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최보란 기자]
이현지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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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감탄스러운 외모여야 ‘어머님이 누구니’라는 물음을 던지게 될까. 박진영은 자신의 신곡 ‘어머님이 누구니’ 뮤직비디오꿈에 그런 질문이 절로 나오는 완벽한 몸매의 소유자를 표현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심했을 것이다.

신인 이현지의 등장은 노래 속 미녀의 자태에 대한 상상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줬고, 반대로 그녀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크게 남겼다. 알려진 것이 많지 않은 가운데 그녀가 2013 미스 맥심 출신임이 알려지면 타고난 섹시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현지는 상상했던대로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 했다.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빛날 수밖에 없었을 듯한 개성있는 외모와 늘씬한 몸매는 물론, 인터뷰 중 드러나는 솔직함과 자신감, 그리고 열정은 그녀가 화제성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예고 했다.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 뮤직비디오 출연 이후, 어느 정도 관심을 모을 것이라 내심 기대를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반응이 뜨거울 줄 이현지도 미처 몰랐다.

“찍고 나서 이런 반응은 상상도 못했어요. 뮤비가 나오면 그냥 ‘이현지라는 애가 출연했구나’ 이 정도만 알려질 줄 알았는데, 자고 일어나니까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있었죠. 연락도 진짜 많이 오고요. 고향 선후배는 물론, 인사만 했던 사이인데도 SNS 메시지가 엄청 와있더라고요.”

이번 뮤직비디오를 위해 박진영은 JYP 연습생 연기자들부터 지인들까지 섭외를 해 맞는 스타일을 찾았다. 200여명의 모델들이 카메라 테스트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제가 됐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았어요. 기본적으로 영상 촬영을 하고 리듬타는 것도 보시고, 라인 잡는 포즈나 자신있는 표정 등 자세히 살피시더라고요. 오디션을 본 뒤 약간 기대를 했었어요. 마지막에 다섯명이 남았는데 저만 신체사이즈를 물어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싶었죠. 제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현지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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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현지의 반응이 의외다. 그녀는 “생각지도 못 했던 일인데, 막상 ‘너무 좋다, 기쁘다’ 이런 것보다 ‘이러다 갑자기 사라지는 것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들더라고요”라고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연기를 열심히 공부해서 작품으로 나오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이러면 반짝 스타로 끝나는 것 아닐까 싶고. 혼자 붕 떠있는 기분이었어요. 기뻐하는 내색도 안 했죠.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평소처럼 운동하고, 연기 공부하고 그랬어요. 아빠도 ‘어쩜 그리 아무렇지 않게 침착하냐’고 놀라실 정도였죠.”

이현지는 배우를 꿈꾸고 있고 연기 공부도 꾸준히 해 오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뮤비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 기쁜 한 편, 외모적인 것으로만 각인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을 안고 있었다.

“사실 작품으로 데뷔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연기 학원에서 꾸준히 공부도 해오고 있고요. 제 캐릭터에 잘 맞는 역할로 저를 드러내고 싶어요. 특히 ‘도둑들’의 전지현씨 역할은 정말 로망이예요. ‘왔다 장보리’에서 이유리씨가 했던 연민정 같은 강렬한 악역이나 ‘마담 뺑덕’의 이솜씨처럼 독특한 개성이 있는 연기도 해 보고 싶어요.”

타고난 몸매로 ‘한 방’에 뜬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머님이 누구니’로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많은 노력들이 있었다. 대학에서 호텔경영학과를 다녔고 병원에서 행정직으로 일하면서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그녀에게 이런 변화가 찾아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모델을 꿈꿨던 것 같아요. 지방(충청도 충주)에서 살다보니까 연예계를 접하기도 어렵고 기회도 많이 없었죠. 병원 행정직으로 일했는데 저와 맞지 않았어요. 그러다 서울에 있는 언니를 쫓아 저도 상경하게 됐죠. 이후 모델 아카데미 수료하고 미스코리아 대회나 작은 대회도 나가고 하면서 점점 많은 기회를 얻게 됐어요.”
이현지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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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가 연예 활동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음에도 모델을 꿈꾸게 된 것은 타고난 몸매 역할이 컸다. 하지만 성인이 돼 직장을 구할 때까지 이를 현실화시킬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본격적으로 몸매를 관리하고 모델 일에 관심을 갖게 되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대학생이 된 뒤 술도 마시고 야식도 많이 먹고 하니까 살이 찌기 시작했어요. 4개월만에 8kg이 늘었죠. 한 번은 언니가 ‘너랑 같이 다니기 창피하다’고 하는거예요. 충격이었죠. 그 이후에 먹는 것을 많이 줄이고 무조건 유산소 운동을 해서 살을 많이 뺐어요. 근데 살이 빠지면서 몸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다시 먹었더니 요요가 오고요. 그래서 피트니스에서 트레이너한테 도움을 받아서 근력 운동을 같이 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킹콩 트레이너 만나서 체계적인 운동을 하게 됐고요.”

