션은 관객들을 직접 만날 수도 있고, 공연 내용이 영상으로 남아 노출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 참여를 원하는 뮤지션은 기획사 혹은 고객센터를 통해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엠넷닷컴은 지난해 10월 KBS2 ‘톱밴드3’ 출연자들과 스폰서쉽 계약을 체결, 음원 제작 및 유통, 곡 검색 광고 등을 지원하며 인디·록 음악의 저변 확대에도 힘쓴 바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2015 한국음악산업 백서(한국콘텐츠진흥원 발행), 각 음원사 홈페이지
▲ 인디 음악, 위기인가 기회인가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는 음원 가격 하락을 불렀다. 월정액 서비스가 지배적인 국내 시장의 경우 상황은 더욱 안 좋았다.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 대표는 지난해 열린 ‘2015 국제 콘텐츠 콘퍼런스’에서 “국내 음악 시장에서 음원 한 곡 당 가격은 60원 선에서 결정된다. 이는 해외 가격의 8~15%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바른음원협동조합의 신대철 이사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월정액 스트리밍의 가격은 약 7원 정도의 A4용지 한 장 가격에 육박했고, 단품 다운로드 가격은 700원(할인가) 하는 신라면 가격에 도달했다”고 언급하며 “여전히 지옥”이라고 비판했다. 음원 수익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는 구조. 인디 뮤지션들에게는 더욱 절망적인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위기 안에도 기회의 실마리는 있다. 음원 가격이 낮아졌다는 것은 음악에 대한 진입 장벽 또한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인디 음악 입문도 전보다 쉬워졌다. 고건혁 대표는 “수입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적게 팔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가격이 낮으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인디 음악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CD를 잘 파는 밴드도 약 2~3,000장밖에 못 팔았다. 그런데 이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팀의 음반도 3만 명 정도는 스트리밍을 한다. CD 시절 보다 음악이 퍼질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것”이고 말했다.
“음악이 퍼질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신진 뮤지션에게도 유효한 말일까.
지난 달 12일 발매된 밴드 낙타사막별의 정규 1집 ‘낙타사막별’은 네이버 뮤직 이주의 발견에 선정되며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이 앨범의 발매 소식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8개 주요 음원사이트 중 절반 이상의 사이트가 최신음악 페이지에 낙타사막별의 앨범을 누락시켰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멜론과 업계 2, 3위의 지니, 엠넷닷컴도 여기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위 사이트들에서 낙타사막별의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모두 가능하다. 다만 노출이 되지 않을 뿐이다. 심지어 가장 공평해야 할 최신 음악 페이지에서조차 말이다.
멜론 관계자는 “최신 음악 페이지 지면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모든 음반을 게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의성과 인지도에 따라 결정한다.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니와 엠넷닷컴 역시 비슷하다. 시기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인지도가 높은 아티스트의 앨범이 중요 앨범으로 선정되고, 그 순위에 따라 페이지에 등장하는 것.
낙타사막별이 소속된 르 프렌치 코드의 한 관계자는 “물론 노출이 된다면야 좋겠지만, 음반이 알려지는 건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다만 인디 뮤지션 혹은 소규모 레이블이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쉽긴 하다”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스트리밍 시장 역시 K팝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K팝의 1/3 수준으로라도 인디 음악을 노출할 수 있는 채널이나 지원이 있다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한계를 보완하려는 노력도 물론 있다. 멜론의 경우 ‘인디스트리트’ 코너를 통해 인디 음악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한다. 아울러 마케팅 플랫폼 파트너센터를 구축해 아티스트와 이용자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을 지원한다. 파트너센터에 등록한 아티스트는 멜론이 제공한 정보를 기반으로 자신의 팬을 찾아 스르로를 홍보할 수 있게 됐다. 관계자는 “당 사는 파트너센터를 통해 지난 10년 간 축적해 온 빅데이터를 아티스트(기획사)에게 개방, 이용자들의 특성이나 콘텐츠 소비 패턴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아티스트는 이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공연 소식을 알리거나 라이브 영상을 게재하는 등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때문에 비교적 인지도가 낮거나 자본력이 취약한 인디 뮤지션들도 파트너센터를 활용해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니 뮤직은 K-인디 차트를 운영해 가장 인기 있는 신보를 소개한다. 또 매거진 내 인디투고 페이지를 개설해 인디 뮤지션과의 심층 인터뷰를 제공하고 있으며 공연 초대, CD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엠넷닷컴은 M긱스를 통해 뮤지션들에게 라이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해당 공연의 영상은 홈페이지 내 M긱스 페이지에 게재돼 보다 많은 음악팬들에게 노출된다. 관계자는 “인디 음악뿐만 아니라 록, 월드 뮤직 발라드 등 다양한 음악을 모두 아우르려고 한다. 참여 뮤지션은 관객들을 직접 만날 수도 있고, 공연 내용이 영상으로 남아 노출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 참여를 원하는 뮤지션은 기획사 혹은 고객센터를 통해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엠넷닷컴은 지난해 10월 KBS2 ‘톱밴드3’ 출연자들과 스폰서쉽 계약을 체결, 음원 제작 및 유통, 곡 검색 광고 등을 지원하며 인디·록 음악의 저변 확대에도 힘쓴 바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2015 한국음악산업 백서(한국콘텐츠진흥원 발행), 각 음원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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