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
160108_‘육룡이_나르샤’_역사가_스포라_더_재미있는_인물관계3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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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에 있어 역사는 정말 스포일러일까. 역사를 알고 보면 인물 간의 관계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는 첫 회부터 단 한 차례도 내주지 않고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의 인기 원동력 중 하나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유기적인 관계의 변화다. 역사가 스포일러인 드라마,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 ‘육룡이 나르샤’표 긴장백배 짝꿍을 짚어봤다.

# 하륜 “넌 날 정말 닮았어” vs 이방원 “거울 본 것이 언제요?”

역사적으로 하륜(조희봉)은 이방원(유아인)을 왕위에 올리는 책사다. ‘육룡이 나르샤’가 중반에 이른 가운데, 극 중 하륜과 이방원의 관계는 다소 적대적이다. 하륜이 ‘십팔자위왕설’을 퍼뜨리며 조민수(최종환) 곁에서 이성계 파의 개혁을 막으려 했기 때문.

그러나 눈 여겨 봐야 할 장면이 있다. 24회 속 이방원과 하륜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을 때, 하륜은 이방원에게 “넌 날 정말 닮았어”라고 말했다. 이방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거울 본 게 언제요?”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머지 않아 책사와 주군이 될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이는 매우 의미심장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 정몽주 “백성을 팔지 말거라” vs 이방원 “가르침 감사합니다, 스승님!”

이방원과 정몽주, 역사적으로 두 인물은 ‘하여가’와 ‘단심가’의 주인공이며 곧 피로 물들 관계이기도 하다. 이방원에 의해 정몽주가 격살당하기 때문. 이성계 파의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방법에는 반기를 든 정몽주. 이방원은 그런 정몽주에게 서서히 반감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27회에서 이방원과 마주하게 된 정몽주는 “다시는 백성을 팔지 말거라”며 지금의 개혁 의지가 백성을 위해서인지, 가문의 영달을 위해서인지 경고한 것. 후세에 기록될 역사보다 현재의 백성이 더 중요함을 주장한 이방원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스승님!”이라고 말한 뒤 차갑게 돌아섰다. 안방극장을 극도의 긴장감으로 물들인 장면이다.

# 정몽주 “고려의 틀 안에서 하세” vs 정도전 “왜 고려여야만 합니까?”

정몽주와 정도전(김명민)은 뜻을 함께 한 동지. 하지만 역사적으로 두 사람은 ‘조선 건국’을 두고 극명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정몽주는 고려라는 나라 안에서 개혁을 진행하고자 했지만, 정도전은 고려가 아닌 새 나라, 조선에서 새로운 개혁을 이루고자 했다.

27회 방송에서 정몽주는 정도전의 동굴에서 지도 속 신조선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수없이 고민해 완성시킨 정도전의 개혁안을 본 정몽주는 “고려의 틀 안에서 하세”라며 정도전을 설득했지만, 정도전은 “왜요? 왜 고려여야만 합니까?”라고 되물으며 꺾이지 않는 의지를 보였다. 좀처럼 뜻을 좁히지 못하는 두 사람의 치열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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