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키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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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썸과 인터뷰를 하면서 주먹 하이파이브를 몇 번이고 했다. 화장을 하나도 안했다며 수줍게 맨눈을 보여주는 모습도 귀여웠다. 선그라스 너머로 소통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틈만 나면 건네는 주먹 하이파이브는 친근감이 들었다.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5개월, 그 사이 키썸은 ‘화이트스타일’, ‘심상치 않아’ 등을 발표했다. 두 곡 모두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높아진 키썸의 인기를 증명했다. ‘화이트 스타일’의 경우, 별다른 홍보없이 발표된 광고음악임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둘 다 밝은 스타일의 곡, 밝고 하얀 키썸의 매력과 더해져 키썸만의 색깔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키썸의 밝은 에너지는 어디서 나올까. 키썸에게서 툭툭 내뱉으면서도, 순간을 즐길 줄 아는 힘을 느꼈다.

Q. ‘화이트스타일’과 ‘심상치 않아’까지 좋은 반응이다.
키썸 : ‘화이트스타일’은 광고음악인데 ‘언프리티 랩스타’ 끝나고 처음 나온 음원이라 그런지 반응이 좋아서 놀랐다. ‘심상치 않아’도 잘됐다.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Q. 두 곡 모두 밝은 색깔이다.
키썸 : 어느 가수든 고유의 색깔이 있다. 고유의 색을 가지는 것이 항상 목표였다. 그런 이야기가 좋다.

Q.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음악 작업을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
키썸 :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기억나는 것을 그때그때 항상 메모해놓는다. ‘언프리티 랩스타’ 때 빠른 시간 안에 가사를 쓰고 선보여야 해서 항상 아이디어를 메모해놓는 습관이 생겼다.

Q.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심상치 않아’가 본인의 진짜 첫 음악이다. ‘심상치 않아’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
키썸 : ‘심상치 않아’를 발표하기 전에 많은 곡을 녹음했다. 지금 분위기와 내 이미지상 안 맞는 곡들이 많았다. 갈아엎다가 ‘심상치 않아’로 나오게 됐다. ‘심상치 않아’가 우울하지 않고 밝은 빛이 도는, 어두운 빛이 돌지 않는 음악이다. 사실 ‘화이트 스타일’은 그냥 가볍게 지나갈 줄 알았다. 광고음악이어서 나는 커버 사진도 뭔지 몰랐던 노래다. 너무 잘돼서 놀랐고 기뻤다. 한편으로는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첫 곡으로 앨범이 먼저 나왔어야 하나 싶었다.

Q. 어떤 반응이 기분이 좋았나.
키썸 : ‘색깔이 있다’는 말. ‘음악이 다 비슷비슷하다’는 말도 있는데 내 음악이, 내 색깔이 그런 거니까 기분 나쁘지 않고 좋았다. ‘노래 좋다’는 말이 제일 좋지. 이번에 나오면서 제일 친한 친구한테 들려줬다. 그 친구는 내가 무슨 활동만 하면 오글거린다는 진짜 친한 친구다. 그런데 그 친구가 이번 ‘심상치 않아’를 듣고 울더라. 걔가 오래된 남자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첫 느낌이 떠오른다고 하더라. 친구가 처음으로 내 음악에 진심으로 공감해줬다.

Q. 어떤 식으로 가사를 작업했는가?
키썸 : 가사 작업하면서 첫 사랑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다. ‘심상치 않아’라고 제목을 전한 뒤에 가사를 잡는데 ‘심상치 않아’라고 하면 좋은 심상치 않은 것보다 부정적인 게 먼저 떠오른다. 나는 그걸 틀어서 우리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Q. 주영과의 피처링 작업은 어땠나?
키썸 : 너무 잘 어울렸다. 주영 오빠를 원래 좋아했었다. 신기한 것이 이번 노래를 부르기 전에 우리가 같이 인터뷰를 했었다. 그 인터뷰 끝나고 나중에 같이 작업하자고 했는데 바로 하게 됐다. 신기했다. 너무 잘해줬다. 오빠가 까탈스러울 것 같은 냉철한 이미지였는데 정말 다정하고, 친해지면 되게 좋은 오빠다.

Q. 혹시 지금 당장 피처링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키썸 : 자이언티!! 패션쇼에서 뵌 적이 있는데 너무 팬이어서 정말 좋았다. 자이언티 오빠!! 요즘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팬입니다. 피처링을 하게 된다면 항상 밥은 제가 사겠습니다. 커피까지요. 그냥 오빠의 목소리에 랩을 같이 해보고 싶습니다. 반주가 없어도 좋아요. 오빠는 목소리가 악기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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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전에 ‘2015년 1월에 유명해질 것이다’라는 목표를 휴대폰에 적어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에는 휴대폰에 무엇을 적어놓는가?
키썸 : 이번 연도 초에 목표 10개를 세워 놨다. 거의 다 이뤘다. ‘라디오 나가기’, ‘지상파 나가기’, ‘음원 1위하기’, ‘여름에 제주도 가기’, ‘해외가기’ 등등 다 이뤘다. 안 이룬 건 ‘욕 줄이기’, ‘하루에 감사한 일들을 육성으로 이야기하기’ 하하.

