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비원에이포), 자신들이 직접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이야기하는 ‘셀프 프로듀싱 아이돌’이다. 리더 진영은 2012년 정규 1집 타이틀곡 ‘베이비 아임 쏘리(Baby I’m Sorry)’ 이후 발표한 모든 앨범의 타이틀곡을 자신이 만들었으며, B1A4의 프로듀서로서 활약했다. 이번 앨범에서도 진영의 활약은 빛났다. 타이틀곡 ‘스윗걸(Sweet Girl)’과 수록곡 ‘유 아 어 걸 아이 엠 어 보이(You Are a Girl I Am a Boy)’, ‘10년후’, ‘웨이트(Wait)’ 등 다섯 곡 중 네 곡을 작사 작곡했다. (나머지 한 곡 ‘러브 이즈 매직(Love is Magic)’ 또한 멤버 신우의 자작곡!) 누구보다 멤버들의 매력과 B1A4의 방향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진영은 이번 앨범에서 어떤 색깔을 담았을까. 최근 한 음악방송에서 만난 리더 진영에게 자작곡 음악감상팁을 물었다. 여섯 번째 미니앨범 ‘스윗걸’을 더 달콤하게 즐기는 방법을 보시라.
진영 : ‘스윗걸’은 곡 자체가 몽환적인 곡이다. 운명적인 상대를 보고 나서 꿈을 꾸듯이 상대를 쫓아가면서 고백하는 노래다. 오케스트라와 밴드를 리얼 사운드로 직접 녹음했다. 드럼, 기타, 베이스, 스트링을 리얼세션으로 녹음해 그루브적인 느낌, 펑키한 느낌이 훨씬 더 살았다. 이전부터 리얼사운드로 작업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같이 리얼 세션 녹음도 하게 돼 큰 경험이 됐다.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회가 되서 좋았다. 직접 진행하게 돼 영광스러웠다.
10. 진영만의 갖고 있는 음악 스타일의 색채가 점점 더 진해지고 있다. ‘베이비 아임 쏘리’ 이후 진영은 ‘걸어본다’, ‘잘자요 굿나잇’, ‘이게 무슨일이야’, ‘론리’, ‘솔로 데이’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도 그만의 순수하면서 부드러운 감성을 담아냈다. 이번엔 그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전달한다. 도입부부터 펼쳐지는 유려한 스트링 선율을 바탕으로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몽환적으로 부르는 보컬이 어우러졌다. 한여름밤의 꿈을 꾸듯 달콤하면서 섹시하지만, 순수함도 엿보인다. B1A4 답다.
Track 02. ‘유 아 어 걸 아이 엠 어 보이’ 작사 진영, 바로(Baro) 작곡 진영 편곡 진영, 문정규
진영 : 남자랑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없는 이야기가 많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여자로 느껴졌다. 그때 난 감정을 부정하지 않았다. 넌 여자고 나는 남자라는 걸 생각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있는 일이지 않나. 사운드는 빈티지 기타의 느낌을 내고 싶었다. 빈티지 기타만 따로 하는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악기에 연결해서 소리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앰프를 통해서 녹음했다.
10. 처음 듣는 순간, ‘솔로데이’의 업그레이드라고 느껴졌다. 기타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모습이 ‘솔로데이’ 1년 후, 더욱 성장한 B1A4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스윗걸’에서 선보인 달콤하고 부드러운 보컬의 느낌이 이 곡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앨범의 일관성도 돋보인다. 진영은 자신의 음색을 노래의 양념으로 갖고 놀 줄 안다.
진영 : 10년 후에 뭐가 될 것 같은지 질문을 많이 받는다. 곰곰이 생각하게 되더라.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예전에 열다섯 살 때를 생각하면 그때의 내가 지금의 스물다섯 살이 되서 뭔가를 하고 있다. 그럼 서른다섯 살에는 뭔가를 하고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 고민을 많이 하면서 썼다. 내가 만약에 나태해지면, 나태한 생활을 한다면 어떻게 됐을까. 모든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10년 후에 주위를 보니 날 위한 사람도 없고, 부모님 나이도 드시고, 그러면서 한탄하지 않을까. ‘10년후’는 노래 마지막에 ‘지금은 어떤가요’라며 끝이 난다. 결국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자는 말이다. 나태해지지 말자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곡이다.
10. 모든 아이돌이 갖고 있는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한 곡이 아닐까. 나태한 삶을 산다면, 주위에 자신을 위한 사람도 없고 혼자서 타락한 삶을 살 것이란 노랫말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반성하게 만든다. 도입부 하품하는 소리를 넣어 효과를 높였고, 노래가 흐를수록 사운드가 점점 풍성해진다. 마치 기승전결이 꽉 짜인 한 편의 소설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다. 나태한 삶을 살았던 스타가 10년 뒤 인기를 잃고 자신의 나태함을 후회하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꿈이었고 교훈을 얻는 동화 같은 스토리.
진영 : 정말 첫눈에 반하는 상대, 정말 마음에 드는 상대를 봤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 사람의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 사람이 어디 사는지 모른다. 지방에서 온 사람일 수도 있고, 다시는 못 볼 수 있는 인연이다. 그런데 혹시 또 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계속 기다린다. 진짜 우리가 운명이라면 한번만 나타나 달라 기다리기도 한다. ‘웨이트’는 바로가 보컬로 변신한다. 첫 도입부에 바로가 노래를 부르는데 처음 가이드를 내가 불렀을 때 원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 부분은 피아노와 함께 바로의 중저음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바로 녹음 시켜봤는데 정말 좋더라. 바로의 목소리가 새삼 참 좋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10. 피아노와 하모니카의 쓸쓸한 사운드가 잘 어우러진다. 여기에 스트링 선율까지 더해져 풍성한 사운드가 완성됐다. 가을에 들으면 더 감성에 젖을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도입부에서 보컬로 변신한 바로의 중저음이 노래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추신] Track. 05 ‘러브 이즈 매직’ 작사 신우(CNU), 바로(Baro) 작곡 신우(CNU), ZigZagNote 편곡 ZigZagNote
신우 : 자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 생각하면서 들으면 된다. 설레고 싶을 때, 사랑이 이뤄지기 전에 그 설렘을 느끼면 된다!
10. 신우의 말따라 자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이 노래를 들을 때, 달콤한 설렘보다는 끈적한 유혹이 떠오른다. 소울 가득한 멜로디와 읊조리는 바로의 중저음 랩, 가성으로 이뤄진 하이라이트, 아련하게 끝맺는 마무리가 섹시하게 다가온다. 진영과는 또 다른 스타일을 가진 작곡가 신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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