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2015 빛낸 가수들
2015 빛낸 가수들
3사 연말가요제
3사 연말가요제
정녕 연말가요제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하는 것일까. 해마다 방송 3사는 가요제를 개최하며 화려하게 연말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역대급 라인업과 풍성한 콘텐츠를 준비하고도 ‘총체적난국’이라는 불명예를 얻고 마무리했다. 지난 27일 연말가요제 중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SBS ‘가요대전’이 그랬다. ‘가요대전’은 매번 지적을 받아온 카메라워크의 문제(일명 발카메라), 음향 사고, 분량 조절 실패 등으로 빛이 바랬다. 여기에 싸이 콘서트 녹화를 ‘가요대전’ 생중계인양 마무리하면서 정체성도 모호해졌다. SBS는 앞으로 남은 KBS, MBC 두 방송사의 타산지석이 됐다. 역대급 라인업이나 의미 있는 콘셉트도 좋지만, 진짜 연말가요제의 관전포인트가 필요하다.

# 편곡이 적절한가

연말가요제에서 ‘편곡’은 필수요소다. 모든 가수들이 2015년 사랑받았던 자신들의 히트곡을 새롭게 편곡해 들려준다. 그 과정에서 원곡보다 못한 편곡이 탄생되기도 한다. 히트곡을 즐기려다 기괴한 편곡에 흐름이 끊기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촉박한 준비 시간에도 나름의 색깔을 더하려는 노력이지만, 원곡의 매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편곡이 이뤄줘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된다.

# 음향사고가 나지 않는가

편곡이 잘됐더라도, 음향이 문제라면 소용 없다. 음향 사고는 연말가요제의 고질병이다. 26일 SBS ‘가요대전’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스태프들의 말이 전파를 타는 사고, 롤러코스터처럼 커졌다 작아지는 음량, 아예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고 등 각종 음향 사고 사례가 ‘가요대전’에서 발생했다. KBS와 MBC도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KBS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최초로 연말가요제를 개최하고, MBC는 일산 드림센터 6번 스튜디오, 상암 공개홀 그리고 임진각 파주 현지 타종까지 3원 중계다. 낯설고 복잡한 환경인만큼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 생방송 진행이 매끄러운가

흐름이 끊기지 않고 가요제를 즐길 수 있는 발판은 매끄러운 진행이다. SBS ‘가요대전’은 신동엽이라는 전문 MC와 차분한 아이유를 세워 진행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일부 병풍 인터뷰 등 논란이 있었으나 말을 더듬거나 순서를 놓치는 어수룩한 진행은 없었다. 다만, 하나의 무대가 끝나고 다음 무대로 넘어갈 때 조명이 늦게 꺼지거나 카메라 전환이 되지 않는 등 기술적인 실수가 조금씩 엿보이기도 했다. KBS, MBC들도 일단 전문 MC들을 배치했다. KBS는 이휘재가 택연-하니와 호흡을 맞추고, MBC는 김성주가 윤아와 만난다. MBC의 경우, 해마다 2원 중계 또는 3원 중계로 애를 먹었다. 올해는 과연 어떨까.

‘2013 SBS 가요대전’, 위 화면은 지드래곤과 태양이 무대를 마친 후 포옹하는 장면이다.
‘2013 SBS 가요대전’, 위 화면은 지드래곤과 태양이 무대를 마친 후 포옹하는 장면이다.
# 카메라워크가 적절한가

마지막 완성은 카메라워크다. 편곡, 음향, 진행 모든 것이 어우러진 화려한 볼거리를 화면 속에 잘 담아내야 소용이 있는 법. 그러나 연말가요제는 항상 가수보다 무대 세트를 자랑하는 카메라워크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SBS의 경우, 지난 2013 지드래곤과 태양 무대에서 서로 포옹으로 피날레를 할 때 얼굴이 아닌 발을 클로즈업해 역대급 카메라워크를 남긴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올초 지난해 MBC ‘가요대제전’에서 선보였던 무대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굿 카메라’, ‘베리굿 카메라’ 등 버전을 나눈 스페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모든 방송사가 연말가요제를 통해 역대급 라인업과 보기 드문 콜라보 등 평소 보기 힘들었던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물론 시간과의 싸움으로 만들어낸 최선의 결과일지 모르겠지만, 희귀템을 만들어내는 연말가요제인만큼 기본적인 실수는 없어야하지 않을까. 진짜 축제를 즐기고 싶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 큐브엔터테인먼트, 예당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네이버 페이지 캡처, SBS ‘가요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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