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더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 2화 2015년 7월 4일 토요일 오후 9시 45분
다섯줄 요약
12명의 플레이어가 남은 가운데 두 번째 탈락자를 가리기 위한 게임이 진행되었다. 이번 회의 메인매치는 자신이 선택한 귀신 캐릭터를 경주에서 승리하게 만드는 ‘호러 레이스’로, 홍진호, 이준석, 김유현, 임요환, 김경훈의 5인 연합과 이상민, 장동민, 김경란, 오현민, 최정문, 최연승의 6인 연합의 대결을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되었다. 메인매치의 우승자는 이상민, 탈락후보는 임요환이 되었고 임요환은 데스매치 상대자로 최연승을 선택하였다. 이들은 각각 파트너로 홍진호와 장동민을 택하여 전략윷놀이 대결을 하였고 최종탈락자는 임요환으로 결정되었다.
리뷰
‘더 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 2회의 탈락자인 임요환은 탈락의 소감으로 다수연합을 극복해나가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며 홍진호가 그것을 잘 헤쳐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더 지니어스4’의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엔딩에서 탈락한 임요환보다는 메인매치와 데스매치에서의 완벽한 패배에 상처 입은 홍진호에 초점을 맞추어 ‘영웅의 탄생’을 운운함으로써 이번 회에 게임을 장악한 장동민-오현민 등의 연합과 홍진호의 대결을 은근히 암시했다.
공교한 다수연합이 소수를 궁지에 몰아넣는 장면은 거의 매 시즌 등장하였다. 시즌1의 ‘오픈패스’ 게임이 소수가 다수의 공세를 극복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반전을 일으켜 시청자들에게 희열을 느끼게 하였다면, 다수의 횡포로 소수가 기회조차 받지 못하여 시청자들에게 분노를 안겨주었던 시즌2의 ‘독점게임’과 같은 예도 있었다. 홍진호는 높은 게임 이해도에도 불구하고 다소 약한 정치력 때문에 다수보다는 소수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았고, 그럼에도 불리한 환경을 극복해내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면서 ‘더 지니어스’ 시리즈의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여 ‘더 지니어스4’ 2회는 다수연합이 게임을 지배한 회가 아니었으며, 홍진호를 비롯한 게임에서 패배한 플레이어들 역시 그들이 소수이기에 패배한 것은 아니었다. 게임의 특성상 다수가 되면 오히려 불리해지는 상황이었고, 몇몇 연합에 끼고 싶어 하는 이들을 배척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은 서로 맞붙은 두 연합의 인원이 5명과 6명으로 비등했다. 또한 유일하게 어느 연합에도 끼지 못했던 임윤선 역시 캐스팅보드를 쥐면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결국 이번 게임은 머릿수를 이용하여 소수의 플레이어를 따돌림으로써 승리를 만들어내는 게임이 아니었으며, 전략과 전략의 대결이 결과를 가른 것뿐이었다.
설사 다수 연합이 형성되어 게임을 지배한다 하더라도 모든 다수 연합이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즌2의 소위 ‘방송인연합’이 논란이 되었던 것은 그것이 친목에 의해 형성되고, 뚜렷한 전략 없이 그저 머릿수로만 승리를 거두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을 이해하고 적절한 전략을 세운 뒤 그에 맞는 연합을 형성한다면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
사실 ‘더 지니어스4’ 1, 2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조합이었던 이상민-장동민-오현민-김경란의 조합은 거의 ‘극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는 강한 리더십과 예민한 감각을 가진 이도 있고 정치력이 뛰어난 이도 있으며 게임 이해도가 높은 이도 있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승리하기 위해 연합을 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또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시청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연합이 고착화되는 것이다. 게임에 따라 전략이 맞는 이들끼리 새로 연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단 강한 연합이 만들어지면 그것이 지속되어 다른 이들이 게임에서 활약할 기회를 박탈해버릴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전 시즌에서 이러한 일이 여러 차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2회 밖에 방송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연합이 고착화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1회에서 이미 그러했듯 연합 내의 누군가가 배신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고 게임의 종류에 따라 자연스럽게 연합의 양상이 바뀔 수도 있다. 또한 연합이 강할수록 누군가가 그 연합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줄 때 시청자가 느끼게 될 희열은 더욱 커질 것이다.
시즌 1, 2, 3의 어벤져스급 플레이어들이 모인다고 하였을 때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것은 다양한 형태의 조합이 다양한 전략으로 게임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었다. 시즌3를 지배했던 장동민-오현민의 조합을 계속 보는 것도 좋지만, 시청자들은 홍진호-오현민 조합이나 홍진호-장동민 조합, 혹은 그 외의 새로운 조합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아마도 출연자들 역시 이러한 시청자들의 바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머지않아 기존의 판을 뒤집을 또 다른 새로운 조합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수다포인트
– 코인을 구분해내는 장동민 씨의 예민한 감각에 소름이…
– 메인매치보다 더 기대되었던 데스매치,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나버렸네요.
– ‘2’회에서 홍진호 씨의 전략윷놀이 역대 전적이 ‘2’승 ‘2’패가 되었네요.
– 임요환 씨와 홍진호 씨는 그냥 영원한 라이벌로 남는 걸로 합시다.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제공. tvN ‘더 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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