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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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하진 기자]무대 위와 아래의 모습이 너무나도 다르다. 무대 위에선 강렬하고 매혹적인 눈빛으로 좌중을 압도하면서도, 아래에 내려오면 금세 딱 그 또래의 귀여움이 묻어나는 말투와 표정이다. 이토록 다른 모습은 어떤 것이 연기일까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길지 않은 고민 끝에 나오는 답은, 둘 다 자신의 것임이 틀림없다는 것. 포미닛 현아가 ‘포미닛’을 떼고 현아로 돌아왔다. ‘버블팝’으로 솔로를 시작했고, ‘아이스크림’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빨개요’로 입지를 굳힌 뒤 이번엔 대놓고 잘나가서 그렇단다. ‘잘나가서 그래’로 정점을 찍은 현아, 다음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

Q. 네 번째 미니음반 ‘에이플러스(A+)’로 돌아온 소감은
현아 :
조금 많이 긴장하고 있어요. 사실 긴장된다고 매번 말해도 믿어주시진 않지만(웃음), 그런 상태예요. 준비한 것만큼 열심히 잘 했으면 좋겠고, 활동하면서 재미있게 무대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해요.

Q. 음원 발매 전 공개한 트레일러 영상이 굉장히 화제를 모았어요. 파격적인.
현아 : 작정을 했죠. 큰맘 먹고 일탈을 시도했어요. ‘잘나가서 그래’라는 곡이 나오고 난 뒤부터 어떻게 잘나가는지 보여줄까, 또 어떻게 잘 놀까를 계속 고민했어요. 트레일러 영상을 빌미로 평소에는 하지 않는 일탈을 다 해봤죠. 촬영을 하면서도 세다는 생각을 했고, 주위에서도 그렇게 말했어요.

Q. 반응도 일일이 확인했나요?
현아 : 트레일러가 공개된 뒤에는 인터넷을 안 봤어요. 반응을 읽다 보면, 첫 방송에 매진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주변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슬쩍 봤던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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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응은 만족스럽나요?
현아 : 사실 주위에서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특히 작곡가 오빠들은 제가 다칠까 봐 염려를 많이 했죠. 저를 가장 아껴주시는 분들의 말이었지만, 이렇게(파격적인 트레일러 영상)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마음도 단단히 먹었죠

Q. 이렇게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 이유는 뭘까요.
현아 : 노래 제목을 들은 순간부터 확신했어요. 상황극을 한다는 생각으로 곡을 표현하는 스타일이에요. ‘잘나가서 그래’라는 곡은 잘나가고, 잘 노는 친구들이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좀 더 화끈하게 보이고 싶었어요.

Q. 사실 대중들은 영상 속 ‘현아’를 실제 모습으로 볼 수도 있는데, 어떻게 다른가
현아 : 실제 현아는 지금(기자들 앞에서 인터뷰를 하는, 다소 경직된 모습)보다 프리 한 느낌이에요. 또 화려한 곳을 좋아하지 않고, 먹는 걸 좋아해서 맛집을 찾아다니죠. 밖에도 잘 나가지 않아요. 집에서 수다 떨고 맛있는 것 먹고 그래요. 근데, 이번 트레일러나 지금까지 저의 무대 위 모습을 봤을 땐 도대체 말이 안 되죠?(웃음) 그런 색다른 느낌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좋아요.

Q. 파격적인 영상을 찍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
현아 : 트레일러 촬영을 하면서 생각한 건 지금의 나이, 가장 화려하고 예쁜 나이에 이 역할을 해보지 않으면 언제 또 할 수 있을까라는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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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음반에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었나
현아 : 1번 트랙 ‘런앤런(RUN & RUN)’은 엄마랑 통화하고 쓴 거예요. 항상 엄마, 아빠는 걱정이 많으시잖아요. ‘밥은 먹고 다니냐’ 등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그렇다’고 대답하고, 앞으로 달려나갈 것이라는 내용이에요.

타이틀 ‘잘나가서 그래’는 작곡가 오빠들끼리 이야기를 하던 중 ‘현아는 왜 그래?’라는 말이 나왔는데, 누군가 ‘잘나가서 그래’라고 답했던 것이 이 곡의 탄생 배경이에요. 그게 소재가 돼 곡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3번 트랙 ‘얼음 땡'(feat. 육지담)은 ‘언프리티 랩스타’를 보고 언니, 동생의 호흡을 보여주며 재미있는 무대를 꾸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었어요.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작업했고 놀면서 만든 곡이에요. 4번 트랙 ‘내 집에서 나가’는 연인들의 권태기 시절을 담았어요. 마지막 ‘평온’은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이상, 푹 빠져서 사랑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탄생한 곡입니다.

