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선율 하나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또 그것을 해내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가슴 떨리는 일이다. 댄스, 록, 발라드, R&B, EDM, 힙합 등등 세상엔 정말 다양한 음악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발라드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어떤 이는 댄스를 들으며 흥을 돋우고, 어떤 이는 힙합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기도 한다. 작곡가가 없었다면 즐기지 못할 일들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곡가들의 세계는 어떨까. 음표를 그리며 감동을 전하는 작곡가들을 만난다. [편집자주]
이민수 작곡가01
이민수 작곡가01
이민수 작곡가는 파격과 대중성 사이에서 경계를 넘나들어 왔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 ‘러브(LOVE)’로 브아걸 변신의 시작을 만들었고, ‘아브라카다브라’로 정점을 찍었다. 아이유 ‘좋은날’, ‘너랑나’, ‘분홍신’ 등 아이돌씬에서 흔히 쓰지 않는 색깔로 주류를 이루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지난 11월 5일 발표된 브아걸 정규 6집 ‘베이직(BASIC)’ 타이틀곡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신세계’는 마치 신세계에 빨려들어가는 듯 몽환적이며 우주적인 사운드가 관통하는 곡. 브아걸 특유의 시원한 가창력과 코러스, 미료의 독특한 랩이 더해져 브아걸만의 색이 완성됐다. 이민수 작곡가의 파격을 넘나드는 작법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색깔이었다.

이민수 작곡가는 지난 2009년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브아걸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라 말했다. 7년이 지났고, 브아걸과는 4년만에 재회했다. ‘신세계’의 끝에서, 이민수 작곡가는 또 어떤 성장을 이뤘을까. 그는 “이제 성장보다는 확장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고 했다. 변치 않는 자신만의 색을 갖고 더 넓은 음악적 세계를 탐구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그 의지는 이민수 작곡가가 대중가요 작곡가로서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힘이었다.

Q. 브아걸 이번 앨범은 양자역학 이야기가 나와서 놀랐어요. 어떻게 양자역학을 떠올리게 됐나요?
이민수 : 처음부터 콘셉트를 ‘베이직’으로 생각했어요. 조영철 프로듀서님이 콘셉트를 잡았는데 ‘베이직’에 관련돼서 어떻게 접근을 할 것인가 고민했어요. 단어적인 것을 나열하다가 물리학적으로 접근을 하자고 말씀하셨어요. 그 전에도 평행우주라든지, 타임슬립 같은 콘셉트를 작업한 적이 있다보니 조금 더 브아걸 스럽게 접근을 하자고 이야기해서 탄생됐어요.

Q. 콘셉트 이야기를 듣고 처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이민수 : 올 게 왔구나? 하하하. 그 전에도 다른 어려운 콘셉트들이 많아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음악적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보다는 작사가님이 더 많은 고민을 했죠. 정확하게 읽히는 것으로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요. 음악적으로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Q. ‘신세계’에는 브아걸의 어떤 것을 담으려 했나요?
이민수 : 브아걸과는 4년만에 다시 작업하는 것이었어요. 브아걸이 기본적인 가창이 있고, 굉장히 유니크한 미료의 랩이 있잖아요. 가창이란 것은 어느 정도 화성도 있고, 테크닉도 있고, 톤도 있다는 것이에요. 그것과 미료의 랩에 주안점을 많이 뒀어요. 양자역학에 대한 ‘베이직’보다 브아걸 음악에 대한 ‘베이직’을 찾았죠.

Q. 데뷔 때부터 지켜봤던 브아걸인데, 4년 만에 다시 만나니 새로웠을 것 같아요.
이민수 : 멤버들이 SNS에 ‘본진 녹음’하러 왔다고 썼더라고요. 본진으로서의 편안함도 있을 것이고, 본진으로서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동시에 왔다갔다 했죠. 사실 현장가면 그냥 전쟁터에요.

