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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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카라가 각자의 길을 떠난다.

지난 15일 카라의 소속사 DSP미디어는 보도자료를 통해 “카라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와의 전속 계약이 종료됐다”고 알렸다. ‘해체’라는 말은 없었지만, 사실상 해체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카라가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07년 데뷔 앨범 ‘블루밍(Blooming)’을 발매하고 가요계에 발을 내딛었지만, 데뷔 동기인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에 비해 성적이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원더걸스가 ‘국민 여동생’이란 타이틀을 얻고 소녀시대가 ‘넘버 원 걸그룹’으로 이름을 알리는 동안, 한승연은 스스로를 “생계형 아이돌”이라고 소개했다.

멤버 교체도 잦았고 소속사와의 분쟁도 있었다. 2008년 메인보컬 김성희의 탈퇴한 데 이어, 2011년 니콜, 구하라, 강지영이 DSP미디어를 상대로 전속계약해지 통보를 했다.(구하라는 초반 세 멤버들과 의견을 같이 했으나 입장을 번복했다.) 100일 가까이 분쟁이 이어졌고 멤버들은 소속사와 합의했으나, 니콜과 강지영은 2014년 전속계약이 종료되자 결국 카라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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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위기를 겪을 때마다 카라는 더욱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멤버들은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팀 이름을 알렸다. 심지어 KBS2 ‘체험 삶의 현장’과 같이, 고된 프로그램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성희의 빈자리는 구하라와 강지영이 채웠고, 강지영·니콜의 빈자리는 허영지가 채웠다. 기존 멤버들은 텃새 없이 새 멤버를 받아들였고, 새 멤버들은 또한 다부진 각오로 활동에 임했다. 덕분에 잦은 멤버 교체에도, 카라는 제 이름을 굳건히 지킬 수 있었다.

히트곡도 다수 남겼다. 카라는 ‘프리티걸’(2008), ‘미스터’(2009) ‘루팡’(2010) 등 따라 하기 쉬운 안무와 중독성 강한 노래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2009년에는 ‘허니(Honey)’로 음악방송 첫 1위를 차지했고, 2012년에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공연장이었던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단독콘서트를 개최했다.

일본에서의 인기도 어마어마했다. 2010년 정식 일본 데뷔, 4개월 만에 180억 원이라는 매출을 올렸다. 발매하는 앨범마다 오리콘 차트를 휩쓸었고, 2012년에는 한국 가수 중 최단 기간 동안 최소 싱글로 싱글판매 100만장을 돌파한 그룹에 등극했다. 그리고 이듬해, 한국 걸그룹 최초로 도쿄돔 콘서트를 열기까지 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3인의 멤버가 소속사를 이전하면서 카라 역시 사실상 해체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클릭비, 지오디의 예를 들며 카라의 재결합 가능성을 논하기도 한다. 그것이 1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는 몰라도 일말의 가능성이나마 남아있다는 뜻이다.

카라의 앞날에 대해서, 현재로선 무엇도 확언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들은 시련의 쓴 맛도, 영광의 단 맛도 알고 있다는 것. 그러니, 굳세어라 카라여. 여태껏 그래왔듯, 앞으로의 날들 역시 멤버 자신의 힘으로 가꿔 나가야 하기에.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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