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7’ 결승전①] 천단비의 드라마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의 일곱 번째 슈퍼스타의 탄생까지 단 한 회만이 남았다. 여성 보컬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천단비와 기타연주, 편곡 실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케빈 오. 두 사람 중 과연 누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천단비

천단비에게는 드라마틱한 여정이 있다. 천단비는 19세의 나이로 코러스 가수 생활을 시작해 무려 12년 동안 가수들의 뒷모습만 바라봤다. “내 음악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결핍”은 그를 ‘슈스케’ 예선장으로 이끌었고, 심사위원들은 “나오길 잘했다”며 응원을 건넸다.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생각보다 솔로의 느낌이 있다” (윤종신) “주인공이 돼서 즐기다 갔으면 좋겠다”(김범수)와 같은 심사평은 ‘지지’라기보다는 일종의 ‘토닥임’에 가까웠다. 다른 참가자들이 “우승하자” “앨범 제작하자” 등의 극찬을 받았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천단비의 등장은 그다지 센세이셔널하지 못했다.

그러나 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박수진의 자진 하차로 톱10 자리에 공석이 생긴 것. 기회는 천단비에게 돌아갔다. 일단 행운을 거머쥐자, 그는 기복 없이 호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첫 생방송 무대 ‘바램’을 시작으로 ‘그대와 영원히’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여전히 뜨겁게’ ‘처음 느낌 그대로’까지 천단비는 특유의 노련함과 섬세함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12년 경력에서 비롯한 ‘안정감’은 단기 속성으론 얻을 수 없는 천단비만의 자산이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천단비가 요즘 보기 힘든 발라드 보컬리스트라는 점이다. 시즌3의 버스커버스커를 비롯해 시즌6의 곽진언, SBS ‘K팝스타’의 악동뮤지션과 이진아 등 송라이팅에 강한 참가자들이 화제의 중심이 돼 왔다. 이들의 스타일은 독특했고, 새로움 자체에서 얻었던 어드밴티지가 있었다. 반면 천단비는 지극히 한국적인, 대중에 익숙한 정서를 가졌다. 그 가운데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것은 독특함을 내세운 참가자들보다 배로 어렵다. 천단비의 활약이 더욱 의미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대타’에서 ‘여성 최초 우승자’까지, 천단비의 인생 드라마는 과연 정점을 찍을 수 있을까. ‘슈퍼스타K7’ 결승전은 19일 오후 11시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치러진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텐아시아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