Q. ‘신세계’ 속 미료의 랩 파트도 상당히 독특해요. 작곡가님이 생각하신 건가요?
이민수 : 미료가 랩을 했는데 한 4번 정도 저에게 거절당했어요. 미료의 랩이 특색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팀곡에서는 팀의 미료로서 랩을 요청했어요. 솔로곡에서는 미료가 잘하는 랩을 하고, 팀 색깔에 맞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신세계’가 키워드인데 미료 목소리가 그런 효과를 줘야 되지 않을까 이야기를 했고, 미료가 랩톤부터 다 바꿨어요.
이민수 작곡가02
이민수 작곡가02
Q. ‘신세계’는 다양한 음악장치가 있어요. 생소한 효과음도 많이 쓰이고, 여러 가지 변주를 많이 쓴 듯 보여요. 보컬 이펙트가 우주적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이민수 : 보컬 이펙트는 멤버 목소리로 샘플화시켜서 만들었어요. 미료, 가인 목소리도 있고, 다 섞여있어요. 그 이펙트 속에 실제로 화성이 같이 있는데 화음 파트를 소스로 들으면 다 있거든요. 그것을 믹스 과정에서 살짝 지우는 방향으로 있는 듯 없는 듯 표현하고 빌드업 되는 장치들이 나르샤 목소리를 조각내서 올리고 여러 가지 효과를 사용했죠.

Q. 만들어진 전체적인 앨범 그림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인가요?
이민수 : 멤버들은 4년만에 봤지만, 정말 똑같았어요. ‘식스센스’가 애들 가창의 극한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만큼 잘했어요. 아쉬운 것은 나이가 있다 보니 안무할 때 숨이 찬다는 것? 하하하.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저한테 아쉬운 것은 조금만 더 쉽게 풀었으면 어땠을까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어요. 멤버들한테는 찬양하고 싶어요. 잘했다! 앨범 수록곡도 다 너무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내 노래 빼고 다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지고릴라 형 ‘아토믹’ 같은 경우도 멜로디가 너무 예뻤어요.

Q. ‘신세계’나 브아걸 새 앨범을 두고 많은 해석도 있었고, 반응도 다양했어요. 제일 인상깊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이민수 : ‘이 노래는 믹스를 봐야 된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믹스에 신경을 많이 쓰긴 했거든요. (웃음) 제가 노래를 가슴으로 쓰지 않고, 머리로 쓴다는 말도 봤어요. 좋고 나쁜 것보다는 노래는 각자 듣고 판단하니까요. 이 노래는 대중적이지 않아 어려울 수도 있어요, 요즘 말로 감기지 않는다고 하니까. 클라이막스에서 서정적으로 빠지면 콘셉트가 무너질 것 같다고 생각했고, 혹은 콘셉트만 너무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이것저것 모니터를 많이 봤죠.

Q. 조영철 프로듀서와 콤비나 마찬가지잖아요. 프로듀서가 그림을 그리면 거기에 맞춰 작곡을 하는 형태인가요?
이민수 : 프로듀싱과 작곡이 거의 동시에 이뤄져요. 기획을 하면서 어떻게 가자고 했을 때 제가 노래 제안을 하는 것인데요. 먼저 구두로 제안을 해요. 브아걸 작업 때는 세 가지 경우를 제안했죠. 폭발적인 가창을 위주로 하는 것도 있고, ‘신세계’ 같이 트릭적인 음악, 변박과 변주가 굉장히 왔다 갔다하는 것도 있고, 세 번째는 ‘식스센스’ 같은 계열의 힘 있게 가는 것이 있었어요. 두 번째 경우를 가자고 이야기가 돼 작업실 동생들과 작업했어요. 훅을 만들고, 브릿지 연결을 하고, 또 노래를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브아걸 컨디션과 멤버들의 성향을 파악했죠. 김이나 작사가님은 처음에 키워드를 준비하고 있다가 멜로디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요. 세 사람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져요.

