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엑소 콘서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엑소 콘서트
그룹 엑소(EXO)가 국내 공연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엑소는 10일 오후 서울 고척동 고척 스카이돔에서 ‘엑소-러브 콘서트 인 돔(EXO-Love CONCERT in DOME)’을 개최하고, 2만 2,000여 명의 관객과 만났다. 이번 콘서트는 한국 최초의 돔구장이자 한국 최초 돔 콘서트로서 역사적 의미를 지녔다. 국내에서 2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가수는 손에 꼽는다. 이에 엑소가 나섰다. 엑소는 지난 3월 1만 5,000명이 수용 가능한 체조경기장에서 5회 콘서트를 전석 매진시키고, 지난 3월 발표한 정규 2집 ‘엑소더스’로 2013년 정규 1집 기록과 더불어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만큼, 국내 돔 단독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그룹. 엑소는 최초 돔 콘서트에 나서며 인기를 증명했다.

엑소는 정규 2집 타이틀곡 ‘콜 미 베이비(Call me baby)’로 오프닝 무대를 열며 역사적 순간의 시작을 알렸다. 2만 2,000여 명의 한꺼번에 흔드는 야광봉 물결은 가히 장관이었다. 모든 것이 종전 국내 최대 실내 공연장이었던 체조경기장의 두 배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2만 2.000개의 흰 물결이 넘실대고, 환호성이 꽉 채우는 순간이 국내 최초의 위엄을 선사했다. 엑소도 설렌 표정으로 공연장 구석구석을 바라보며 들뜬 감정을 표현했다. 백현은 “몇 주 전부터 여러분들을 위해서 많은 준비를 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의 엑소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콘서트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카이는 “엑소 전 세계 최초 돔 콘서트를 한국에서 개최하게 됐다”고 엑소 돔 콘서트의 의미를 더했다.

백현이 말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은 멤버별 개인 무대에 있었다. 이날 레이, 찬열, 수호, 세훈, 카이, 디오와 백현-첸-시우민 유닛이 개별 무대를 꾸몄다. 레이는 ‘이싱(Yixing)’으로 국내 처음으로 자작곡 무대를 공개했다. 강렬한 퍼포먼스가 시선을 강탈하는 문대였다. 찬열은 존 레전드의 ‘올 오브 미(All of me)’를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며 노래를 들려줬다. 래퍼 찬열의 보컬적 면모가 드러났다. 수호는 김조한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를 선곡해 깊은 감성을 자랑했다. 세훈과 카이는 각각 자신의 장기를 담은 댄스 퍼포먼스를 펼쳤다. 세훈은 파워풀한 댄스 퍼포먼스의 메들리를, 카이는 지소울 ‘뷰티풀 굿바이’에 맞춰 자신의 춤선을 자랑했다. 디오는 저스틴 비버의 ‘보이프렌드’를 찬열에 기타 연주에 맞춰 선사했다. 찬열은 피아노에 이어 기타까지 소화하며 뮤지션 감성을, 디오는 자신의 매력적인 음색을 선물로 들려줬다. 백현, 첸, 시우민은 SG워너비가 됐다. 세 사람은 ‘살다가’를 열창했다. 백현, 첸은 메인보컬로 익히 가창력이 알려졌지만, 시우민의 놀라운 실력이 눈길을 끌었다.
엑소 팽현준
엑소 팽현준
돔 콘서트 다운 스케일도 새로운 모습이었다. 가로 100m에 이르는 본무대를 비롯해 아치형 LED, EXO 로고 형태의 조명 구조물 등 조명 하나에도 엑소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돔 콘서트를 기념하기 위해 신경 쓴 흔적이 엿보였다. 먼 거리에 있는 관객에 다가가기 위한 대형 돌출 무대와 무빙스테이지도 돋보였다. Y자 형태의 돌출 무대를 비롯해 돌출 무대에서 관객석 위를 지나 움직이는 15mX6m 사이즈의 대형 무빙스테이지도 마련됐다. ‘피터팬’무대에서는 엑소가 이동카로 플로어와 객석 사이를 이동하면서 팬을 위한 선물을 던지기도 했다. 본무대에서 무빙 스테이지 끝까지 거리는 무려 100m였다.

돔 콘서트는 넓은 무대를 누벼야 하는 만큼 가수의 체력 안배도 중요하다. 엑소는 히트곡과 수록곡 단체 무대 사이에 개인 무대 릴레이를 적절히 배치하면서 체력을 관리하면서 팬들의 집중력을 잃지 않게 만들었다. 히트곡 ‘콜 미 베이비’을 오프닝곡으로 펼치면서 단숨에 시선을 끌고, 본무대 엔딩에 ‘으르렁’, ‘중독’, ‘러브 미 라잇’까지 타이틀곡 무대를 연달아 선사해 열기를 식지 않게 만들었다. 앙코르 엔딩곡으로 팬송 ‘럭키(Lucky)’를 선곡해 팬들만을 위한 ‘엑소-러브 콘서트’의 의미를 되새겼다.
엑소
엑소
팬미팅을 방불케하는 재미있는 코너도 있었다. 걸그룹 댄스, 체력테스트, 엑소에게 물어봐 등 다양한 미션이 적힌 대형 룰렛 게임 등이 펼쳐졌다. 주사위 배틀 결과 찬열, 카이, 세훈이 벌칙자가 됐다. 세 명이 함께 돌린 룰렛으로 ‘엑소에게 물어봐’ 미션이 걸렸다. 질문으로 ‘자신이 불러주고 싶은 엑소엘들 별명’이 나왔다. 세훈은 “애기야”, 카이는 “내꼬”, 찬열은 “여보”라고 말해 환호를 자아냈다. 첸의 엉덩이, 디오, 레이, 시우민의 몸으로 사랑 표현하기 등도 펼쳐져 예능프로그램 버금가는 유쾌한 시간을 만들었다.

팬들도 엑소의 노력에 화답했다. 보통 콘서트 당 한 번 펼쳐지는 피켓 이벤트가 두 번 펼쳐졌다. 오프닝곡에서 ‘엑소타임, 왠지 두근대는 돔이야’를, 엔딩곡에서는 ‘함께 걸으면 어디든 천국일테니’로 엑소를 환영하고 배웅했다. 떼창과 환호는 기본이었다. 무엇보다 자리를 지킨 질서의식이 빛났다.

엑소 수호는 “기존 콘서트는 무대를 많이 하고 토크가 적었다면, 이번에는 토크 시간도 길게 가지며 엑소엘 콘서트가 됐다.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팬들과 함께한 소감을 밝혔다.

‘엑소-러브 콘서트 인 돔’은 엑소가 각종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30회 1위 등 2015년 최고의 성과를 보여준 엑소가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열린 공연이다. 국내 최초 돔콘서트에 걸맞은 스케일과 동시에 팬들과 소통하려는 노력, ‘최초’라는 엑소의 위엄이 빛난 무대였다. 역사를 새로 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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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팽현준 기자 pang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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