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최보란 기자]
그들이 등장하기만 해도 드라마 속 분위기가 환해진다. ‘화정’ 속 공주를 지키는 호위무사 자경, ‘맨도롱또?’ 속 꽃미남 레스토랑 직원 풍산, ‘가면’속 비주얼 비서 오창수. 이들은 어려움에 처한 여주인공을 조용히 도와주는가하면, 때로는 사랑의 큐피트 역할을 마다않으며 ‘키다리 아저씨’ 같은 매력을 뽐내고 있다. 훈훈한 외모에 따뜻한 마음씨, 게다가 나름 능력까지 겸비했으니 남주기 아깝다.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묵직하다. 때로는 든든한 오빠같고 때로는 귀여운 남동생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는 이들. 이런 ‘남자사람친구’ 있으면 어떨까, 상상력을 자극한다.

# 1. ‘화정’ 공명 – 액션이면 액션, 감정이면 감정. 공주를 지키는 순정남
공명
공명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공명은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에서 정명공주(이연희)의 든든한 지원군 자경 역으로 안방 여심을 흔들고 있다.

자경은 일본에서 조선인 노예로 살아오면서 오로지 악만 남은 시니컬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일본의 유황 광산에서 만나 우정을 다진 정명에게만은 마음을 다했다다. 어린시절 정명의 가장 가까운 벗으로 고난과 역경을 함께 이겨내고, 현재는 목숨을 걸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늘 무뚝뚝한 모습으로 정명을 대하는 듯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정명이 위험할 때면 나타나는 건 자경이었다. 자경은 정명의 든든한 벗이자 버팀목으로서 유일하게 정명이 조선의 공주라는 것을 믿어주며 정명이 조선으로 넘어가 복수를 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으로 온 뒤에도 몇번이나 목숨이 위태로운 정명을 지켜줬다.
공명은 자경 역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3개월전부터 액션스쿨과 승마장을 오가며 맹훈련을 해왔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해서 운동신경이 남다른 공명은 검술부터 강도 높은 액션 기술까지 빠르게 습득, 카리스마 넘치는 호위무사 역할을 소화해 낼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액션 뿐만이 아니다. 자경은 정명이 힘들어 할 때마다 기댈 수있는 어깨가 돼 그녀를 격려했다. 지난 21회방송에서는 광해(차승원)의 본심을 믿고 궁에 남느냐, 어머니 인목대비(신은정)의 뜻에 따라 도망가느냐를 두고 고민에 빠진 정명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때 홍주원(서강준)은 조선에 남을 것을, 강인우(한주완)는 조선을 떠날 것을 조언했다. 하지만 자경 만큼은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곁에 있겠노라”고 약속해 애잔함을 느끼게 했다.

자경을 연기한 공명의 애틋한 감정연기와 액션연기는 이러한 자경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며 감동을 배가 시켰다. 첫 사극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눈빛 연기와 대역 없이 소화한 액션연기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향후 보여질 호위무사 자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 2. ‘맨도롱또?’ 진영 – 모든 것은 그의 손안에? 꽃미남 연애조작단
진영
진영
그룹 B1A4 진영은 MBC 수목드라마 ‘맨도롱또?'(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김희원)에서 레스토랑의 꽃미남 직원 정풍산 역할을 맡아 백건우(유연석)와 이정주(강소라)의 사랑을 연결해 주는 큐피드 역할을 하고 있다.

풍산은 극초반 건우와 정주가 가까워 계기를 제공하는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 백건우는 정주가 지니고 있는 약통 때문에 그녀를 불치병 환자라고 오인, 호의를 베풀게 됐다. 약대 출신인 풍산이 말기암 환자들이 먹는 진통제 통임을 알아 본 것이 그 이유다.

풍산은 약통 속에 들어있는 게 진통제가 아닌 민트 캔디라는 걸 알게 된 후에도 ‘맨도롱또?’의 평화를 위해 일부러 백건우의 오해를 풀어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정주는 자신에게 잘해주는 백건우에게 빠져들고, 백건우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정주에게 마음을 주게 됐다.

비록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이후 풍산은 이정주를 향한 백건우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가장 적극적인 ‘우주 커플’ 지지자로 변신했다. 정풍산은 백건우에게 이정주가 해녀학교 모임으로 소랑마을 횟집에 간 사실을 알리며 같이 가자고 권하고, 건우가 형의 리조트로 끌려간 뒤에는 “형은 결국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정주를 위로하며 두 사람 사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주와 건우는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어긋난 타이밍 때문에 의도치 않은 ‘밀당’을 계속하는 상황. 여기에 풍산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진영은 특유의 사랑스러운 미소와 차분한 연기로 ‘귀여운 사랑꾼’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풍산은 건우와 정주 사이에 과하게 끼어들지 않는다. 그러나 툭 던진 한마디로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한편 지난 12회에서는 건우가 자신의 아버지가 나타났다는 걸 알게 된 뒤 형 정근(이성재)과 해실의 사랑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제주도를 떠날 결심을 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우주 커플’이 다시금 위기에 처한가운데, 풍산이 또 한 번 큐피드 파워를 보여줄지 시선을 모은다.

# 3. ‘가면’ 조윤우 – 브로맨스부터 오작교 역할까지…만능 꽃비서
조윤우
조윤우
SBS 수목드라마 ‘가면'(극본 최호철, 연출 부성철)에서 민우(주지훈)의 그림자 비서 오창수 역을 맡은 조윤우도 사랑의 메신저로 힘을 발휘중이다.

창수는 극 초반에는 민우를 조용히 보필하는 인물로 등장해 ‘비주얼 비서’로 주목받았다. 그는 민우의 듬직한 그림자 비서로 케미를 형성하는 가하면, 때로는 뒷담화를 늘어놓는 철부지 수행비서의 면모를 드러내며 극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또 남집사(문성호), 연수(김지민)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톡톡 튀는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창수는 7회 방송부터 민우와 지숙(수애)의 ‘사랑의 메신저’로 떠오르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숙은 업무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창수를 보며 동생 지혁(호야)가 떠올렸고, 밥을 같이 먹자고 제안했다. 때마침 민우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지숙과 함께 있음을 안 뒤 “안 사랑한다고 전하라”고 심술을 부렸다.

지숙은 민우의 정략결혼 상대인 서은하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자, 닮은 얼굴을 이용해 은하 행사를 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사랑 없이 억지 결혼을 하게 된 서은하를 연기, 민우를 냉랭하게 대하고 있다. 그런 민우의 전화를 받은 창수는 다 알겠다는듯한 웃음을 지은 뒤 은하에 “본부장님이 사랑한다고 하십니다”라고 전달해 그녀를 당황케 했다. 작은 실수였으나, 이 엉뚱한 사랑 고백이 두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하기 어려울 것. 이처럼 조윤우는 진지함부터 엉뚱함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가면’ 속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 ‘가면’ 8회에서는 민우가 지숙을 향한 진심을 드러내고, 지숙이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 가운데 두 사람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오작교 역할을 해주고 있는 창수의 활약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보란 기자 ran@
사진. ‘가면’, ‘맨도롱또?’, ‘화정’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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