Q. 세 사람이 프로듀싱팀 이름도 지을만한데요? (웃음)
이민수 : 그냥 조영철과 아이들이에요. 하하.
이민수 작곡가03
이민수 작곡가03
Q. 작곡가라는 꿈은 언제부터 키우셨나요?
이민수 : 제가 음악을 서울에서 할 때는 지금처럼 작곡가나 작사가의 기회가 풍부하진 않았어요. 소위 말해서 문하생이라는 개념이 있었는데요. 사수가 박해운 작곡가님이셨어요. 그분이 대학선배셨어요. 저는 작곡가가 된다기 보다 선배가 히트작곡가였는데 그게 멋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군대 제대하고 선배 밑에서 5년 정도 어시스트를 하고, 서른 즈음에 독립을 했죠. 음악으로 욕심을 크게 내진 않았는데 브아걸 하면서 같이 성장을 하게 됐어요.

Q. 그럼 처음부터 작곡가를 염두했던 것이 아니었네요.
이민수 : 사실 전공은 사진이었어요. 하하. 작곡가를 하면서 내 의도와 다르게 음악이 잘 된 경우도 있고, 내 의도와 다르게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게 맞아들어갈 때 작곡가로서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Q.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곡이 무엇이었나요?
이민수 : 그게 브아걸 ‘러브’였어요. 오랫동안 작업을 하지 않았는데 급하게 작업했던 노래였어요. 그때 조영철 프로듀서님이 제가 알아서 하게끔 여유를 많이 주셨어요. 작곡을 위한 나머지를 많이 지원해주셨죠. 결과도 좋다면 재미있겠다고 했는데 결과도 좋아서 그때 음악의 즐거움을 더 알게 됐죠. 그때부터 조영철 프로듀서님께 충성을 맹세했어요. 하하.

Q. 브아걸의 경우, ‘러브’부터 그룹 색깔이 확 바뀌었잖아요. 살아남기 위한 변화였나요?
이민수 : 살아남기 위해서였죠. (웃음) 그런데 사실 브아걸이 보컬그룹이지만 발라드그룹은 아니었어요. 보컬로 4명이 아니라 보컬 3명에 래퍼 1명이 있으니 다양성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그룹이죠. 그래서 저는 중간에 춤을 춘다든지 할 때 놀라지 않았어요. 1집 앨범 안에서도 비트가 있는 신나는 곡들이 꽤 많았어요.

Q. 내가네트워크, 로엔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미스틱엔터테인먼트까지, 조영철 프로듀서와 함께 하고 있네요.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는 어떤가요?
이민수 : 저는 015B 음악이라든지, 신해철 키드 세대거든요. 서울에 와서 기분 좋았던 작업이 윤상 형과 작업이기도 했어요. 어느 순간 그 형들과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어요. 미스틱은 로엔과는 다른 포지션의 아티스트가 있으니 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았어요. 김예림, 에디킴, 조형우 등 음악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터전이에요.

Q. 최근 미스틱 소속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를 보니, 이민수 작곡가가 녹음할 때 까다롭다고 하더라고요.
이민수 : 저는 가수가 갖고 있는 능력의 120%를 끄집어내려고 해요. 사실 가수와 작업을 처음 하면 작업을 금방 끝내요. 제가 그 친구에 대해 잘 모르니까요. 오래한 가수와 녹음할 때는 제가 그 가수의 장점을 아니까 몰고가요. 가수가 레코딩을 하는 방식에서 최고점을 찍을 때도 있어요. 최고점을 찍었던 컨디션을 다시 찾게끔 하려고 극한으로 몰고 가는 거예요. 녹음이 5일 이상 갈 때도 있어요. 끝나고 나서도 재수정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신세계’도 오래 했죠. (웃음)

Q. ‘신세계’ 녹음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이민수 : 제아의 말 빠르게 하는 부분, ‘all about the universe is all / about to be reversed, see’ 부분이요. 그 부분은 저도 안 되는 속도였어요. 외국 사람이 와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하. 그 부분을 하루 종일 녹음했어요. 여러 가지 테크닉적으로 시도했는데 결국 입에 붙으니까 쭉쭉 가더라고요.

