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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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달콤살벌 패밀리’ 2회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백기범(정웅인)은 아버지 백만보(김응수)가 투자한 30억 원을 들고 튄 영화사 대표 손세운(김원해)을 잡는다. 윤태수(정준호)는 투자금 사기 사실에 쩔쩔맨다. 기범은 손 대표를 감금해 놓고는, 태연히 영화 대박 기원 고사를 지내자며 태수를 시험한다. 태수와 아내 김은옥(문정희)은 마트에서 장을 본 뒤 트렁크에서 손 대표의 시체를 발견하고 경악한다. 이 차는 마침 탈영병 검문에 걸리는데, 트렁크를 열라는 군인의 명령에 불복하자 조준대상이 된다.

리뷰
집 밖에선 조직 보스지만 집 안에선 서열 4위 그러니까 아내와 아이들 다음이라 서열 꼴찌인 가장의 직업이 하필 조폭이다. 그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그린 이 드라마는 그래서 ‘휴먼 코미디’라고 한다. 휴먼 코미디. 이건 대체 어떤 장르인가. 시체가 나오고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대사의 상당량이 ‘형님’ ‘회장님’ ‘깡패’ 등등의 호칭인 드라마를 말하는 건 아닐 테고.

대한민국 고달픈 가장의 대표라는 ‘두 얼굴’의 남자의 가족애를 ‘웃프게’ 그린다는데, 언제부터 깡패가 대한민국 ‘대표 가장’이 된 것인가? 제목에 들어간 ‘패밀리’는 태수와 기범에게 대체 누구누구를 가리키는 단어인지도 의문이다. 태수는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는 ‘연기’를 하고, 제 ‘식구들’인 조직원들 앞에서는 군림한다. 태수의 이중성은 그의 잘생긴 얼굴과 태연히 ‘일’과 ‘집’을 오가는 모습에서 잘 드러나긴 하지만, 그저 세상에 오직 하나 TV 속 이 드라마에만 나오는 특이한 사례일 뿐이다. 정준호는 열연 중이지만, 태수가 어떻게 해도 ‘보통 아버지’로 보일 것 같지는 않다.

현재로선 기범의 민법상 ‘가족’은 돈 많은 아버지 백회장뿐인 듯하다. 헤어진 전 아내와 얼굴도 못 본 딸은 현재로선 ‘가족’이라 말하기도 애매하다. 그런데 그의 이도경(유선)에 집착과 사생활 뒷조사가 마치 합당한 행위인 듯 혹은 ‘사랑’인 듯 아무렇지 않게 등장한다. 실제로는 소름끼치는 일임에도.

기정사실처럼 깔고 들어가는 ‘조폭’ ‘영화사’ 설정 하나하나가 다 의문투성이다. 그리고 극적 효과나 긴장감은 음향효과가 도맡아 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것도 아닌 장면에서 긴장감을 느껴주길 원하고, 너무나 익숙하다 못해 식상한 말들 가령 “의지의 한국인 나셨네”같은 대사에서 웃길 바라면서 코믹?

드라마에 전투복의 군인들이 등장했다. (드라마에 적절한지는 모르겠고)그나마 눈길을 끄는 ‘시체’ 장면이 나온 후반부에서 전투복을 입은 군인들이 시민의 차를 에워싸고 검문 검색을 한다. 탈영병이 발생해서라니 어쩔 수 없다지만, 이걸 ‘5만원짜리’ 쥐어주며 해결하려던 태수의 태도가 문제였다. 군은 검문을 한다면서 트렁크를 열라고 명령하고, 명령에 응하지 않자 총을 겨눈다. 조준 사격을 할 태세다. ‘달콤 살벌’은 이런 장면을 말함인가.

수다 포인트
-“우리 대표님은 잘하는 게 뭐야? 도박도 못해, 도망도 못 가. 안타깝네” 이 패밀리들은 잘하는 게 뭘까? 달콤도 안해, 살벌은 군대가 다해.
-오늘의 명대사 “바보여? 만들지도 않은 영화를 리메이크를 해?”
-한마음회는 언제나 각자 딴 마음.

김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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