Q. 소녀시대와 활동이 겹치는데, 경쟁심 같은 것도 있을까.
현아 : 경쟁이라기 보다, 계속 모니터도 했고 좋아해요. 다른 매력의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는, 가수의 입장에서 같은 시기에 보여드릴 수 있는 게 좋아요. 대중들이 경쟁이라고 하면 경쟁이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곡 분위기도 다르고, 스타일도 달라요. 경쟁의 압박감을 갖고 있지는 않죠. 소녀시대 외에도 많은 팀들이 나오는데, 그런 것 신경 쓰지 않고 활동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Q. 활동 시기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현아 : 고민을 하지만, 시기를 맞추다 보면 못 나올 수도 있어요. 억압받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음악을 하고, 퍼포먼스를 하기 때문에 굳이 피하지 않고 결정했어요. 물론 부담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커요다. 순위 역시 좋지 않을 거란 예상도 하지만, ‘핫(HOT)’한 노래들 속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앞서 컴백한 원더걸스를 남다르게 봤을 것 같은데.
현아 : 한주 음악 방송 출연이 겹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쉽죠. 원더걸스의 뮤직비디오를 보자마자, 예은 언니에게 전화했어요. ‘왜 이렇게 뭉클하지?’하면서 약간 주책을 떨었죠.(웃음) 무대에 선 원더걸스를 빨리 보고 싶었어요. 오랜 기간 준비한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같이 음악 프로그램에서 만난다면,재미있을 것 같고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스쳐 지나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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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컴백 무대는 어떻게 준비했나
현아 : 타이틀곡 외에 수록곡 역시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잘나가서 그래’는 사운드가 비어있고, 보컬로만 채워가는 스타일이에요. 퍼포먼스에도 신경을 썼는데, ‘미쳐’와 ‘빨개요’의 연장선의 느낌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근데,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느끼실지는 잘 모르겠네요.

Q. 쉼 없이 활동을 하는 것 같아요, 가장 집중했던 부분이 있다면.
현아 : 참여도가 가장 높은 솔로 음반이에요. 이번처럼 참여를 많이 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자극적이고 센 요소들이 있어서 열심히 한 부분이 가려지는데, 그건 무대에서 채워야 하는 부분들이란 생각이 들어요.

모든 곡이 저의 손을 거치지 않은 부분이 없어요. 평가를 해주시면 좋겠어요. 채찍질도 좋아요.

Q. 대중들이 어떻게 들으면 좋을까
현아 : ‘나도 잘나간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여성들을 대변한다고 할까요, ‘우리 모두 같이 잘나가는 여자’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죠.

Q. 제목처럼 ‘잘나가서 그래’라는 생각을 평소에도 하는지.
현아 : 해요. 사실 유럽 투어 다닐 때 실감을 하기도 했어요. 스페인에 우리 팬들이 있고. 그런 걸 느끼고 볼 때. 예뻐서 그렇다는 이야기는 무대 위에서 인 것 같아요. 가장 화려하고 예쁘게 꾸며주시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예뻐야 할 곳이라고 생각하고요.

Q. 타이틀곡이 ‘내가 잘나가서 그래’가 아니었다면, 콘셉트는 또 바뀌었을까
현아 : 다른 스타일의 곡이 주어졌다면, 곡을 듣고 스타일을 정하기 때문에 바뀌었겠죠. 하지만 귀엽고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표현은 지금 하고 있는 이들보다 잘 할 자신이 없어요.(웃음)

Q. 현아에게 가장 잘 맞는 건 섹시라고 생각하는 거죠.
현아 : 가장 적합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죠. 한 곳만 보고 달려왔으니까요. 포미닛 ‘미쳐’ 활동할 때 좋았어요. 힙합을 좋아하는 걸그룹의 느낌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이번에는 그 모든 것이 융화된 섹시 코드를 보여드리면 좋겠다는 생각했어요. 그리고 여자니까, 예뻤으면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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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더 세고, 더 강한 걸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을 것 같은데.
현아 : 부담은 있죠. 신경 쓰는 것을 손에 꼽자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어떤 이유가 있고, 섹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 이유 없이 섹시하기만 한 걸 원하는 건 아니에요. 조금씩 배워가고 있죠. 여러 장르를 시도하면서 음악적인 색깔도 저의 목소리에 맞도록 입혀보고, 외부 팀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춤도 추게 된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여성, 남성 안무팀 비율을 갖게 했는데 이번엔 여성 안무팀과만 무대를 소화하게 됐어요.

