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줄 요약
옥순봉 세끼하우스에 배우 김하늘이 찾아왔다. 이날 김하늘은 식사 메뉴로 감자 옹심이를 선택, 직접 요리에 나섰다. 그는 다소 부족한 식견에도 시종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뿜어내며 신뢰를 호소했다. 허당기와 허세가 혼재된 김하늘의 모습에 이서진은 ‘김옹심’이라는 푸근한 별명을 지어주기에 이른다. 이튿날에도 김하늘은 콩국수 요리법을 두고 멤버들과 끊임없이 아옹다옹한다.
리뷰
“이렇게까지 혼나게 될 줄 몰랐다” 이서진의 끊임없는 구박에 김하늘은 이와 같이 말했다. 으레 게스트, 특히나 여배우가 출연하면, 진행자들은 온 힘을 다해 해당 배우를 띄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삼시세끼’에서는 이 같은 특별대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만사에 시크한 이서진의 무시무시한 잔소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
이날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에 찬 모습으로 “감자옹심이를 만들겠다”고 호언한 김하늘은 이내 이서진의 잔소리를 마주했다. 그런데 김하늘의 반응이 재밌다. 그는 자신의 음식에 “짜다”고 혹평한 이서진에게 주눅이 들기는커녕, “입맛 참 이상하다. 미맹(味盲)”이라고 응수했다.
김하늘은 시종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괜찮을 것’이라는 식의 근자감으로 깜찍한 허세를 보였다. 여기에 김하늘 특유의 콧소리까지 더해지자 그의 푼수데기스러운 매력이 극에 달했다. 이서진 역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예민할 땐 한없이 예민하지만, 모자랄 땐 한없이 모자란 것이 매력적이다”고 김하늘을 설명했다.
이튿날에도 이서진의 잔소리는 이어졌다. 그는 오디를 따러 간 김하늘이 김광규와 한가롭게 노니는 장면을 발견, 사뭇 심각한 얼굴로 “왜 이렇게 안 오느냐”고 타박했다. 이에 김하늘은 발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이서진이)완전 대장이다”며 귀엽게 투덜거렸다. ‘썸’과 ‘쌈’의 미묘한 경계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선사했다.
이날 김하늘은 여배우의 격식을 버리고 과감히 김옹심으로 변신해 연신 폭소를 안겼다. 허당끼, 근자감, 콧소리 애교의 삼박자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김하늘의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김하늘의 대책 없는 해맑음이 옥순봉 세 남자와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 또 한 번 기대가 모아진다.
수다포인트
– 김하늘씨, 몸매가 무섭도록 좋으시네요.
– ‘미맹’이라는 단어에 빵 터졌어요.
– 그러고보니 감자 옹심이, 저도 한 번도 안 먹어봤네요.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tvN ‘삼시세끼-정선 편’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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