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60초면 충분한 스토리 내 맘으로 넌 들어왔어’ 누군가가 눈 안에 ‘콕’ 들어오거나 가슴에 ‘콱’ 박히는 건 생각보다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진다. 하루에도 수많은 연예인이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에서 웃고 울고 노래하며 우리와 만나지만, 그 중에서도 제대로 ‘필(feel)’ 꽂히는 이들은 손에 꼽힐 정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어느 순간 그야말로 내게로 와 꽃이 된, 꽂힌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편은 KBS2 ‘후아유-학교 2015(이하 후아유)’의 공태광 역을 통해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투비 육성재, MBC ‘맨도롱 또?’의 귀여운 큐피드 정풍산을 연기 중인 비원에이포(B1A4) 진영, SBS ‘가면’에서 변지혁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인피니트 호야다. 월-화, 수-목 드라마에서 자신의 몫을 잘 해내고 있는 아이돌 배우들이다. (*나열은 드라마 방영순)

# 육성재, 소녀들의 ‘프사’를 장식한 소년

KBS2 ‘후아유’에서 공태광 역을 맡은 육성재
KBS2 ‘후아유’에서 공태광 역을 맡은 육성재
KBS2 ‘후아유’에서 공태광 역을 맡은 육성재

화요일이 지나면 육성재의 공태광을 볼 수 없다. 이건, 이별 인사를 겸한 짧은 감사 인사랄까. 육성재는 KBS2 월화드라마 ‘후아유’에서 점층적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태광에 대한 인상은 더욱 진해졌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가 자연스레 포개어져 시너지를 냈다. 시작은, 사고뭉치인 줄로만 알았던 소년의 눈빛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동시에 사랑이란 감정으로부터 소외되며 드리워진 그림자가 담겨 있던 것부터다. 어떤 장애물에도 끊기지도, 휘어지지도 않는, 한 소녀에 대한 올곧은 사랑을 풋풋하고도 애틋하게 표현하면서는 소년이 성장한 이후, 어른의 멜로를 드러내는 것에 있어서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그는 ‘후아유’ 이전의 드라마 경험이 tvN ‘응답하라 1994’와 ‘아홉수 소년’ 두 작품뿐이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이건 아마도, 캐릭터와 자신의 유사성을 명민하게 파악한 후 그만의 고유한 에너지를 인물 안에 오롯이 투영시켰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육성재는 그렇게 ‘후아유’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 진영, 요리보고 조리봐도 귀여운 큐피드

MBC ‘맨도롱 또?’에서 정풍산을 연기 중인 진영
MBC ‘맨도롱 또?’에서 정풍산을 연기 중인 진영
MBC ‘맨도롱 또?’에서 정풍산을 연기 중인 진영

진영은 Mnet ‘칠전팔기 구해라’ 종영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MBC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 출연을 결정했다. 비원에이포의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하는 건 물론, 프로듀싱까지 하는 다재다능한 그가 배우로서의 욕심도 드러낸 것이다. 드라마에서 그는 맨도롱 또? 레스토랑 직원 정풍산 캐릭터를 맡았다. 건우(유연석)와 정주(강소라)의 사랑을 이어주는 계기가 되어주며 두 사람에게 자신들의 서로에 대한 마음을 끊임없이 확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풍산은 건우의 친한 동생의 위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주변(정주)의 이야기를 전달해 건우 내면의 감정을 외부로 끄집어내 주는, 모놀로그 대리인으로서 존재한다. 이때 진영은 풍산을 영리한 제리처럼 표현한다. 톡톡 튀는 말투로 극에 활력을 더하며 얼굴엔 슬쩍슬쩍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띠어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풍산의 이야기가 좀 더 등장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진영은 ‘맨도롱 또?’에 감칠맛을 내주는 귀여운 정풍산 역할을 잘 통과하고 있다.

# 호야, ‘블랙 호야’의 매력에 빠져 볼까?

SBS ‘가면’에서 변지혁 역할을 맡은 호야
SBS ‘가면’에서 변지혁 역할을 맡은 호야
SBS ‘가면’에서 변지혁 역할을 맡은 호야

SBS ‘가면’에서 변지숙(수애)의 동생 변지혁을 연기 중인 호야. 팽팽한 긴장감의 선율, 그 외곽에 존재하는 줄로만 알았던 그가 생존 본능에 눈뜨기 시작하면서부턴 선율의 연주자로도 나섰다. 지혁은 치밀하기보단 몸이 먼저 움직이고, 자신보단 가족을 더 생각하는 뜨거운 남자다. 두들겨 맞아도, 혹 다리를 절뚝거릴 정도로 상처가 생겨도 ‘아프다’ 한마디 내뱉지 않는, 그런. 누나 지숙의 죽음 이후, 가족을 책임져야만 하는 상황에서부터 지혁을 연기하는 호야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떼인 돈을 받기 위해 건달의 아파트를 찾아갔을 때, 일전에 은행강도를 하려던 순간 지혁의 몸을 휘감던 공포감과는 또 다른 두려움이 그를 관통한다. 이때 호야는 몰입감 높은 연기를 선보여 극에 집중하게 한다. 찰나에 시선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있긴 했으나,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또한, 지혁이 서은하와 지숙이 동일인이라는 의심을 품게 되면서 극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역할로 부상하게 되는데, 수애, 주지훈, 유인영 등의 선배 연기자들과의 에너지 경쟁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제공.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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