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는 최근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정기총회를 25일 열자고 부산시에 요청했으나 부산시는 정기총회 일정을 잠정 보류키로 결정했다. 정기총회가 열리지 않으면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돼 자동으로 해촉된다.
BIFF 집행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2007년 2월 24일 BIFF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위촉된 이후 9년째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과 함께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BIFF와 부산시의 갈등은 2014년 제19회 부산영화제 기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을 두고 시작됐다. 양측의 대립은 정치적 외압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이후 감사원은 BIFF 조직위원회의 협찬금 중개수수료 회계 집행에 대한 감사를 벌였고, 부산시에 관련자 검찰 고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영화제 조직위원회와 영화계에서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퇴진과 BIFF를 길들이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이 집행위원장이 해촉되면 올해 BIFF는 지난해 7월 선임된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 혼자 꾸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영화인들이 부산시의 이 같은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정상적으로 행사가 진행될지 우려된다. 벌써부터 일부 영화 수입사들이 영화 상영을 거부할 뜻을 내비치고 있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 가운데 전세계 영화인들은 외압에 시달리는 BIFF를 지키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들이 지지 서명을 발표하는가 하면 주요 외신들이 BIFF가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BIFF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로 스물한 살을 맞는 BIFF의 앞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텐아시아 DB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