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검사외전
검사외전
공개날짜: 1월 25일(월) 오후 2시
공개장소: 메가박스 코엑스
감독: 이일형
제작: 영화사월광, 사나이픽쳐스
배급: 쇼박스
개봉: 2월 3일

줄거리: 다혈질 검사 변재욱(황정민)은 취조 중이던 피해자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이에 대한 누명을 쓰고 15년 형을 선고 받는다. 그로부터 5년 후. 법의 허점을 활용해 교도관들의 환심을 산 재욱은 나름 편한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그때 교도소에 새로 들어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을 만나게 되고, 그가 자신의 복수를 대행해 줄 선수임을 직감한다. 치원을 감옥 밖으로 내보낸 재욱의 원격 조종은 그렇게, 스타트!

리뷰: 자신의 얼굴에 상처를 낸 사내에게 한치원이 따져 묻는다. “당신 지금 무슨 짓을 한 줄 알아? A급 명품에 흠집을 낸 거라고!” 반박할 여지가 없다. 강동원이니까. 그러니까 ‘검사외전’은 그런 영화다. 가끔씩 허황되고, 때때로 진행이 어물쩍인데 강동원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이상하게 동조하게 되는 그런 영화.

‘검사외전’은 캐릭터의 매력이 내내 스크린에 후광을 비추는 영화다. 이일형 감독이 ‘비스티보이즈’(2008) 조감독 시절 취재한 ‘호스트’라는 직업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한치원은 강동원이라는 피사체를 만나, 사기꾼임에도 미워할 수 없는 (다른 의미의)‘사기’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강동원이 빚어낸 캐릭터 앞에서 관객은 처음엔 교도소를 런웨이 무대로 탈바꿈 시키는 신체매력에 탄성을 지르다가, 잔망스럽게 잔머리 굴리는 모습에 사랑스러워하다가, 어설픈 발음의 영어를 자신만만하게 내뱉는 모습에 급기야 손뼉을 치게 된다. 하트가 그려진 삶은 계란을 “러브~유!”하며 건네는 순간에는,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방법이 도무지 없음을 직감하게 된다.

전작 ‘검은사제들’에서 익숙하지 않은 장르의 영화를 친숙하게 보이게 하는 마술을 부린 강동원은 이번에는 뻔해 보일 수 있는 장르의 영화를 낯설게 느끼게 하는 매력을 발산해 낸다.

‘검사외전’은 버디무비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두 캐릭터가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버디무비와는 살짝 거리가 있다. 두 캐릭터가 짝이 된 뒤 엉키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우정과 신뢰를 쌓는 버디무비의 장점이 자칫 훼손될 수 있는 부분. 영화는 이를 ‘아바타’라는 설정으로 영리하게 대체했다. 그러니까 한치원은 감옥 속 변재욱의 아바타로서 기능하는데, 이를 위해 주조한 아이디어와 동원된 장치를 즐기는 맛이 쏠쏠하다.

‘검사외전’은 결점이 없는 영화는 아니다. 배우들의 개성과 매력에 비해 이 영화의 연출은 그리 유려하지 못하다. 영화 전체 리듬에 대한 장악력이 아쉽고, 범죄물에서 조성될 법한 긴장감도 크지 않으며, 그 탓에 사건 해결 과정에서의 쾌감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비스티 보이즈’ ‘군도’의 조연출 출신인 이일형 감독에겐 선배 윤종빈이 지니고 있는 어떤 묵직함이 결여 돼 있다. 그건 단순히 오락물이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이야기 전체 구조를 쌓아올리는 세심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매력적인 배우들이 있고, 감독이 이 배우들의 매력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야 하는지를 굉장히 잘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신과 누명, 복수라는 비극으로 엉켜져 있음에도 끝까지 유머를 잊지 않는 이 영화는 설 연휴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사실, 명절에 온 가족이 함께 극장 나들이를 할 만한 영화를 만난다는 게 그리 쉬운 일도 아니다.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7점

TEN COMMENTS, 태초에 강동원이 있었다. 전무후무 갓동원이 궁금하다면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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