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그날의 분위기' 유연석
'그날의 분위기' 유연석
“웬만한면 그쪽이랑 자려구요.”

아니, 웬 해괴망측한 말인가. 처음 본 남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100% 성희롱감이다. 그런데 영화 ‘그날의 분위기’는 이를 로맨틱코미디로 탈바꿈시켰다. 자칫 불편할 수도 있다. 판에 박힌 로맨틱 코미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유연석 판타지’라고 하면 어떨까. ‘그날의 분위기’는 유연석이 선사하는 설렘의 모든 요소를 감상할 수 있다.

유연석은 ‘그날의 분위기’에서 자유연애를 표방하고, 작업했다 하면 100% 성공률을 자랑하는 맹공남 재현 역을 맡았다. 재현(유연석)은 KTX에서 처음 만난 수정(문채원)에게 “자려구요”, “반했거든요” 등 작업 멘트를 아무렇지 않게 던지며 대쉬한다. 그러나 “이 남자 뭐야?”하며 의심 쩍인 눈빛은 곧 하트로 가득해질 것이다. 밀양에서 시작해,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펼쳐지는 두 사람만의 일일 데이트가 성희롱이 아닌 멜로를 만들어낸다.

‘그날의 분위기’ 재현은 로맨틱한 매력을 총망라했다. 능글거리며 작업을 하다가도, 발마사지를 하는 다정함, 남자다움, 애절함 그리고 숨죽이게 만드는 키스신까지. 작정하고 유연석을 멋진 남자로 만들려는 시도가 곳곳에 눈에 보인다.

설렘 밥상을 차려놨지만, 떠먹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유연석은 확실히 차려진 밥상을 맛나게 먹었다. ‘응답하라 1994’ 칠봉이의 순애보, ‘맨도롱또?’ 건우의 남사친 매력도 아닌 새로운 로코 유연석의 매력이다. 바람기 서린 표정을 짓다가도, 아이처럼 해맑게 웃거나 진심으로 다가가는 재현의 여러 모습은 유연석의 도화지 같은 비주얼이 만든 시너지다. (넒은 어깨까지!!)

영화는 작위적인 우연이 반복되는 로맨틱코미디의 클리셰가 보이기도 한다. 대신 오픈 마인드로 설렐 준비가 됐다면 수정의 감정선에 따라 재현에게 자연스레 빠지게 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칠봉이’가 아닌 유연석 판타지에 제대로 빠질 준비가 됐는가. 1월 14일 개봉.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그날의 분위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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