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육룡이 나르샤'
SBS ‘육룡이 나르샤’ 2회 2015년 10월 6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분이(이레)와 땅새(윤찬영)는 연희단에 숨어 이인겸(최종원)의 집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땅새는 산길에서 누군가에게 잡히고 분이는 이방원(남다름)에게 도움을 청한다. 원 영접사가 된 정도전(김명민)은 사대부들에 의해 감금되고 땅새를 구하러 온 이방원의 도움으로 풀려난다. 이인겸은 정도전이 계략을 가질 것이라는 예상에 길태미(박혁권)를 원 사신으로 변장시키지만 정도전은 이를 예측하고 있었고, 원과의 수교를 반대하며 함께 결의할 것을 외친다.

리뷰
첫 회 이성계(천호진)의 소개에 초점을 맞춘 ‘육룡이 나르샤’는 이번 회에서는 철저히 두 번째 용이라 소개될 정도전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명과의 전쟁을 막기 위해 원과의 수교를 반대하는 정도전이 맡게 된 원 영접사를 둘러싼 긴박한 전개는 왜 김명민인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인겸에게 굴복하는 아버지 이성계를 목격한 이방원은 용맹한 무사인 아버지가 더 이상 ‘잔트가르(최강의 사내를 뜻하는 몽골어)’가 아님에 실망했다. 땅새를 구하기 위해 분이와 들이닥친 곳에서 묶여있던 정도전을 마주하게 된 이방원은 이인겸을 막고, 원과의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말에 그를 도왔다. 원과의 수교를 반대하며 외친 군중을 향한 힘 있는 정도전의 연설, 모두를 집중하게 한 그의 노래를 지켜본 이방원은 정도전이야 말로 ‘잔트가르’라고 감탄했다. 이제껏 자신의 목표, 신념과도 같았던 아버지 이성계에 실망하고 절망한 이방원이 또 다른 세계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첫 회 보여줄 것이 넘쳐 다소 산만해보였던 전개는 2회 정도전이라는 구심점으로 제대로 자리 잡은 듯 해보였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모두를 집중시킨 노래자락은 압권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연기, 연출이 돋보였다. 정도전이 추구하는 민본주의, 아래로부터의 정치를 엿볼 수 있었던 외침에 사극 본좌라 불리는 김명민의 호소력 있는 연기가 더해져 정도전이 앞으로 추구할 바를 더 확실히 느끼게 했다. 이제 갓 시작한 ‘육룡이 나르샤’지만 정도전이 꿈꾸는 세상을 향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한 듯 했다.

첫 장면에서 8년이 지나서야 개경으로 돌아오는 정도전을 보여주었듯, 결국 정도전은 원과의 수교를 반대하다 귀양을 가게 된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아버지 이성계보다 더 큰 산으로 새롭게 등장한 정도전의 긴 부재 속에서 가치관의 혼란이 계속될 이방원, 이미 엮일 만큼 엮인 분이와 땅새와의 관계까지 그들이 펼쳐나갈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수다포인트
– 과격하고 당당한 분이에게 묘하게 끌릴 때
– 칼 대신 엿을 내밀다니!
– 고려판 레미제라블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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