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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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최진실 기자] 감미로운 보이스로 리스너들의 감성을 촉촉히 하는 가수 정동하. 어느덧 정동하가 올해로 데뷔 10년째를 맞이했다. 지난 2005년 보컬리스트로 가요계에 첫 걸음을 뗀 정동하는 부활의 멤버로도 이름을 알렸고 다양한 드라마 OST, 뮤지컬,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등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여왔다.

특히 정동하는 지난해 첫 솔로앨범 ‘비긴(BEGIN)’을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서의 입지도 굳게 다졌다. 정동하는 콘서트를 비롯해 KBS2 ‘불후의 명곡2′, tvN ‘끝까지 간다’ 등을 통해 라이브에 강한 ‘명품 보컬리스트’라는 기분 좋은 수식어도 얻게 됐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정동하는 오는 16일 고양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인천, 창원, 수원 등에서 첫 전국 투어 콘서트 ‘2015 정동하 전국투어 콘서트 #JUNGDONGHA_CON’를 개최한다. 데뷔 10주년을 새로운 시작이라 말하는 정동하, 정동하의 10년과 그의 새로운 시작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감성 충만한 정동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근황이 궁금하다.
정동하 : EBS에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책처럼 음악처럼’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투어 콘서트를 준비 중이고. 아참, 일본에서 공연을 했었다. 크고 작은 공연에도 참석했고 최근 대구 세계 물 포럼에 다녀왔다.

Q. 최근 tvN ‘끝까지 간다’에서 허각과의 대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동하 : 허각은 정말 좋아하는 친구다. 재밌었다. 아… 근데 내가 마지막에 이상한 실수를 해서 안타까웠다. 하하.

Q. ‘끝까지 간다’나 KBS2 ‘불후의 명곡’이나 정동하는 경쟁하는 프로그램에 자주 나간다. 떨리거나 그러진 않나.
정동하 : 솔직하게 말하면 ‘끝까지 간다’는 ‘불후의 명곡’ 스태프 분들이 많이 참여하셨다. 가족 같은 분위기라 좋았지만 약간 고민도 했다. 음악이란 콘텐츠로 게임을 하는 분위기는 어떨까 싶다. 예능이라는 것이 TV에 나와 활동하는 분들과 함께 하는 것 아닌가. 친근했다. 많은 분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탈락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제일 걱정되는 것은 끝까지 남아있는 것이 재미가 없을까봐… 하하. 듣는 분들과의 교감이 중요하다.

Q. 안그래도 최근 일본에서 공연을 했다. 공식적으로 일본 데뷔를 하지 않았는데도 인기가 어마어마 했다더라.
정동하 : 드라마 OST에 많이 참여했었는데 그런 것들을 통해서 나를 많이 접하신 것 같다. 뮤지컬을 하면서도 뮤지컬 골수팬 분들도 오셨다. 놀라웠다. 정식으로 활동한 적이 없는데 이렇게 큰 애정을 갖고 있어주셔서 감사했다. 그날 그 공간에서는 욘사마였다. 하하.

Q. 일본 팬들과 한국 팬들의 차이가 있는가.
정동하 : 기본적으로 날 좋아해주시는 마음은 같다. 어떤 차이가 있지… 큰 차이는 못 느꼈다.

Q. 정동하는 전 세대가 좋아하는 가수지만 특히 중년 여성에게도 인기가 높다.
정동하 : 사인 받으러 올 때 “저희 어머니가 좋아하세요”라고 많이 하시더라. 그럴 때 웃으면서 “본인은요?”라고 묻는다. 아무래도 ‘불후의 명곡’을 보고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정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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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느덧 데뷔 10년이 됐다. 소감이 어떤가.
정동하 :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시계를 봤더니 10년이었다. 데뷔 하고 얼마 안 있어서 박완규 형이 10주년 공연을 하셨다. 그걸 보면서 “와… 10년 활동을 어떻게 하지” 싶었다. 그 이름과 명맥을 유지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그런데 나도 10년이 됐다. 아직 난 시작도 안한 것 같다. 이제 10주년 기념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다. 이제 시작하는 마음이고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렌다. 매 순간 무대를 만날 때마다. 이제 여행을 떠나기 위한 짐을 다 싼 것 같다.

Q. 10년 전 정동하와 현재의 정동하는 어떤 모습으로 다를까.
정동하 : 나이도 들었을 테고 그만큼 늙었을 것이다. 예전의 나는 어떤 일상적인 대화도 힘들 정도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내 안에 갇혀 있었다. 원래는 친한 연예인이나 가수가 없었는데 시간이 해결해줬다. 뭔가를 이루고 싶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느 순간 돼있었다. 너무 놀랍다. 씨를 뿌리고 처음에는 새싹이 클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시간이 지나면 자라듯 나도 조금씩 발전하고 하나씩 깨어가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 항상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모든 것이 놀랍다.

