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의 중심 백종원, '집밥 백선생'으로 '나눔'을 보여주다(종합)

'집밥 백선생' 고민구PD, 백종원

[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대세 ‘쿡방(요리 방송)’의 중심에는 백종원을 빼놓을 수 없다. 직접 만난 백종원은 방송을 위한 보여주기 식 요리가 아닌, 자신만의 요리 철학이 확고한 사람이었다.

8일 오후 3시 파주시 탄현면 아트월드 세트장에서는 케이블채널 tvN ‘집밥 백선생’의 공동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에는 연출자 고민구 PD와 외식업체 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이 참석했다.

이날 ‘백선생’ 백종원은 자신의 직업 정체성에 대해 거듭 설명했다. 정식 셰프가 아닌 요리를 좋아하는 사업가인 백종원에게 늘 논란이 따라다녔다. 이에 백종원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7일 통조림 특집 방송은 맹기용의 꽁치 통조림 논란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이에 고민구 PD는 “그 논란을 전혀 의식 못했다. 우리는 손쉽 게 할 수 있는 우리만의 레시피를 보여주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백종원 역시 “우리는 미리 아이템을 회의하고 녹화하기에 그 논란을 의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백종원은 “나는 뻔뻔한 편이다. 그런 나도 방송을 처음 시작할 때 많이 긴장했다. 맹기용 그 분도 그랬을 것이다”라며 “충분히 이해하고 힘내라고 전해드리고 싶다”고 위로를 건넸다.

얼마 전 황교익 비평에 대한 논란에 입을 열기도 했다. 백종원은 “황교익 선생님을 참 좋아한다. 그 분이 나를 디스했다고 생각 안한다. 비평가로서 당연히 할 말씀을 하신 것이고 나는 옛날부터 그 분을 참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백종원은 자신의 요리에 대해 “내 요리를 자전거에 비유하자면 세발 자전거이다”라며 “자전거를 처음 타는 사람은 쉬운 세발 자전거부터 시작한다. 이처럼 나는 요리의 시작단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백종원은 자신의 외식 사업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백종원은 “외식업이 발전됐으면 좋겠다. 외식업이 발전한 해외를 보니 국민들 자체가 음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더라”고 말했다. 이어 “음식은 본인이 해봐야 아는 것이다. 본인이 도전하려면 어려운 음식보다는 쉽고 재밌는 음식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음식을 직접해보면서 시청자들이 요리에 대한 마음을 더 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종원

고민구PD는 ‘집밥 백선생’의 인기비결을 꼽기도 했다. 고민구 PD는 “우리 프로그램은 소통보다는 ‘나누려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맛있는 음식의 레시피를 시청자들과 나누고, 백선생(백종원)과 제자들이 음식을 나누는 마음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집밥 백선생’에서는 방송인 김구라, 가수 윤상, 배우 박정철, 손호준의 네 제자와 함께 ‘백선생’ 백종원이 선보이는 사제지간 ‘케미’를 선보였다. 백종원은 무심한 듯 제자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도움을 줬다. 백종원은 네 제자의 개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각자에 맞는 방식으로 성장 을 이끌어 눈길을 모았다.

백종원은 네 제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백종원은 “제자들 실력이 많이 늘었다. 발전과 성장이 빠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윤상이 제일 재밌다. 열심히하려 노력한다. 의외로 깜짝 놀란건 김구라였다. 처음엔 계속 구시렁대서 왜 나왔나 싶었다. 그런데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더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백종원은 “사실 김구라의 캐릭터가 틱틱대는 모습이지만 실제론 나에게 참 잘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세 명은 프로그램에 정말 집중해줘 고마웠다. 먹느라 맛 표현을 못할 때가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제자 손호준과 박정철에 대해서는 “손호준은 복습을 잘하더라. 그 모습이 진짜 예쁘게 보였다. 반면 박정철은 제일 허당이다. 가장 열심히하지만 결과물은 아쉽다. 그래서 그런가, 더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집밥 백선생’은 인스턴트와 외식에 지친 대중의 기호를 포착,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박한 재료를 사용하지만 ‘고급진’ 백종원 집밥을 매개체로 다섯 남자가 어울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이끌어냈다. 더불어 김치찌개, 된장찌개, 밑반찬 등 요리의 기본을 익혀가는 제자들은 시청자의 요리 욕구를 자극했다.

또, 이날 백종원은 어느 방송인 못지않은 화려한 언변을 자랑했다. 방송에서보다 더욱 유연한 말솜씨를 선보였고 재치까지 더했다. 이에 백종원은 “내 인생은 거칠 것 업이 잘 흘러갔다. 그런데 IMF 때 완전 망했다. 굉장한 충격을 받아 모든 걸 놓았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망하기 전에도 건축사업과 함께 외식사업을 병행했다. 손님들을 대할 때 반가운 척 연기를 했다. 고난을 겪고 나니 가면을 쓰고 대하는 것보다 진실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겸손한 척 하려면 진짜 겸손해지면 된다. 마음과 행동이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해 지금은 덜 겸손해보일진 몰라도 있는 내 모습을 보여드린다”고 말했다.

‘집밥 백선생’은 외식업계 대부인 백종원과 개성만점 제자들 김구라, 윤상, 박정철, 손호준이 함께 집밥을 만들며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누구나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생활 밀착 예능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이 출연하는 ‘집밥 백선생’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