Q. 그만큼 가수 역량의 120%를 꺼내 녹음하는데 라이브 무대는 항상 120%를 꺼낼 수 없잖아요. 아쉬울 수도 있겠어요.
이민수 : 안무도 있고, 방송 환경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방송을 하기 전에 다시 녹음실에 와 안무에 맞춰 세팅을 하기도 해요. 질러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때 안무가 눕거나 앉는 파트라고 하면 조금 바꾸기도 해요.

Q. 작품 중 고음이 부각되는 노래들이 많은데, 가수들이 녹음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인터뷰도 종종 봤어요. 시원한 고음을 특히 좋아하시나요?
이민수 : 좋아하죠. 하하. 스트레이트해야 된다는 생각도 있고, 대중가요에서 싸비라고 하는 파트에 첫 소절은 뭔가를 터트려야 한다는 그런 공식이 있어요. 앞에가 꼬이고 꼬이다 싸비까지 꼬이면 밋밋할 수 있으니까 터트리는 거죠.

Q. 여러 가수들과 작업을 많이 하셨잖아요. 성공하는 가수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던 어떤 힘을 발견하셨던 게 혹시 있을까요?
이민수 : 음..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제가 직접 녹음을 진행하지 않고 곡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그 가수가 제 작업실에서 기다리면서 노래를 대충 흥얼거릴 때가 있죠. 그런 친구들 중에서 톱에 있는 가수들도 있고 정말 다양해요. 톱에 있는 친구들을 봤을 때 전체적인 느낌이 굉장히 깡다구가 있다고 해야 할까 끝까지 하는 게 느껴져요. 될 친구들은 결국 어떻게 되더라고요.

Q. 혹시 작업해 보고 싶은 드림아티스트가 있나요?
이민수 : 씨엘 목소리를 굉장히 좋아해요. 여성 보컬리스트, 래퍼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요. 예전에 사석에서 김예림과 작업하고 싶다고 했는데 조만간 하지 않을까요? 하하. 하고 싶은 가수는 굉장히 많아요. 러블리즈, 레드벨벳!! 남자그룹, 남자 솔로는 ‘굉장히’ 싫어합니다.
이민수 작곡가04
이민수 작곡가04
Q. 2009년 인터뷰에서 조금 더 체계화된 영화 음악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던데 그 사이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민수 : 아, 그 뒤로 조금 많이 바빴네요. 하하. 원래 어린 시절 음악을 할 때 제가 대중음악 작곡가로서 능력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영화라든지 뮤지컬이라든지 백그라운드 뮤직을 좋아했죠. 영상과 붙는 음악을 더 좋아했어요. 바쁘다보니 사실 영화음악 쪽은 포기하고, 영상을 만들자고 CG를 파고 있어요. 저는 취미 생활이 없는데 이제 다른 방향으로 표현을 할 수 있을까요. 음악으로, 노래로서 표현하고 감성을 느끼지만,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도 있으니 보는 음악에서의 감성은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Q. 콘셉트에 맞춰 작곡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콘셉트에서 자유롭게 진짜 막 펼쳐 놓고 싶은 음악은 없나요?
이민수 : 늘상 갈증은 있어요. 발표가 되지 않은 것들 중에 그런 곡들이 꽤 많죠. 소규모적인 발라드라든지, 대형 규모의 발라드라든지 초안들은 잡혀있는데, 저 혼자만의 고집으로는 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냥 만들어 둬요. 나중에 작곡가 데뷔 25주년 기념으로 발표하라고 주변에서 그러더라고요. 하하.