Q. 이번에 첫 전국투어 콘서트를 개최한다. 기분이 어떤가.
정동하 : 정동하란 이름을 건 투어는 처음이다. 사실 잘 된 공연이 많지 않은데 그 안에서 전국 투어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나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 분들의 힘으로 공연을 이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Q. 이번 전국 투어 콘서트가 다른 콘서트와 차별화된 점이 있나.
정동하 : 늘 콘서트는 열심히 있었고 그 안에서 춤을 춘다거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 ‘불후의 명곡’을 하면서 얻은 것 중 가장 큰 것이 노래를 하면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자리였다. 재밌었다. 좋은 실험 무대가 될 수 있다. 바로 관객의 반응이 드러나고 그것으로 인해 등수가 갈리고 그런 치열한 자리다. 요즘 보면 가수들의 퀄리티도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 콘서트에서도 관객분들이 오셨을 때 내가 뭘 하든 중요하지 않다. 나를 통해 감동을 얻고 가고 희열과 에너지를 받아갈 수 있다면 난 너무 행복한 사람이다. 뭔가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는 것을 위한 자리를 만들기 위해 구상을 하고 있다.

Q. ‘불후의 명곡’에서 인상 깊었던 무대가 있는가.
정동하 : 초반에 열정이 너무 넘쳐나다 못해 과했던 무대가 기억난다. 열정이 너무 과했다. 하하. 무대에서 내가 격투신을 하는 것이 있었다. 무술 하는 분들이 나오셔서 싸우는 퍼포먼스를 했는데 부끄러우면서도 재밌는 추억이었다. 임재범 선배님 앞에서 ‘비상’이란 노래를 불렀을 때와 고(故)김현식 선배님의 노래를 불렀을 때 연출을 해서 선배님과 듀엣을 한 것 같은 무대 위에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Q. 함께 콜라보레이션 하고 싶은 가수가 있는지 궁금하다.
정동하 :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 임재범 선배님이다. 선배님 사랑합니다. 아이유 씨도 정말 많이 탐난다. 소향 누나도. 소향 누나는 조금 무섭다. 정말 잘 하지 않나. 사람이 아닌 것 같다. 함께 하고 싶은 가수는 정말 많다.

Q. 새 앨범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있는가.
정동하 : 앨범은 대충 낼 수 없는 것이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아직 그림이 완전하게 잡히지 않은 상태다. 내가 참여를 할 계획이다.

Q. 최근 실력 있는 가수들 사이에는 버스킹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정동하도 버스킹을 할 생각이 있나.
정동하 : 처음에 버스킹이란 이야기를 듣고 뭔지 몰랐다. 버스의 왕인지 알았다. 하하. 낭만이 있다. 어떻게 보면 가수가 무대 위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고 세팅이 돼있는 자리, 하나의 계급장을 달고 있는 자리였는데 그것을 떼고 관객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사실 가수에게는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한 자리다. 제대로 해낸다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자리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

Q. 정동하의 취미도 궁금하다.
정동하 : 자동차를 좋아한다. 보는 것도, 타는 것도 좋아한다. 레이싱 경기도 나간 적이 있다. 레이싱 팀의 재정 악화로 팀이 없어진 바람에 못하게 됐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나갈 것이다.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 음악 하는 많은 분들이 영화 보는 것은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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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동하가 하고 싶은 음악의 방향성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정동하 : 항상 생각은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인데 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을 음악을 통해 연결하고 싶다. 그분들의 BGM이 되고 싶다.

Q. 정동하가 많은 노래 중 유독 아끼는 노래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정동하 : 이해인 수녀님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친구야 너는 아니’라는 곡이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따뜻하고 감사하고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그 노래가 특별한 것 같다.

Q. 그렇다면 그 곡이 정동하의 BGM인가.
정동하 : 하하. 여러 개 있다. 아까 많은 분들의 BGM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되게 소소하다. 중요한 삶의 순간의 큰 임팩트를 주고 싶지만 개인적인 삶의 어떤 시간의 BGM이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별할 때 이승철 선배님의 ‘오직 너 뿐인 나를’이 카페에서 흘러 나왔던 것이 각인 됐다. 여름에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앞에 가게에서 ‘질투’가 나왔다. 그 순간이 각인돼 비가 올 때 생각나는 순간이 있다. 그게 바로 BGM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어떤 순간이던,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들려온 음악이 아침 햇살과 더불어 기억되고 싶다. 그렇게 최대한 많이 녹아들고 싶다.

Q. 정동하는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정동하 : 멈춰 있지 않고 발전을 도모하는 가수로 보였으면 좋겠다. 늘 배우고 도전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김종서 선배님을 존경한다. 선배님은 원래 실력도 있으셨는데 항상 도전하신다. 뭔가 발전을 이루려 연구 하시는 모습이 나에게 롤모델이다.

Q. 정동하의 데뷔 10주년, 올해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
정동하 : 여행을 떠나면 어디를 가봐야지, 어디 가서 뭘 먹어야지 이렇게 계획을 짜지 않나. 하지만 난 하나만 하면 된다. 후회만 없으면 된다. 뭘 하거나 뭘 먹거나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녀 와서 ‘아 거기 가볼 걸’, ‘아 이거 맛있었겠다’ 하는 후회만 없으면 된다. 예전부터 죽기 바로 5분 전 후회가 되는 타이밍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돌아가도 이보다 좋을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지난 2005년 팬카페에 “항상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정동하가 되겠다”는 글을 썼다. 그게 맞는 것 같다. 최고도 중요하지만 최선이 중요한 것 같다. 누가 더 높이 올라갔는지 보다는 누가 더 가까이 갔는지가 중요하다. 늘 내 자신에 있어서 설?으면 좋겠다.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

최진실 기자 tru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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