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멜포캠 무대
멜포캠 무대
자라섬은 눈 닿는 곳 마다 절경이었다. 하늘은 가깝고 별들은 빼곡했다. 자라섬을 둘러싼 산줄기는 수묵화처럼 펼쳐져 있었다. 공기는 맑고 상쾌했다. 풍류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 그리고 여기에 흥이 넘치는 관객들이 모여들었다. ‘멜로디 포레스트 캠프’의 둘째 날 공연은 바로 그들이 만들어 나갔다.

지난 19일과 20일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자라섬에서는 ‘2015 멜로디 포레스트 캠프(이하 멜포캠)’이 펼쳐졌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이번 공연에는 양희은, 아이유, 윤종신, 유희열, 김연우 등 약 스무 팀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났다. 둘째 날 공연에는 주최측 추산 약 1만 2000여 명의 관중들이 모여 축제를 즐겼다.
데이식스 써니힐 윤현상
데이식스 써니힐 윤현상
20일 공연의 서막은 JYP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 밴드 데이식스(DAY6)가 열었다. 현장에서 밤을 보낸 캠핑족들과, 아침 일찍 현장을 찾은 부지런한 관객들이 데이식스를 맞이했다. 뒤를 이어 로엔트리 소속의 윤현상이 감성 어린 무대를 선사했고, 써니힐은 넘치는 에너지로 공연장의 열기를 더했다.

윤하는 초반부터 록으로 달렸다. 세 곡의 무대를 연달아 선사한 그는 땀에 머리가 젖은 채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한낮의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윤하는 지칠 줄 모르며 무대 여기저기를 누볐다. 경쾌한 윤하의 몸놀림은 녹음의 상쾌함과 더없이 잘 어울렸다. 이에 관객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비밀번호 486’ ‘혜성’ ‘좋아해’처럼 신나는 곡뿐만 아니라, 발라드 넘버에서도 관객들은 우렁차게 노래를 불렀다.
유희열윤종신
유희열윤종신
이어진 순서는 윤종신과 유희열의 무대. 남성 팬들이 빠져나가고 대신 여성 팬들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관객들의 남다른 끼는 두 사람의 공연이 시작하기 전부터 꿈틀댔다. 사운드 체크를 위해 밴드 멤버들이 ‘오르막길’ 연주를 시작하자, 객석에서 노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 본 공연에서도 관객들의 집중도는 최상이었다. 대부분의 넘버가 발라드, 게다가 ‘1년’ ‘오늘’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금세 노래에 젖어들었다. 서로를 탐닉(?)하는 듯하던 윤종신과 유희열의 브로맨스도 공연의 또 다른 재미였다.

유희열의 단독 무대에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대거 등장했다. 김형중을 필두로 권진아, 윤하가 등장해 객원 보컬 노릇을 톡톡히 해줬다. 김형중이 부른 ‘좋은 사람’ ‘그랬나봐’는 발라드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모두가 입을 모아 함께 노래를 완성했다. 앙코르곡 ‘뜨거운 안녕’에서는 여느 록페스티벌 못지않은 점핑과 떼창이 연출됐다.
김연우
김연우
‘멜포캠’의 피날레는 김연우가 장식했다. ‘여전히 아름다운지’로 무대의 포문을 연 그는 특유의 유머로 객석을 들었다 놨다하며 공연을 이끌었다. ‘이별택시’ ‘나와 같다면’ ‘거짓말 같은 시간’ 등의 애절한 발라드부터 ‘연인’ ‘투비 위드 유(To Be With You)’ ‘꽃보다 남자’와 같은 밝은 곡들까지 다채로운 넘버들이 무대를 채웠다.

‘멜포캠’의 시그니처 이벤트 ‘밤 하늘 아래’(조명이 꺼지고 별을 보며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는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에서 진행됐다. 김연우의 청명한 목소리가 밤하늘 가득 울려 퍼졌고, 촘촘히 박힌 별들은 물기를 머금은 듯 반짝였다. 관객들의 즐거움은 이내 “연우신”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터져 나왔다.

이날 유희열은 “오늘 하루의 기억으로 일 년을 버티는 것 아니냐. 충분히 즐기다 가시라”고 관객들을 독려했다. 그의 말처럼, 사람들은 아낌없이 뛰고 노래하며 풍류를 즐겼다. 케케묵은 마음의 때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던 공연. 내년에도 ‘멜포캠’과 함께 청산에 살어리랏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미스틱89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