‘언니의 한 마디가 인생을 바꾼 셈’이라고 하자 이현지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언니를 부러워했었어요. 골격도 좋고 키도 더 커요. 피부도 하얗고 중국 미녀 같달까. 언니는 가만히 있었도 칭찬 받는 편이었고. 그래서 언니가 그런 말을 하니까 더 자극을 받았던 것 같아요”라며 웃음 지었다. 이어 그녀는 “서울에 있으면서 언니가 항상 엄마 같이 저를 챙겨줬어요. 지금도 많이 응원해주고요”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몸매에 자신감이 생기자 숨겨뒀던 꿈에 대한 열정도 다시 피어올랐다. 그녀는 맥심 코리아 등 직접 잡지사와 패션 화보 쪽에 지원하며 모델의 꿈에 다가섰다. 2013 미스 맥심 코리아에 지원해서 4강까지 진출, 표지 모델로 나섰던 것도 그 맘때 쯤이었다.

“살이 빠지면서 평소 관심있었던 모델 일 쪽으로 도전을 해봤어요. 지원서도 내고 찾아다니면서 모델 일을 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맥심’도 알게 됐고. 여자라면 한 번쯤 자신의 섹시함을 뽐내고 싶잖아요. 저도 그런 마음에 한 번 지원해 봤는데 발탁됐죠. 또 지인을 통해 우연히 그룹 B1A4의 뮤직비디오에 보조 출연을 하게 됐어요. 그 이후 마음 속에서 뭔가가 꺼내 진 것 같아요. 엔돌핀이 나오는 듯한 기분. 그래서 모델 아카데미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죠. 패션 화보일 하고 잡지일도 하다가 자연스럽게 기회가 돼서 지금 소속사와 매니지먼트 계약까지 하게 됐어요.”
이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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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의 ‘애플힙’을 열망하는 독자들을 위한 관리법을 부탁했다. 그녀는 스쿼트와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가 ‘택시’에서 스쿼트 방법을 공개했는데, 스쿼트로 몸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꼭 하려고 하고 있고요. 센터 못 가도 맨손 운동이라도 하는 편이예요. 운동이 중요하긴 한데,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건 식이조절도 정말 중요하다는 거예요. 식이 관리와 운동을 같이 해야 효과가 있어요. 뭐든지 노력을 해야 결과를 얻는 것 같아요. 운동을 시작 할 때 2주 정도는 야식은 드시면 안 돼요. 하루 두 끼는 일반식 먹되, 한 끼는 쉐이크, 미숫가루, 샐러드 등 조절식품으로 대체하는 게 좋은 방법 같아요.”

친언니가 선사한 나름의 충격 요법으로 운동을 하게 됐지만, 학창시절에는 의외로 외모에 큰 관심이 없었단다. 대학 시절 화장도 잘 하지 않았다고. 다만 이현지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보여주고 싶고 주목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어릴 때는 예쁜 얼굴은 아니었아요.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한다고 외모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었고, 스무살 넘어서는 화장도 잘 안 했죠. 근데 약간 엉뚱한 면이 있었어요. 뭔가 제가 말하고 생각하는 것을 남들이 들어줬으면 좋겠고, 또래 친구들이 저보다 너무 어린 것처럼 느껴지고 그랬죠. 옷 입는 것도 특이했던 것 같아요. 성장도 남들보다 좀 빨랐고요. 초등학교 시절 ‘뽀빠이’ 이상용 아저씨가 충주에 팬 사인회를 와서 받으러 갔어요. 아저씨가 저를 보더니 몇 살이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5학년이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어머님이 누구니’로 화제가 된 만큼 이현지의 어머니에 대해서도 시선이 모아졌다. 한 연예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그녀의 어머니가 지방에서 가수로 활동 중인 사실이 공개돼 또 한 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전여전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

“어머니가 지방에서 가수를 하고 계세요. 늦은 나이에 이루셨죠. 그래서인지 엄마도 제가 연예계 일을 하게 됐을 때 기회가 왔으니까 잘 하라고 지지해주고 기뻐해 주셨어요. 늘 응원해 주시고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애플힙’, ‘황금골반’, ‘현욘세’, ‘한채영 닮은꼴’ 등 다양한 수식어를 한 번에 얻게 된 이현지. 반짝 스타가 아닌 작품으로 기억될 배우를 꿈꾼다는 그녀가 다음엔 진짜 원하는 수식어를 목에 걸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외모적으로 수식어가 다양하게 붙었는데 앞으로는 연기적인 것으로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어요. 패션이나 성격과 관련 된 것도 좋고요. 제 롤모델이 김혜수 선배님이예요.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사랑 받고 외모 연기 모두 훌륭하시죠. 저도 열심히 해서 ‘이현지에게 이런 매력이 있었네’ 할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최보란 기자 ran@
사진. 구혜정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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