Q. 현아가 보여주고 싶은 섹시는 어떤 건가
현아 : 건강한 섹시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트레일러 영상에서 ‘퇴폐미’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사실 저는 잘 놀았을 뿐이지, 퇴폐를 노린 건 아니었거든요. 살도 찌운 것처럼 건강한 섹시미를 보여드리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무대 위에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Q. 이번 신곡의 퍼포먼스, 관전 포인트는
현아 : 수위 조절로 수정, 보완을 할 예정이에요. 뮤직비디오에서는 더 자극적이게 한다는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걸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안무의 전체적인 관전 포인트는 없는데, 보는 내내 재미있을 거예요. 처음부터, 끝까지 쉴 틈 없이 만들었어요.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노래 가사와 안무를 끝까지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Q. 랩 피처링에 참여한 비투비 일훈도 매번 무대마다 같이 호흡을 맞추나
현아 : 일훈이가 잘나가서요.(웃음) 첫 주 컴백 무대는 같이 하고, 그 이후에는 다른 분이 하실 것 같고요. 또 이후에는 일훈이가 하게 될 것 같아요.

Q. 일훈과의 호흡은 잘 맞아요?
현아 : 2, 3년 전부터 작업실에서 매일 보던 동생이기 때문에 이번 음반의 진행 과정 역시 순탄했어요. 작업실에서 짬뽕, 탕수육을 먹던 사이죠.(웃음) 처음 이 노래를 들려줬을 때, 그 자리에서 랩을 써줬고 ‘무대에서 같이 할까?’라고 해서 진행된 거예요.

Q. 솔로 여가수의 계보, 명맥을 잇고 있다는 표현은 어떻게 생각하나
현아 : 여성 솔로 섹시 여가수로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로 압박감이 느껴지고 고민을 하게 만들어요. 기분 좋은 칭찬이면서 동시에 부담이죠. 계보를 이을 수 있다는 것이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Q. 연기를 하지 않는다, 노래만 고집하는 이유라도 있나
현아 : 연기는 못할 것 같아요.(웃음) 사실 저의 목소리에 호불호가 나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가수 현아의 캐릭터는 굉장히 센데, 연기를 하면 깨질 것 같아요. 두 마리 토끼를 다 못 잡을 것 같아서 안 하는 거죠. 어색할 것 같기도 하고요. 주변에서는 기회가 된다면,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해요. 영화 출연 제안도 받았어요. 무대 위 눈빛을 좋게 봤다고 하시면서요. 몇 번 제의를 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했어요. 아직 제가 하고 있는 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한 가지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요.

이러다 내년에 연기하는 거 아니에요?(웃음) 그래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요.

Q. 이번 음반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가
현아 : 칭찬을 받지 않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음반 타이틀인 A+(에이플러스) 자체가 칭찬받고 싶다는 뜻도 있어요. 열심히 준비했는데, 다른 걸로 부각된다면 속상할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 준비한 것 모두 다 잘 보여드리고 싶고요. 원하는 칭찬은 ‘현아밖에 못한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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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솔로가 끝나면, 포미닛으로 돌아오나
현아 : 지금도 포미닛 음반을 준비하고 있고요. 저 역시 포미닛 멤버이기 때문에 계속 같이 고민을 하고 있어요.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나, 어떤 무대를 팬들이 더 좋아할까 등등 압박도 있어요.

Q. 꾸준히 활동을 펼치고, 매번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나오고 있다. 소비되면서, 나를 잃는다는 생각은 들지 않나
현아 : 매번 음반이 나오기 전에 하는 고민이에요. 직업의 특성상 숙제이며, 가장 큰 고민인 것 같아요. 근데, 그런 걱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다고 생각해요. 그게 없다면, 성장한 모습도 없을 거예요. 성장했다는 것에 감사해요.

Q.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서, ‘섹시’가 아닌 다른 이미지를 고를 수 있다고 한다면?
현아 : 섹시 외에 다른 이미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저보다 잘하는 분들이 많고, 그들보다 잘 할 것 같은 자신도 없고요. 상대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처음에 섹시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또 그 느낌을 부러워했을 거예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재미있네요. 처음으로 돌아가서, 청순한 걸 하고 있으면 아마 그때도 빠져서 잘 하고 있으면 좋겠어요.

Q. 현아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나요
현아 : ‘잘나가서 그래’라는 말을 실제로 내뱉지는 않아요. 저의 이미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제가 하면 재수 없을 거예요.(웃음) 믿어주시진 않지만, 긴장을 많이 하는데 무대 위에서만큼은 집중하려고 해요. ‘여기서 포텐을 터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자신감이 넘칠 수밖에 없어요. 예쁜 의상과 메이크업을 해주시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기죠.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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