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애인 있어요’ 1회 8월 22일 토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휴게소에서 자신의 차에 GPS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한 독고용기(김현주)는 자신을 뒤쫓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도해강(김현주)의 차를 훔쳐 도망간다. 남편 최진언(지진희)과 강설리(박한별)의 뒤를 쫓던 해강은 어쩔 수 없이 독고용기의 차를 타고 운전하지만 기름이 떨어져 산에 고립되고, 누군가가 트럭으로 그가 타고 있던 차를 습격해 언덕 밑으로 추락한다. 기억을 잃고 길을 헤매던 해강을 백석(이규한)이 발견하고, 백석은 그를 독고용기로 착각한다. 이날로부터 3개월 전, 피도 눈물도 없는 변호사 해강은 남편 진언과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독고 용기는 자신의 직장인 천년 제약의 비리를 제보하는 내부 고발자였다. 해강은 진언과 관계를 풀고 아이를 갖길 원하지만, 진언의 곁에는 설리가 있었다.
리뷰
생활력이 강해보이는 만삭의 임산부 독고용기와 도시적이고 세련된 외모의 도해강이 원주 휴게소 주차장에서 마주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쏙 빼닮았지만 아쉽게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우연히 떨어트린 휴대폰을 주우려던 용기는 자신의 차에 GPS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뒤를 쫓고 있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겁에 질린 용기는 해강의 차를 훔쳐 달아난다. 마침 휴대폰을 박살낸 해강은 어쩔 수 없이 용기의 차를 타고 그를 뒤쫓는다. 전혀 다른 이미지의 두 사람을 연기하는 김현주를 만날 수 있게 돼 반가웠던 것도 잠시, 우연히 만난 똑같이 생긴 두 여자의 차 교환 신(?)은 실소가 나오기 충분했다.
해강은 용기의 차를 타고 뒤쫓아 달리다가 기름이 떨어져 산에 고립된다. 그리고 덤프트럭 한 대가 해강이 탄 차를 뒤에서 들이받아 해강은 언덕 아래로 추락한다. 용기 대신 해강이 사고를 당한 사이, 해강의 차를 훔쳐 달아난 용기는 바다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는 해강의 남편 진언과, 진언을 사랑하는 설리가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여자의 차를 훔쳐 타고 도착한 곳이 그 여자의 남편이 다른 여자와 몰래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 만큼이나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연의 연속이었다.
하이라이트는 그 다음 장면이었다. 늦은 밤 국도변에서 졸음운전을 하던 백석은 계속해서 귀신을 목격하고 기겁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발견한 것은 귀신이 아닌 사고를 당해 피투성이가 된 해강이었다. 그러나 해강은 자신이 누군지, 왜 이곳에 있는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다. 사고로 인해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도와달라는 해강을 유심히 쳐다보던 백석은 어디서 그녀를 봤다고 생각했다. 마침내 기억을 해냈지만, 그가 입 밖에 꺼낸 이름은 해강이 아닌 독고용기였다. 이렇게 드라마 주인공들은 첫 회가 시작한지 15분 만에 모두 우연히 마주쳤다.
드라마는 3개월 전으로 돌아가 용기와 해강이 각각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줬다. 용기는 자신의 직장 천년제약의 비리를 제보하는 내부고발자였다. 해강은 천년 제약의 기업 변호사로 돈과 권력, 그리고 남편에게 헌신하는 여자였다. 하지만 해강의 남편 진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해강을 거부하고 그에게 경멸의 눈초리를 보낸다. 해강은 남편과 어떻게든 화해를 하고, 아이를 가지고 싶었지만 남편 곁에는 강설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편 또한 설리 앞에선 환한 미소를 보인다는 것을 알고 배신감을 느낀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3개월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두 밝혀진 다음에는 ‘애인 있어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1인 2역 연기에 기억 상실증까지 결린 연기를 보여줄 김현주와 1년 만에 멜로 연기에 도전하는 지진희, 명랑하고 순수하지만 진지한 연기를 보여줄 박한별, 이규한까지 배우들은 ‘애인있어요’를 분명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하지만 우연의 연속이었던 초반 15분, 그 이후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을 TV 앞에 붙잡아두긴 힘들다. 1회에서 ‘애인있어요’가 보여준 내용만으로도 시청자들은 충분히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할 수 있다. 예상 가능한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전혀 매력적이지가 않다.
수다 포인트
– ‘오 나의 귀신님’은 분명 끝났는데, 갑자기 귀신이 등장해서 완전 깜놀.
– 스포츠(?)를 즐기는 공형진+뛰어난 달걀 투척 실력을 보인 백지원,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부부 케미가 기대됩니다.
– 박한별 씨, 도대체 어떻게 다니면 신발이 그 정도로 망가지는 건가요?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SBS ‘애인 있어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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