Q. 다시 목표를 정한다면?
키썸 : 음원 1위가 ‘언프리티 랩스타’ 것이었다면, 제 힘으로 1위를 한 번 해보고 싶다. 음원차트 올킬! 그래서 방송국에서 저를 찾는 것이다. 음원 역주행하기!

Q. 지금까지 발표한 키썸의 노래들 중에서 역주행시키고 싶은 노래가 있나?
키썸 : ‘라이크잇(Like it)’이 좋다. 그걸 부르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그 노래를 사람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행사를 가면 다 알더라. 그래서 너무 감사드린다. 예전에는 ‘경기도의 딸’, ‘언프리티’ 나오고 키썸이었는데 요즘에는 그냥 ‘키썸’이 돼가는 것 같다. 더욱 노력해야 겠다.

Q. 또 탈피하고 싶은 이미지가 있다면.
키썸 : 내가 정말 강아지로 보이고, 귀엽고 좋은데 남들이 나를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 어딜 가도 어리게 본다. 그런데 실제 키썸도 똑같아서 문제다. 하하.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탈피할 테니까. 더 자라고 싶다.

Q. 인정받고 싶은데 아직 인정을 받지 못한 점이 있을까?
키썸 : 어렸을 때는 칭찬만 받았다. 그 나이대에는 저만큼 하는 애가 없었으니까 계속 칭찬을 받았다. 이제는 욕을 많이 먹어서 자신감이 없어졌다. ‘쇼미더머니3’를 통해 내가 이정도로 못했었나. 이렇게 욕먹을 정도로 못했나 싶어 나를 돌아보게 됐다. 또, 외모만 믿고 그런다고 하니까 섭섭하기도 했다. 나는 외모를 믿은 적이 없다. 내가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외모에 대한 칭찬이 기분이 좋으면서도 안 좋았다. 되게 서러웠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죽을 똥 살 똥 해서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그것을 제 색깔로 받아 들여 주시니까.

Q. 올해는 키썸이 자신의 색깔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것 같다.
키썸 : 거북하지 않은 노래를 하다가 익숙해지면 다른 장르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난 사실 힙합보다 다른 장르의 노래를 더 많이 듣는다. 밴드 음악들 많이 듣는다. 요즘은 에드 시런(Ed Sheeran)의 노래에 꽂혀 있다. ‘씽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에 맞춰 랩을 흥얼거려 보기도 한다.

Q. 키썸은 다양한 장르를 탐미하는 것 같다.
키썸 : 좋으니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한 것이다. 예능이라든지 드라마라든지 어떤 활동을 해도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다. 남들은 정체성이 없다고 하는데 그 소리가 나와도 재미있다. 그래서 ‘랩부터 해라’고 그러면 아쉽다. 나름 열심히 하고 있고, 다른 일도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다.

Q. 그럼 10년, 20년 뒤에 더 재미있는 것을 찾으면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겠다.
키썸 : 경험은 다 해봐야 하는 것이다. 물론 직업이 래퍼니까 랩에 치중하는 것은 당연하고 엔터 쪽이 아니더라도 모든 일을 경험하고 싶다. 만약에 더 재미있는 것을 찾으면 그것을 하겠지.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즐겨야지! 당연히 그만두고 싶은 적은 있지만, 그런데도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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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언프리티 랩스타2’가 시작된다. 출연자들에게 어떤 팁을 전하고 싶나?
키썸 : 일단 멘탈을 단단히 고정을 시켜야 한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인터뷰는 모든 장면이 끝나고 새벽에 한다. 그때 정신줄이 나간다. 있는 대로 다 내뱉는다. 멘탈이 무너지를 때를 골라서 인터뷰를 하는 것 같다. 물어보면 그냥 다 말한다. 그래놓고 기억을 못한다. 그런데 인터뷰를 조심하면 또 재미가 없다. 경쟁 속에서 힘들 것이다. 밤새는 것을 할 수 있는데 또 디스할테고, 경쟁이고, 그런 게 힘들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다 친해지니까 좋다.

Q. ‘언프리티 랩스타’를 비롯해 최근 키썸의 팬들이 많이 생겼다.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키썸 : 처음부터 끝까지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팬카페 여러분들과 앞으로 저를 좋아해주실 분들과 지금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물론 싫어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다 좋아해 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제 소신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고, 미워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싫어해도 좋으니까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열심히 하자.

Q. 악플에 대한 단련이 조금 된 것 같다.
키썸 :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 댓글이 없는 것보다 반이 욕인 게 더 낫다. 댓글이 많이 달려있으니까 일단 기분이 좋다.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니까. 앞으로도 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가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맵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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