Q. 요즘 가요계 트렌드는 어떻게 흐른다고 보시나요?
이민수 : 더 가사에 집중이 돼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EDM 장르도 쉽게 대중이 받아들이는 것 같고요. 힙합도 대중화됐고, 노래에 기승전결도 중요한데 보컬의 유니크한 톤, 수란 같은 가수를 대중이 쉽게 받아들이는 것을 느껴요. 음악이 좀 더 광범위해졌어요.

Q. 작곡가로서 목표가 있나요?
이민수 : 저의 스태프들이 저뿐만 아니라 회사를 토탈해서 같이 즐기고 재미난 작업이었으면 좋겠어요. 신인일 수도 있고, 기성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같이 으샤으샤해서 같이 올라가는 작업들을 다양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결국은 음악도 그렇고, 세대도 그렇고 교체가 될 거예요. 교체가 되는 그 시점까지 늘상 해왔던 것이지만 즐기면서 갔으면 좋겠어요.

Q. 후배 작곡가들에게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이민수 : 한 우물만 파면, 결국은 뭐가 되는 것 같아요. 작곡가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사람들한테 많이 선보이고 싶다고 생각하면 결국은 잘 이뤄질 것이에요. 그게 한 번이면 안 되지만, 그러기 위해서 조금 더 광범위하게 공부를 해야죠. 불평불만할 시간에 공부를 좀 더 하는 게 어떨까요.

Q. 작곡가님은 요즘 어떤 공부를 이어가고 있나요?
이민수 : 쿠바 음악에 관심이 생겨서 보고 있어요.

Q. ‘브아걸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이번 앨범에서 이룬 성장은 무엇인가요?
이민수 : 먼저 환경이 바뀌었어요. 새로운 곳에서 또 성장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 이사를 오면 새집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죠. 브아걸이 미스틱에 왔을 때, 오자마자 바로 새 앨범이 나왔어요. 이제 적응 시간을 조금 가지면 브아걸 색깔은 유지하되 더 좋은 곡이 나오겠죠. 이제 성장보다는 확장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요.

Q. 신세계를 일반 리스너로서 들었을 때 어떤 감상이실까요? (웃음)
이민수 : 만약에 리스너였으면, 저는 안 듣죠. 하하하. 곡이 너무 어려워요. 브아걸의 1집부터 성장한 것을 본 팬들도 있을 텐데 굉장히 어려울 것이에요. 노래도 어렵고, 콘셉트도 어려워서 어쩌면 실패할 수 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패하더라도 완벽하게 실패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게 안 된다고 해서 어설프게 해버리면 팬들도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니까 콘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하되 성공 여부는 어찌됐든 완벽해야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표현이 안된더라도 다음에도 또 하면 사람들이 색깔을 봐주지 않을까요. ‘신세계’는 감성적이지도 않고, 어렵기도 하지만, 굉장히 묘한 지점을 갖고 있어요. 브아걸은 계속 확장이 될 것이니까 확장된 브아걸에서 다시 6집을 바라봤을 때 ‘신세계’가 또 다른 출발지점일 것이에요.

Q. 마지막으로 브아걸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민수 : 제아는 요즘에 방송에서 귀여운 척을 해요. 현장에서도 그래요. 안 했으면 좋겠어요. 나르샤는 녹음할 때 드라마랑 같이 병행했는데 조금은 힘든 모습이 보였어요. 몸보신해서 예전에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됐으면 좋겠어요. 미료는 이번에 랩을 바꿨을 때 미료의 개인적인 자존심도 있을 텐데 다 포기하고 처음부터 바꿨어요. 개인적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요. 미료에게 새로운 무기를 만들자고 엄청 꼬셨거든요. 과감하게 도전해줘서 미료가 새로운 하나의 무기를 갖게 된 것에 박수를 보내고 대견스러워요. 가인이는 ….

Q. 정말 ‘….’이라고 써도 될까요?
이민수 : 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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